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으나, 최근 20~30대 청년층(19~34세)에서의 자살률은 2017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1]. 2022년 청년층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2명이며, 2018년에서 2022년까지 자살행동의 위험 요소인 자해 및 자살시도로 인한 응급실 내원은 20대에서 급증하였다. 2024년 우리나라 자살 예방백서에 의하면 자살은 청년층에서의 사망원인 1위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2]. 특히 청년층의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가족,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보건 문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자살행동(suicidal behavior)은 자살하려는 개인의 경향성을 나타내는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개념으로, 자살생각, 계획, 시도는 상호역동적이며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3]. 일생 동안 자살생각을 해본 사람 중 약 1/3은 자살계획을 세운 경험이 있고, 이들 중 72%가 실제로 계획을 실행에 옮겼으며, 26%는 별도의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되었다[4]. 이러한 결과는 자살생각이 자살계획으로 구체화되고, 결국 자살시도로 이어지는 상호 연결된 과정임을 시사한다[5]. 하지만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에서 자살생각, 자살계획 및 자살 시도의 영향요인을 각각 접근하고 있어[4-6], 이를 통합한 자살행동 예방을 위한 연구와 중재가 필요하다.
청년층(young adults)은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전환되는 시기로 우리나라 ‘청년기본법’에서는 19세에서 34세로 정의하고 있으며[7], 한국 사회에서 이 시기의 청년층은 학업뿐만이 아니라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 경제적 독립, 결혼, 직업 선택 등 발달과업을 성취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과 두려움을 경험한다[8]. 이러한 복합적이고 부정적인 심리 ‧ 정서는 생애주기 발달에 주요 문제를 초래하거나 심각한 심리적 결함, 대인관계 붕괴, 자살 등의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8], 자살 고위험군의 조기 발견을 위한 지속적 모니터링과 개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가 자살 예방정책의 주된 대상 집단은 생애주기의 관점에서 청소년과 노인이고, 20 ‧ 30대 청년층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9]. 다수의 선행연구들이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대학생 대상의 우울이나 자살생각의 영향요인 확인에 그치고 있어[10] 전체 청년층 대상의 관련 요인을 확인하는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
전체 청년층 대상의 국민건강영양조사(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KNHANES) 표본 자료를 이용한 자살생각의 영향요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성별, 직업 유무, 결혼상태, 가구소득, 건강 관련 삶의 질, 스트레스 및 우울증 진단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4]. 또한 2007~2009년 제4기와 2016~2017년 제7기 조사자료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걷기운동, 주관적 건강상태는 꾸준한 예측요인으로 나타났고 제7기 자료에서는 흡연이 학력과 함께 새롭게 확인되었다[6].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의 분석에서는 청년층의 자살생각에는 성별, 경제활동여부, 교육수준, 주관적 건강상태, 고위험 음주, 스트레스, 우울감, 가족과의 교류, 종교, 친목활동 여부가 영향을 미쳤으며, 자살시도에는 걷기운동, 수면시간, 종교 여부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11].
하지만 상기 연구들은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같은 혼란변수를 통제하지 않고 분석하여 대상자의 선택편향을 배제할 수 없고 인과성이 약하다는 제한점이 있다.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PSM) 방법은 무작위배정이 불가능한 관찰연구에서 이러한 내재된 혼란변수의 편향을 최소화하고 비교군 간의 유사성을 확보하여 인과관계 추정의 정확성을 향상시킨다[12]. 따라서 자살행동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청년층 대상의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PSM으로 통제하고, 자살행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건강 관련 특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KNHANES 자료를 이용하여 청년층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PSM으로 통제하고 자살 생각, 계획 및 시도를 포함한 자살행동 위험에 미치는 건강 관련 영향요인을 파악하여, 청년층의 자살행동 예방을 위한 전략 마련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의 설계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된 KNHANES 원시자료를 이용한 이차자료분석으로 자살행동 위험군과 비위험군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PSM으로 통제한 후, 자살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 관련 예측요인을 확인하기 위한 후향적 조사연구(retrospective survey design)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간 진행된 제6기, 제7기와 제8기 KNHANES의 참여자 총 69,776명 중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에 해당하는 청년층 참여자 10,692명을 일차 추출하였다. 이 중에서 변수의 결측치가 있는 6,244명을 제외하여 4,448명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자살행동 위험군의 경우, 자살생각은 홀수년도에서만 조사가 되었기 때문에 자살생각, 자살계획, 자살시도가 모두 조사되어 있는 5개년(2013년, 2015년, 2017년, 2019년, 2021년)의 자료를 선택하였다. 자살생각이 있었다고 응답한 경우가 187명, 자살계획을 했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71명, 자살시도자는 34명이었으며, 이 중 2개 이상 중복 응답자는 43명, 자살 생각 ‧ 계획 ‧ 시도 모두 중복 응답한 대상자는 20명이었다. 이상의 3가지 관련 질문에 1개 이상 ‘예’로 응답한 총 209명을 최종 자살행동 위험군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자살행동 위험군과 비위험군의 PSM을 위해 인구사회학적 특성들의 성향점수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료를 1:4의 비율로 추출하였는데, 이는 표본 자료의 수가 충분하고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PSM 결과 최종적으로 자살행동 위험군 203명과 비위험군 785명이 추출되었으며, 총 988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연구표본 대상자의 추출과정은 Figure 1에 제시되었다.
3. 연구도구
1)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변수는 KNHANES의 설문조사 자료에서 선정하였다. PSM 분석을 위한 통제 공변량 변수로서 9개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변수(성별, 연령, 교육수준, 결혼상태, 동거가족여부, 경제활동여부, 가구소득, 기초생활수급여부, 건강보험종류)를 적용하였다.
2) 건강 관련 특성
본 연구에서 건강 관련 특성은 건강행태 및 건강상태를 말하며, 건강행태는 현재 흡연률, 폭음, 1주일간 걷기 일수, 1주일간 근력운동 일수, 건강상태는 2주간 신체적 질병이환, 우울증 진단, 주관적 건강상태, 2주간 우울감, 스트레스 인지율이 포함되었다.
3) 자살행동
자살행동은 다양한 차원의 자살 경향성 즉 자살과 관련된 사고, 감정, 행동을 포함하여 자살사고, 자살계획 및 자살시도의 죽음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말한다[13]. 본 연구에서 자살행동은 자살생각, 자살계획 및 자살시도를 경험한 대상자를 의미하며 KNHANES 설문 내용 중 다음의 ‘예’와 ‘아니오’로 구성된 3가지 질문을 기준으로 분류하였다; 1) 자살생각: 최근 1년 동안 심각하게 자살생각을 했나요?, 2) 자살계획: 최근 1년 동안 자살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나요?, 3) 자살시도: 최근 1년 동안 실제로 자살시도를 해 본 적이 있나요? 본 연구에서는 상기 문항 중 1개 이상 ‘예로 응답한 경우 자살행동으로 분류하였다.
4. 자료수집
본 연구는 질병관리청에서 국민의 건강과 영양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KNHNES) 중 제6기, 제7기, 제8기의 총 9년간의 원시자료를 활용하였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건강증진법 제16조를 근거로 하여 시행한 전국 규모의 조사로 국민의 건강행태, 만성질환 유병현황, 식품 및 영양섭취 실태에 대해 매년 시행하고 있다. 조사방법 중 건강설문조사와 검진조사는 이동검진센터에서 실시되었으며 건강설문조사는 면접방법과 자기기입식 방법, 영양조사는 직접 가구 방문을 통해 실시되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목표 모집단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세 이상 국민이며, 표본설계 시점에서 사용 가능한 가장 최근 시점의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기본 틀로 하는 표본 추출 틀을 사용하였다. 표본 추출 방법은 조사구, 가구를 1차, 2차 추출단위로 하는 2단계 층화 표본추출방법을 사용하였다. 원시자료는 질병관리청 연구 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 후 수행되었고, 사용된 원시자료는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홈페이지에서 자료요청을 하고 승인을 거쳐 제공 받았다. 모든 자료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형태로 제공되며, 통계작성 및 학술 연구 등의 공익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5.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사용한 이차 자료분석 연구로, 연구의 시작 전 한양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에서 심의 면제 승인을 받았다(HYU IRB-202408-015).
6. 자료분석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SPSS/WIN 26.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사용하였다. PSM 모델을 추정하여 각 대상이 주어진 일반적인 변수인 성별, 연령, 교육수준, 결혼상태, 동거가족여부, 경제활동여부, 가구소득, 기초생활수급여부, 건강보험종류 총 9개의 공변량 변수에 의해 자살행동 위험군에 포함된 확률로서 성향점수를 산출하였다. PSM을 위한 매칭방법은 산출된 성향점수를 기준으로 실험집단과 가장 근접한 개인을 비교집단에서 찾는 최근접이웃매칭(nearest neighbour matching)을 이용하여 자살 행동군과 건강군을 1:4로 매칭하였고, 성향 점수 매칭을 위해 R의 nonrandom package를 이용하여 Caliper 0.1 매칭을 시행하였다.
PSM 후의 두 집단 간 인구사회학적 특성의 교차검정(x2 test)을 실시하여 PSM매칭 후 두 집단의 동질성을 확인하였다. 매칭 전 ‧ 후 두 집단 간 건강 관련 특성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교차검정(x2 test)을 수행한 후 건강 관련 특성이 자살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multiple logistic regression)을 시행하였다.
연구결과
1. PSM 전 ‧ 후 자살행동 위험군과 비위험군의 일반적 특성
매칭 전 자살행동 위험군은 여성이 138명(66.0%)으로 남성 71명(34.0%)보다 많았고, 연령은 19~24세가 74명(35.4%)로 가장 많았으며, 교육수준은 고졸인 경우가 117명(56.0%)을 차지하였다. 결혼상태는 미혼이 154명(73.7%)으로 많았고, 동거 가족여부는 가족과 함께 동거하는 경우가 177명(84.7%)이었으며 경제활동여부는 취업자가 117명(56.0%),미취업 상태가 92명(44.0%)이었다. 가구소득 수준은 ‘상’인 대상자가 67명(32.0%)이었고,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경우가 191명(91.4%)었으며 건강보험종류는 직장가입이 135명(64.61%)으로 나타났다.
매칭 전 자살행동 위험군과 비위험군의 일반적인 특성 중 성별(p<.001), 교육수준(p<.001), 동거가족여부(p=.042), 경제 활동여부(p=.009), 기초생활수급여부(p=.037), 건강보험 종류(p=.016)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칭 후 자살행동 위험군과 비위험군의 모든 변수는 차이가 없는 것(p>.050)으로 나타나 두 군 간에 매칭이 잘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Table 1).
2. PSM 전 ‧ 후 자살행동 위험군과 비위험군의 건강 관련 특성 비교
매칭 전 ‧ 후 자살행동 위험군과 비위험군의 건강 관련 특성을 비교하였다. 매칭 전 에는 현재 흡연률(p<.001), 1주간 근력 운동일수(p=.023), 2주간 신체적 질병이환 여부(p<.001), 우울증 진단 여부(p<.001), 주관적 건강상태(p<.001), 2주간 우울감 여부(p<.001), 스트레스 인지율(p<.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매칭 후에는 현재 흡연률(p<.001), 2주간 신체적 질병이환 여부(p<.001), 우울증 진단 여부(p<.001), 주관적 건강상태(p<.001), 2주간 우울감 여부(p<.001), 스트레스 인지율(p<.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2).
3. 자살행동 예측 영향요인
PSM 후 자살행동에 미치는 예측 영향요인은 우울증 진단 여부, 주관적 건강상태, 2주간 우울감 여부, 스트레스 인지율로 확인되었다. 우울증 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에 비해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경우의 자살행동의 위험이 5.0배(95% Confidence Interval [CI]=2.32~10.79)로 증가하였으며(p<.001), 주관적 건강상태를 ‘나쁨’으로 인식하는 경우 ‘좋음’으로 인식하는 경우에 비해 자살행동 위험은 2.2배(95% CI=1.21~3.87)유의하게 증가하였다(p=.009). 지난 2주간 우울감이 없는 경우에 비해 있다고 응답한 경우 8.4배 자살행동 위험이 증가했으며(95% CI=5.52~12.74, p<.001), 스트레스 인지율이 많은 경우 적은 경우에 비해 4.1배 유의하게 증가하였다(95% CI=2.62~6.28, p<.001)(Table 3).
논 의
본 연구는 자살행동을 자살사고, 자살계획 및 자살시도를 포괄하여 정의하고, 국가표본데이터를 이용하여 자살행동 위험군의 예측 영향요인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특히 위험군과 비위험군 간의 선택편향을 줄이고 무작위배정의 인과성을 높이기 위해 PSM을 통해 인구사회학적 혼란변수를 통제한 후 예측요인을 확인하였다.
PSM 전에는 인구사회학적 특성에서 자살행동 위험군이 비위험군에 비해 여성, 고졸학력, 가족과 동거, 경제활동상태 및 미기초생활수급, 직장의료보험 대상자가 유의하게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KNHANES와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이용 인구사회학적 혼란변수를 통제하지 않은 자살생각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여성, 취업한 경우 청년층이 자살생각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본 연구결과와 일치하였고[4,11], 대졸 이상 청년층이 자살 생각이 높게 나온 것은 본 연구와는 상반된 결과로 나타났다[11].
PSM으로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대한 동질성을 확보한 후 건강 관련 특성을 자살행동 위험군과 비위험군을 비교하였다. 건강행태에서는 단변량 분석 결과 현재 흡연률, 건강상태에서는 최근 2주간 질병 이환, 우울증 진단, 주관적 건강상태, 최근 2주간 우울감, 스트레스 인지율에서 위험군과 비위험군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자살행동 위험군의 예측요인으로 우울증 진단, 주관적 건강상태, 최근 2주간의 우울감, 스트레스 인지율이 확인되어 이를 중심으로 논의하겠다.
최근 2주간의 우울감 경험과 우울증 진단은 회귀분석 결과 가장 강력한 자살행동 위험의 예측인자로 확인되었는데, 2주간 우울감 경험은 8.38배, 우울증 진단은 5.00배 자살행동 위험을 증가시켰다. 이러한 결과는 지역사회건강조사자료를 이용한 선행연구에서 우울감은 특히 청년층에서의 자살행동을 11.34배 증가시켰으며[11], KNHANES 자료에서 우울은 청년층의 자살시도를 남성에서 1.15배, 여성의 경우 1.23배 증가시켰다는 결과를 지지한다[14]. 우울증 진단은 KNHANES 자료를 이용한 선행연구에서 우울증 진단 경험이 청년층의 자살생각을 6.65배 증가시킨다는 결과와 일치하였다[4]. 본 연구에서 PSM 전 우울감은 위험군에서 68.9%로 비위험군의 9.2%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 우울증 진단은 위험군에서 24.4%로 비위험군의 2.0%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자살 생각, 계획 또는 시도를 경험한 자살행동 위험군에서 최근 2주간 약 2/3가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결과는 정신건강의 주요 문제인 우울감에 대한 주기적인 스크리닝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이는 개인만이 아닌 가족, 지역사회의 통합적 노력을 통해 우울증 진단과 함께 우울감이 있는 청년들을 조기 발견하고 예방적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시사한다.
주관적 건강상태 또한 본 연구에서 자살행동 위험의 예측요인으로 확인되었는데, 자신의 건강상태를 좋다고 응답한 경우에 비해 나쁘다고 응답한 경우 자살행동 위험이 2.00배 높았다. 이는 청년층의 자살행동 위험요인을 분석한 연구에서 주관적 건강생태가 매우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비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우 자살행동의 위험이 3.80배 증가하였다는 연구결과[11]를 지지한다. 하지만, 한국의료패널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 청년층의 자살생각에 주관적 건강상태가 유의하지 않았다는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15].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주관적 건강상태의 변수가 주관적인 신체적 건강의 인지 정도를 묻는 하나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응답의 편차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본 연구의 단변량 분석에서 2주간의 신체적 질병 이환은 자살행동 위험군에서 26.0%로 비위험군의 10.0%에 비해 높았는데, 질병 이환 경험은 성인 남성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선행연구결과[16]와 유사하였고, 자살계획에는 영향을 미쳤으나 자살생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결과[17]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향후 신체적 질병 이환과 주관적 건강상태의 관련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본 연구에서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은 경우 스트레스를 적게 느끼는 경우에 비해 자살행동을 4.05배 높이는 예측인자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KNHANES 자료를 이용한 선행연구에서 스트레스가 20대 3.84배, 30대 5.63배 자살생각을 증가시켰다는 결과[18]를 지지한다. 또한 청년층의 사회적 고립과 자살생각의 관련성 연구에서 주관적 스트레스를 거의 느끼지 않는 경우에 비해 스트레스를 조금 느끼는 경우는 2.64배, 많이 느끼는 경우 10.37배, 매우 많은 느끼는 경우 20.60배로 주관적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아질수록 자살생각의 위험이 증가되었다는 연구결과[19]를 뒷받침한다. 특히 국외 연구에서 스트레스 인지율이 자살생각에 완전 매개한 연구결과를 지지하며[20] 이는 청년층에서 자살행동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함을 말해준다. 본 연구에서 PSM으로 경제활동여부와 가구소득 등을 동질하게 한 후에도 위험군의 약 80.0%가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고 있었으며 비위험군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과 취업자 등을 분리하여 분석하지 못했으므로 향후 청년층에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학업이나 취업준비 등의 스트레스를 조사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흡연율은 PSM 후 단변량 분석에서 자살행동 위험군(35.0%)이 비위험군(22.2%)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나 다변량 분석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KNHANES 대상 연구에서 흡연이 과거 제4기에서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최근의 제7기 자료에서 유의하였다는 결과[6]와 자살계획을 경험한 청년층 여성에게 흡연율이 높았다는 결과[21]를 부분적으로 지지한다. 또한 연령계층별 자살행동 위험요인 연구에서 청년층에서는 흡연이 자살행동과는 관련이 없었다[11]는 연구와는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선행연구들은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보정하지 않고 자살생각 예측요인을 확인한 점에서 직접비교에는 제한이 있다. 본 연구에서 자살행동 위험군의 현재 흡연율(36.4%)은 2022년 통계청자료에 따른 19~39세 청년층 흡연율(35.9%)에 비해 높다[22]. 특히 위험군에서 과음주율이 50%를 넘었고 흡연과 과음주는 스트레스와도 연결되므로 자살행동 고위험군으로서 흡연 청년들에 대한 상담과 지지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본 연구는 KNHANES 5년간의 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PSM으로 보정, 무작위배정 효과를 높여 청년층의 자살행동 예측요인을 확인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우울감을 느꼈거나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경우,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쁘고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은 경우가 예측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청년층이 소속된 학교나 직장에서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주기적으로 사정하고 위험군에게 정신건강을 위한 상담서비스 프로그램 등의 체계적 관리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자가보고식의 설문 결과인 KNHA NES 2차 자료를 이용하여 자살 생각, 시도, 계획의 3가지 질문에 대한 이분형 응답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였기에 결과의 해석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영향요인을 건강 관련 특성으로 제한하여 청년층의 다양한 관계적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기에 일반화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결 론
본 연구는 KNHANES의 이차자료분석을 통해 19~34세 청년층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PSM으로 통제한 후 자살생각, 자살계획 및 자살시도 경험으로 정의한 자살행동 위험군의 건강 관련 요인을 확인하였다. PSM 후 단변량 분석 결과, 건강행태에서는 현재 흡연률, 건강상태에서는 2주간 신체적 질병이환, 2주간 우울감, 우울증 진단, 주관적 건강상태, 스트레스 인지율에서 위험군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2주간의 우울감과 우울증 진단 여부, 주관적 건강상태, 스트레스 인지율이 자살행동 위험의 예측요인으로 확인되었다. 향후 청년층의 자살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교나 직장 내에서 우울과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에 대한 주기적 스크리닝과 함께 위험군에 대해서는 자살행동 예방을 위한 집중 상담프로그램의 운영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더하여 청년층을 좀 더 세분화하여 성별과 학업이나 취업 여부에 따른 자살행동의 영향요인을 확인하는 후속 연구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