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과의 관계: 그릿의 매개효과
The Relationship between Occupational Stress and Burnout among Firefighters: Mediating of G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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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mediating effects of grit in the relationship between occupational stress and burnout among fire fighters.
Methods
A descriptive, cross-sectional study was conducted with 165 firefighters from seven fire stations in D city in Korea. The survey was conducted using a self-reporting questionnaire December 2019-January 2020. The data were analyzed using descriptive statistics, independent t-tests, one-way ANOVA,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s, and multiple linear regression analysis with the Sobel test using SPSS/WIN 22.0.
Results
The occupational stress of firefighters had positive correlation with burnout (r=.68, p<.001). Occupational stress (r=-.39, p<.001) and burnout (r=-.51, p<.001) had negative correlation with grit (r=.63, p<.001). Grit had partially mediating effect on the relationship between occupational stress and burnout.
Conclusion
The implications of this study indicate that grit plays a crucial role in reducing the impact of occupational stress on burnout among firefighters. Thus, it is necessary to develop a psychological program to improve grit to reduce the burnout of firefighters.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세계적으로 각종 재난들이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지진이나 화재 같은 재난의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재난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공무원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소방공무원은 각종 재난사고 현장의 응급상황마다 신속하게 출동하여 재난사고 수습, 화재진압, 인명구조 활동, 부상자의 응급처치 및 병원 이송 등의 구조 ․ 구급의 업무를 하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공무원으로서 사회의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국민의 복리증진에 이바지하는 직업이다[1]. 소방공무원들은 재해 및 재난사고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긴박한 응급상황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이런 위급한 상황과 현장에 반복적으로 출동해야 한다[2].
2018년 소방공무원들의 출동 건수를 설펴보면 119구급대는 2,924,899건, 구조는 663,526건으로 나타났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119구급대의 출동 건수는 4.7%, 구조는 1.2% 증가하였다[3]. 최근에 화재 발생 건수 2017년 44,178건에서 2018년 42,338건으로 4.16% 감소하는 추세로 화재진압 중심의 업무에서 응급구조와 구급으로 더 확대되고 있다[3].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적이고 극한 상황에 노출됨으로써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소방방재청[3]에 따르면 2018년 7명의 소방공무원이 순직하였는데, 구조 활동 과정에서 2명, 구급활동 중에 1명 생활안전 활동에서 3명, 기타 1명 순으로 나타났다. 소방공무원의 직무환경은 예측하기 어려운 화재진압 과정에서 뜨거운 열기와 독성화학물질에 노출되기도 하고, 구조 ․ 구급 현장에서는 추락, 소음, 건물의 붕괴 등의 사건현장에 신속하게 출동하여 신체훼손과 변형을 동반한 중환자를 응급처치해야 하는 등 긴급을 요하며, 각종 소방 활동의 현장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과 직결되어있기 때문에 복합적인 직무 스트레스가 동반된다[4]. 또한 최근에는 고객지향적인 대민서비스의 제공이 활성화됨에 따라 공공서비스 개선노력과는 상반되게 악성민원은 줄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긴급한 상황 안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야 하고, 때로는 악성민원인에도 친절하게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직무수행과정에서 감정을 관리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스트레스환경에 놓이게 된다. Kim 등[5]은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직무 스트레스와 감정노동, 회복 탄력성이라고 보고하였다. 이는 소방공무원들의 정신건강이 사건현장에서 경험하는 외형적 사고[2]뿐만 아니라 직무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직무 스트레스는 직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개인과 직무환경이 일치하지 않음으로써 개인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이다[6]. 특히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은 많은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화재, 각종 사고 등 소방업무를 수행하는 근무환경이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교대근무의 부담감, 수면부족으로 인하여 피로가 축적되며, 구조 ․ 구급업무의 특성상 항상 비상대기 하여야 한다[2,4]. 또한, 2004년에 소방재청이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출범함으로써 기존의 업무인 화재예방과 진압에서 그 업무 범위가 확대되어 국가의 재난관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행정 서비스로써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직무환경은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 왔다. 직무 스트레스의 증가는 소방공무원 개개인에게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소방 조직에서의 효율성이나 생산성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7].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중 가장 빈번하고 심각한 증상이 소진이다[8].
소진이란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정서적 압박의 결과이다[8]. 소진은 신체적 및 정신적 탈진, 정서적 고갈의 특징으로 나타나며, 직무 스트레스와 소진 간의 높은 연관성 있음을 시사한다[9]. 업무의 특성상 직무 스트레스 자체를 낮출 수 없다면,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및 직무소진 간의 관계에서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파악하고, 소진을 예방할 수 있는 요인을 찾아 이를 완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처 노력이 필요하다[10].
직무 스트레스가 직무소진에 미치는 영향은 자원보존이론(Conservation of Resources Theory)에 의하여 설명되어진다[11]. 자원보존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원들(예: 시간과 에너지)을 보호하고 보존하려고 노력한다. 자원보존이론에서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자원의 손실 혹은 상실의 위협에 대한 반응으로 정의하며 개인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자원들을 투자했을 때 자신이 생각하는것 보다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어 직무소진의 원인 된다고 보았다[12]. 자원보존이론을 직무소진에 적용했을 때의 이점은 다양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이해할 수 있고, 사람들은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자원을 확보하고, 보호 및 유지하려하기 때문에 자원을 충분히 가진 개인은 스트레스를 적게 경험하고 소진을 감소시키거나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므로 내면행위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내적자원을 강화시키고 외적 자원인 환경을 바꿔줌으로써 보다 성공적인 중재를 계획할 수 있다고 하였다[11]. Hobfoll [11]이 제시한 내적자원은 건강, 성격, 에너지, 긍정성, 인내심 등이며 외적자원으로는 가족지지, 동료의 지지, 리더십 등을 예로 들었다.
최근 성취를 예측하는 긍정적인 심리 내적자원으로 그릿(Grit)이 주목받고 있다. 그릿은 다양한 분야 및 연령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실패, 역경, 좌절, 침체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서 도전하는 긍정적인 심리자원을 의미한다. 그릿이 높은 사람은 그릿이 낮은 사람에 비해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고 하였다[13]. 즉 힘든 업무를 수행할 때 도전적인 상황 속에서도 그릿이라는 심리적 자원이 있는 사람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효능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14]. 효능감은 직무에서 오는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게 함과 동시에 일정수준 이상의 기능과 적응을 촉진함으로써 스트레스의 영향을 완화시켜[14] 이직의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15]. 다시 말해, 그릿이 높은 보육교사[14] 일수록 자기효능감을 높여 직무 스트레스를 낮추고, 그릿이 높은 해군 병사[16] 일수록 군 생활에 적응을 잘하였다. 또한 그릿이 높은 간호사들은 직무몰입을 높여 이직의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15]. 따라서 그릿은 개인이 어떤 위기나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처음 세웠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한다는 점[13-16]에서 특수한 업무환경 속에서 신체적, 심리적으로 소진을 경험하는 소방공무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그릿을 다룬 연구는 국내외 전무한 실정이고,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와 자아탄력성에서 소진의 영향[17],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과 직무 스트레스, 감정노동, 회복탄력성 간의 융합관계[5], 직무 스트레스와 소진간의 관계에서 정서적 지지의 조절 효과 등에 대한 확인한 연구[10]가 있다.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는 조직과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나아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를 파악하고 직무소진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Hobfoll [11]의 자원보존이론과 Duckworth 등[13]의 그릿에 관한 문헌고찰을 토대로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과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 역할을 파악함으로써 국가안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신체적 ․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하였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과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효과를 파악하기 위함이며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직무소진, 그릿의 정도를 파악한다.
•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직무소진, 그릿 간의 상관 관계를 확인한다.
•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직무소진과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효과를 파악한다.
연구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Hobfoll [11]의 심리적 스트레스와 직무소진에 대한 자원보존이론과 Duckworth 등[13]의 그릿에 관한 문헌 고찰을 토대로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과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역할을 파악하기 위한 단면적, 서술적 상관관계 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는 D시에 소재하는 7개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소방공무원을 근접모집단으로 편의추출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하였고, 본 연구의 목적을 설명한 후 그 내용을 이해하여 연구참여에 동의한 자로 하였다.
연구대상자 선정기준의 근거는 G*Power 3.1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위해 유의수준 0.05, 효과크기 0.15, 통계적 검정력 0.90, 회귀분석에 이용되는 예측변수를 직무 스트레스, 직무소진, 그릿 및 일반적 특성 9개 등 총 11개로 산출한 결과 최소 표본 수는 152명이었으며, 탈락률 20%를 고려하여 총 185명으로 결정하였다. 배부된 총 185부의 설문지 중 171부가 회수되었고, 불성실한 응답이나 일부가 누락된 설문지 6부를 제외한 165부가 자료분석에 사용되었다.
3. 연구도구
1) 직무 스트레스
직무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는 Chang 등[6]이 개발한 한국인 직무 스트레스 측정도구 중에서 단축형 척도(Korean Occupational Stress Scale, KOSS)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의 문항은 총 24문항이며, 직무요구, 직무자율성 결여,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조직체계, 보상부적절, 직장문화의 7개 하위요인으로 구성하였다. 총 24문항으로 Likert 4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서 ‘매우 그렇다’ 4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 당시 Cronbach’s ⍺는 .75였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는 .89였다.
2) 그릿(Grit)
그릿은 Duckworth 등[13]이 개발한 Grit-O (Original Grit Scale)를 Lee와 Sohn [18]이 번안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본 도구는 관심의 지속성 6문항, 노력의 꾸준함 6문항의 2개 하위영역으로 구성된 총 1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로 ‘전혀 아니다’ 1점에서 ‘매우 그렇다’ 5점으로 측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그릿이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 당시 Cronbach’s ⍺는 .81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는 .82였다.
3) 직무소진
직무소진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는 Schaufeli 등[19]이 개발한 Maslach Burnout Inventory-General Survey (MBI-GS)를 Shin [20]이 번역하여 수정 하여 타당도, 신뢰도를 검정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척도의 문항은 총 15문항이며, 정서적 소진, 비인격화, 자기성취감 감소의 3개 하위척도로 구성되어있다. 이 척도의 문항 수는 총 15문항으로 정서적 소진 5문항(1~5), 비인격화 4문항(6~9), 자기 성취감 감소 6문항(10~15)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 에서 1점에서 ‘매우 그렇다’ 5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소진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 당시 Cronbach’s ⍺는 .88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는 .91이었다.
4. 자료수집
본 연구는 연구대상자의 권리 보호를 위하여 K대학교의 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IRB No. KNU-2020-0013)을 받았으며,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소방서장의 허락을 받은 후 해당 센터장에게 연구의 협조를 구하였다. 연구자가 직접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구목적, 응답의 익명성과 비밀 보장, 수집된 자료를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언제라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연구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한 후 대상자들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았다. 완성된 설문지는 비밀유지를 위해 밀봉봉투에 넣을 수 있도록 하였다. 밀봉된 설문지는 소방서별로 봉투에 모아 연구자가 직접 회수하였다. 수집된 자료로부터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하여 코드를 통해 대상자의 정보를 식별하였다. 대상자에게 감사의 표시로 소정의 사례품을 제공하였다.
5.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WIN 23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직무 스트레스, 그릿, 직무소진 정도는 빈도, 백분율, 평균 및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직무 스트레스, 그릿, 직무 소진 정도는 독립표본 t-test와 분산분석으로 분석하였으며 필요시 사후 검정은 Scheffé test를 사용하였다.
• 대상자의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그릿, 직무소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s로 분석하였다.
•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 효과는 Baron과 Kenny[21]가 제안한 매개효과 검정방법을 기준으로 단순 및 다중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1단계에서 독립변수(직무 스트레스)가 종속변수(직무소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정하였고, 2단계에서 독립변수(직무 스트레스)가 매개변수(그릿)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정하였다. 3단계에서 독립변수(직무 스트레스)와 매개변수(그릿)를 투입했을 시 매개변수가 종속변수(직무소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정하였으며, 4단계에서는 3단계의 과정에서 독립변수의 종속변수에 대한 효과가 1단계의 독립변수의 효과보다 더 적거나 전혀 없어야 하며, 그 영향이 감소한 경우는 부분 매개효과가 존재함을 의미하고, 전혀 없는 경우는 완전 매개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
• 그릿의 매개효과에 대한 유의성 검정은 Sobel test로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
1. 일반적 특성과 일반적 특성에 따른 직무소진
대상자의 성별은 남성이 151명(91.5%)이었고, 여자가 14명(8.5%)이었다. 연령층은 30대가 63명(38.2%)이었고, 결혼여부는 배우자가 있는 대상자가 114명(69.1%), 학력은 학사졸업 이상이 89명(53.9%)을 차지하였다. 직급은 소방사가 42명(25.5%)으로 가장 많았으며, 직무분야는 행정이 59명(35.8%)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화재진압이 53명(32.1%), 구조 ․ 구급 29명(17.6%), 운전 24명(14.5%)의 순으로 나타났다. 근무경력은 5년 미만이 65명(39.4%)으로 가장 많았고, 대상자들의 근무 경력 평균은 11.5년이었다. 과거 상담경험이 있는 대상자는 127명(80.0%)으로 대다수를 차지하였으며, 상담횟수는 1회가 52명(31.5%)으로 가장 많았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직무소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성별(t=-0.85, p=.399), 연령(F=0.20, p=.897), 결혼 상태(t=0.34, p=.734), 학력(F=0.16, p=.854), 직급(F=1.27, p=.283), 근무경력(F=0.30, p=.877) 및 과거 상담경험(F=0.49, p=.746)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직무분야가 화재진압(F=3.00, p=.032)인 경우 직무소진이 유의하게 높았다(Table 1).
2. 대상자의 직무 스트레스, 직무소진, 그릿의 정도
대상자의 직무 스트레스 정도는 평균 2.18±0.35점으로 점수 범위는 1.00점에서 3.29점이었다. 직무소진 정도는 평균 2.39±0.54점으로 점수범위는 1.00점에서 3.80점이었다. 그릿은 평균 3.46±0.99점으로 점수범위는 2.33점에서 4.83점이었다(Table 2).
3. 직무 스트레스, 직무소진, 그릿 간의 상관관계
대상자의 직무 스트레스는 직무소진(r=.68, p<.001)과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대상자의 직무 스트레스(r=-.39, p<.001), 직무소진(r=-.51, p<.001)은 그릿과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Table 3).
4. 그릿의 매개효과
대상자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Baron과 Kenny [21]의 4단계 검증절차를 통해 확인하였다. 1단계 단순회귀분석에서 독립변수인 직무 스트레스가 종속변수인 직무소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직무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직무소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68, p<.001). 2단계 단순회귀분석에서 독립변수인 직무 스트레스가 매개변수인 그릿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β=-.39, p<.001). 3단계 다중회귀분석에서 독립변수인 직무 스트레스가 통제된 상황에서 매개변수인 그릿이 종속변수인 직무소진에 미치는 영향력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β=-.29, p<.001). 4단계는 3단계 독립 변수의 종속변수에 대한 효과가, 1단계 독립효과보다 줄어듦을 확인하는 과정으로서, 1단계 독립변수인 직무 스트레스가 종속변수 직무소진에 미치는 영향력(β=.68, p<.001)이, 3단계에서 독립변수인 직무 스트레스와 매개변수인 그릿이 동시에 투입되자 직무 스트레스가 직무소진에 미치는 영향력은 유의하였으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53, p<.001). 따라서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과의 관계에서 그릿은 부분매개역할을 한다. 3,4단계에서 수정된 R2값은 .53으로 모형의 건강행위 변량의 53%를 설명한다. 매개효과의 통계적 유의미성을 검증하기 위해 Sobel test를 실시한 결과 Z값이 3.66 (p<.001)로 매개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4, Figure 1).
논 의
본 연구는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그릿, 직무소진 정도를 확인하고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고자 시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는 직무소진과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며, 그릿은 직무소진과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의 관계에서 그릿이 유의한 매개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대상자의 직무 스트레스는 4점 만점에 평균 평점 2.18점으로 중간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하위 요소의 스트레스를 살펴보면 직무자율성 결여가 2.47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직무요구 2.33점, 조직체계 2.19점, 보상 불안정 2.15점, 직장문화 2.12점, 관계 갈등 1.95점, 직무 불안정 1.80점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도구는 아니지만 Kim [5]의 연구에서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를 8개 하위영역으로 측정한 결과 직무 스트레스의 전체 평균은 43.80점이었고 직무불안정 점수가 31.68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보고한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 직무 불안정은 자신의 직업, 직무에 대한 안정성 정도로[6] 소방공무원은 공무원 조직으로서 고용불안정성, 구조조정 등의 측면에서 안정적이기 때문에 미래에 직장사정이 불안하여 예측하지 못할 방향으로 나빠질 것이라는 불안감은 비교적 적게 나타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17].
또한 본 연구에서 직무 스트레스 요인 중 직무자율성 결여 점수가 가장 높았는데 이는 Choi와 Kim [7]의 연구에서 119안전센터의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 자율성이 낮을수록 직무 스트레스가 유의하게 높아진다고 보고한 결과와 유사하다. 소방공무원 직무 특성상 재난현장에서 수직화 된 상명하달의 명령체계, 계급적 특성에 따른 일방적 소통, 개개인의 창의성이 보장되지 않는 등 직무의 자율성 제한이 있는 부분이 직무스트레스의 유발요인으로 보고 있다[4]. 소방대원처럼 대인 돌봄 행위를 하는 간호사에서 직무자율성 결여에 대한 직무 스트레스는 대인 돌봄 행위를 저해시키는 것으로 나타나[22], 질적으로 더 나은 대인 돌봄 행위를 하기위해 상급자에 의한 하급자의 비인간화가 아닌 상호간의 격려와 배려가 이루어지는 조직 내 환경변화뿐만 아니라 심리적 환경에 의해 중대한 영향을 받는 직무 스트레스[10]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한다.
대상자의 직무소진은 5점 만점에 평균 점수 2.39점으로, 각 하위영역은 정서적 소진 2.51점, 자기 성취감 감소 2.41점, 비인격화 2.22점 순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측정도구를 사용한 국내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Lee [23]의 연구에서 소진의 평균이 3.64점으로 본 연구의 결과 보다 높았다. 이 결과는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직무소진은 과도하고 지속적인 요구들(직무자체, 역할과다, 물리적 환경 등)로 인해 직무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때 나타난다는 측면에서[12] 본 연구대상자는 근무경력 5년 미만이 대부분이므로 상대적으로 직무소진 점수가 낮은 것으로 생각되며, Lee[23]의 연구에서는 근무경력이 15년 이상이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이는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근무경력이 많을수록 직무 소진이 더 높다는 것을 보고한 연구결과[24]와도 합치된 결과이다. 또한 상담 유경험자에 비해 상담 무경험자가 감정노동과 관련한 직무소진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점에서[25] 본 연구 대상자의 80%가 상담경험이 있고, 이 중에서 3회 이상 경험자는 23.0%를 차지하여 상대적으로 직무소진 점수가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
근무부서별 직무소진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화재진압 소속 소방공무원이 행정, 구조 ․ 구급, 운전 소속 소방공무원에 비해 직무소진의 평균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F=3.00, p<.032). 이 같은 결과는 화재진압 소속 공무원이 다른 소속 공무원보다 외상경험이 높았고, 외상경험이 높을수록 직무소진이 높음을 보고한 Lee [23]의 연구와 유사하다. Schaufeli 등[19]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이들은 심각한 소진사례를 겪는 사람들의 정의가 아니라 오랜 시간 근무로 인해 자신감 상실과 소진을 경험하여 업무량 또는 자원유지관리와 관련된 높은 수준의 중재전략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따라서 향후 화재 진압 소방공무원들의 경우에는 직무소진을 치유할 수 있는 제도와 지속적인 상담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타 직업군의 직무소진 정도와 비교해보면,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Jang 등[24]의 연구에서 동일한 도구로 측정한 소진의 평균은 2.22점으로 본 연구와 비슷하였다. 소방방재청[3]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은 2019년 총 7명의 소방공무원이 순직하였고, 같은 기간 부상당한 소방공무원은 총 728명으로 보고되었다. 소방공무원의 직업특성상 위급한 구조 ․ 구급 활동에서 부상을 자주 경험하고[10], 화재로 인한 유해인자 노출, 동료의 죽음, 악성민원인[26] 뿐만 아니라 직무수행을 통한 외상성 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근무환경을 보유하고 있어[3], 과중한 업무, 24시간 근무체제 및 업무 자체 면에서도 각종 범죄로 부터의 체포, 조사, 진압, 수사, 법규위반, 행위단속, 순찰 등으로 높은 수준의 소진이 기대되는 경찰 공무원[24]과 비교했을 때 소방공무원의 소진이 결코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26]. 해당 조직에서 적절한 전략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개인의 직무소진으로 인해 이직의도를 증가시키며, 장기적으로 조직의 성과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15,26]. 한편, 긍정적인 연구결과로는 담당자가 내면행위를 할 경우와 함께 지원과 성취 지향적 문화에서 자아탄력성[17], 자기효능감과 직무만족[24]은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소방공무원의 직무 소진의 영향을 매개하는 관련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각종 상담제도가 소진을 감소시키는 변인들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실시가 필요하다.
대상자의 그릿은 5점 만점에 평균 평점 3.46점으로 나타났고, 각 하위영역은 노력의 꾸준함, 관심의 지속성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도구로 측정한 437명의 대학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Jeong 등[15]의 연구에서 3.12점, 해병대와 해군 병사 300명을 대상으로 한 Kim [16]의 연구 2.96점과 비교했을때 높은 수준이다. 그릿의 하위 영역인 노력의 꾸준함 평균은 3.65점으로 관심의 지속성의 평균 3.27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437명의 대학병원 간호사들을 이용하여 조사한 결과 그릿의 하위영역인 관심의 지속성(2.82점)이 노력의 꾸준함(3.33점)보다 낮다고 보고한 Jeong 등[15]의 연구와 유사하다. 관심의 지속성의 원천은 흥미이다[13]. 지속적인 흥미는 관심의 일관성이 되고, 관심의 지속성은 관심 있는 일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세운 성취목표에 일관된 관심을 둔다는 것을 의미하며,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어려운 상황이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노력의 꾸준함을 가지고 끊임없이 인내할 때 그릿이 성장할 수 있다는 Duckworth [13]의 견해와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관심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차원에서 소방공무원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통한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지지해야 하며, 소방공무원 개개인이 관심과 열정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관심분야에 대해 자신이 세운 장기적인 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와 소진은 서로 높은 정적 상관을 나타내어 직무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소진정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68, p<.001). 이는 521명의 경찰관들을 이용하여 조사한 결과 직무 스트레스가 직무소진에 유의한 양의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한 Wang 등[27]의 연구와 192명의 직업군인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직무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직무소진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했던 Kim과 Ahn [28]의 연구에서도 일치된 결과이다. 따라서 직무 스트레스가 소방공무원의 직무소진을 예측하는 주요 변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Hobfoll [11]의 자원보존이론(Conservation of Resources Theory)에 따르면 지속적인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자원의 상실과 위협을 느끼며, 이것이 지속되어 과다한 요구에 대처하지 못할 때 소진을 경험하는데, 이때의 직무소진은 본 연구에서 나타났듯이 직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이것이 지속될 때 나타나는 직무소진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본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소방공무원 조직의 직무소진을 낮추기 위해 직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과의 관계에서 그릿이 부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Z=3.66, p<.001). 즉, 소방공무원의 그릿이 높을수록 직무 스트레스를 낮춰 궁극적으로 직무소진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의미하여 이들 변수가 직무소진을 설명하는 설명력은 53.0%로 나타났다. 이는 235명의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교사효능감이 그릿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직무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보육교사의 교사효능감은 직무 스트레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인이 아니었으나 보육교사의 그릿이 이들 관계에서 완전 매개함으로서 매우 중요한 심리적 변인임을 밝혀낸 Oh [14]의 연구와 같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는 그릿이 높을수록 스트레스와 소진이 감소된다는 Salles 등[29]의 결과를 지지한다. 또한 437명의 대학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그릿과 이직의도의 관계에서 직무몰입의 매개효과를 확인한 결과, 그릿과 이직의도의 관계에서 매개변수는 다르지만 그릿이 직무몰입을 높여 이직 의도를 낮추는 것으로 보고한 Jeong 등[15]의 연구결과와 유사하다. 즉, 그릿은 삶에 대한 장기적인 몰입도를 증대시켜주고 삶에 있어서 그 목적성을 뚜렷하게 만든다[15]. 이러한 특성은 그릿이 높은 사람들이 장기적인 상위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13]. 따라서 그릿이 높은 소방공무원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정체성과 전문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상위목표를 설정하고 역경이나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아 직무 스트레스 상황에서 직무소진을 보다 잘 견디어 낼 수 있는 내적인 역량으로 작용할 것이다.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 및 직무소진을 낮추기 위해서는 그릿이 매우 중요한 변수이므로 소방공무원의 특성을 반영한 그릿 증진과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접근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편중된 지역의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수행하였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구함으로써 연구결과에 대해 일반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직급, 업무, 임상경력, 상담횟수 등의 배경변인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변수 간 관련 요인을 살펴보았으므로, 후속 연구에서 그릿과 함께 관련이 있는 소방공무원의 직무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하위요인별로 심도 있게 분석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직업의 특성상 위험한 사고현장에 노출되는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소진과 관련된 요인을 확인하였으며,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 스트레스와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효과를 파악함으로써 소방공무원의 직무소진 감소를 위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고위험 전문직에 속하는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긍정적 개념인 그릿의 변인을 규명하여 선행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결 론
본 연구는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의 관계에서 그릿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다. 연구결과, 소방공무원의 직무 스트레스가 직무소진을 야기하는 과정을 그릿을 통해 효과적으로 중개하여 직무소진 감소 확률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추후 연구에서는 소방공무원의 직무소진 감소를 위해서 직무 스트레스 감소전략 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의 그릿변수를 초점에 두고 심리사회적 간호를 포함한 중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전국 규모의 후속연구의 필요성과 소방공무원의 그릿에 기반을 둔 중재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검증을 통한 인과관계 규명을 제언하는 바이다.
Notes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