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우울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Phenomenological Study on the Experience of Depression during Pregnancy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Depression during pregnancy is a public health problem because of it's negative effects on the health of mother, infant, and their family.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women's experiences during pregnancy.
Methods
Data were collected from December 2, 2019, to February 10, 2020,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with 8 pregnant women visiting at 2 women's hospital.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using Colaizzi's phenomenological analysis.
Results
The experiences of pregnant women with depression were clustered into the following six themes form 33 meaning units; 1) Maladaptation to pregnancy; 2) A future full of anxiety; 3) Loneliness without replying on someone; 4) I disappeared due to pregnancy; 5) Loss of mind control; 6) Struggle to overcome. In particular, depressed women during pregnancy experienced abnormal and negative emotions such as feeling of inferiority, self-deprecation, self-reproach, and suicidal thoughts.
Conclusion
This study show that pregnant women have significant symptoms of depression, and most of them were never given adequate treatment for their symptoms during pregnancy. To improve access to mental healthcare for depressed women during pregnancy, various aspects of strategies are needed which address individual, organizational, and sociocultural level. In addition, spouses and families must understand and empathize distress of pregnant women, and share the required role in the process of pregnancy and childbirth.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임신은 여성의 일생에서 흥미롭고 행복한 사건이며 임신 기간 동안 여성들은 우울로부터 보호받는 것으로 여겨지지만[1], 전 세계적으로 임신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은 약 10%에 달하고 있다[2]. 임신 중 우울은 슬픔, 불안, 절망감, 비관, 죄책감, 무가치함, 안절부절, 에너지 소실, 집중 및 결정 문제, 수면문제, 식욕 저하를 동반하고[2], 그대로 방치될 경우 자살 경향과 사회적 기능 저하, 정신병 및 산과적 관리 부족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시킨다[3]. 특히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높이고, 태어난 영아의 성장과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4].
통계조사에 의하면 산전검사에서 우울을 언급하는 경우는 5명 중 1명이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다[2]. 우울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구분되며, 식이문제, 자살사고, 정신 증상 등 중증 증상이 동반될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지만[5] 기형이나 주산기 합병증, 자극과민성 등 태아 부작용[5]에 대한 우려로 치료를 꺼리는 분위기이다[6]. 또한 사회적 낙인, 임산부 우울 전문치료 기관의 부재, 비용[7], 우울증 치료에 대한 지식 부족, 의료제공자와의 부정적 경험과 신뢰 부족, 파트너와 가족지지 부족 등이 치료에 있어서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8].
이처럼 임신 중 우울의 치료는 다양한 장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우울 증상이 임신으로 인한 수면, 성욕, 에너지 변화와 유사하므로 감별하기가 쉽지 않다[5]. 출산 후에는 우울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아기 양육과 모유수유 등으로 외출이 제한적이며, 산후우울증 지식의 부족으로 우울 증상을 인지하지 못해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9]. 즉, 출산 전후 여성은 우울에 쉽게 노출되지만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우울 수준이 높아지기 전에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우울의 연속선상에서 고려해 볼 때 임신 중 우울은 산후우울증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임신 중 우울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은 산후우울증의 예방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임신 중 우울이 발생하는 원인은 임신으로 인한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 이외에도 불안 경험, 낮은 자아존중감, 무직 상태[10], 낮은 수면의 질, 낮은 사회적 지지, 높은 임신 스트레스, 임신 중 적응적 전략도구의 사용 부족[11]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거 우울을 경험한 여성에서 발생 위험이 더 높으며[2], 신경생물학적 요인, 유전적 소인, 급성 및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초래되기도 한다[12].
이와 같이 임신 중 우울은 개인의 성향뿐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 신체적 건강, 사회경제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총체적이고 다차원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전통적으로 임신은 신체적 ․ 병리적 경험을 중심으로 한 의료모델과 여성과 아기의 신체적 생존에 중점을 두어 관리되어왔다[13]. 의학적 요소와 신체적 요소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임신 중 여성의 우울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14] 이들을 치료함에 있어서 의료진은 우울한 임신 여성이 어떠한 체험을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정적 정서를 가진 경우 임신 전반에 걸쳐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14] 우울이 있는 임신 여성의 경험을 통해 간호요구와 그에 적합한 중재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임신 여성의 우울 경험과 그 의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들의 주관적 세계 속에서 총체적으로 접근하여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상학적 질적연구가 적합하다. 연구자의 관점이 아닌 우울을 경험하는 임신 여성의 시각에서 그 의미를 밝힘으로써 임신 여성의 우울에 대한 보다 심층적이고 통합적인 이해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된다.
국외의 경우 임신 우울 경험에 관한 질적연구 분석에서, 참여자들은 무력감, 슬픔, 부끄러움, 외로움, 절망감, 죄책감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꼈으며, 이전과 달라진 자아에 대해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다[15]. 그러나 국내 선행연구들은 임신 중 우울의 원인, 영향요인 및 발생률 등 정량적 연구들[10,11]이 대부분이었으며, 임신 중 우울 경험에 관한 질적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산후우울증 경험에 관한 질적연구가 한 편 있었으나 목회신학적 성찰을 통해 산후우울증 현상을 설명하여[11] 건강관리에 적용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본 연구는 현상학적 질적연구방법 중에서도 Colaizzi [16] 분석방법을 통해 임신 여성의 우울 경험 자체가 드러내는 현상에 집중하여 그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얻고자 한다. 이는 임신 중 우울을 예방하기 위한 간호중재의 치료적 방향을 제공하고 나아가 주산기 여성의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임신 중 우울한 여성이 겪는 우울 경험의 의미와 본질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이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연구 질문은 “임신 중 우울 경험의 본질은 무엇인가?”로 선정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임신 여성의 우울 경험을 총체적이고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탐구하기 위해 Colaizzi [16]의 현상학적 절차에 따라 진행된 질적연구이다. Colaizzi 분석방법은 현상에 대한 개인의 체험적 의미와 모든 참여자들의 현상 경험에서 공통적으로 갖게 된 보편적인 본질을 탐구하기 위한 방법으로[17] 본 연구에 적합하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참여자는 C시에 위치한 2개의 여성전문병원을 방문한 우울 경험이 있는 임부 8명이었다. 자료수집과 동시에 필사 후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면담내용이 포화되는 시점까지 대상자를 모집하였다. 연구참여자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산후우울증 검사(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EPDS)에서 13점 이상인 자, 2) 본 연구의 목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연구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자, 3) 임신 중 우울 경험을 생생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로 선정하였다. 제외기준은 1) 의사로부터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자, 2) 정신과 약물을 복용 중인 자이다.
EPDS는 산후우울증을 평가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척도이며, 임신 중 우울의 평가에서도 그 유용성과 효과성이 입증되었다[18]. EPDS의 총 점수범위는 0∼30점이며, 13점을 기준점(cutting point)으로 정한 것은 보건복지부에서 심각한 수준의 ‘치료 필요’를 권고하는 점수이기 때문이다[19]. 13점 이상인 연구대상자들에게 자료수집을 위한 개별상담 시 우울 정도가 보건복지부의 ‘치료 필요’에 해당되는 수준임을 알려주고 정신과 의사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도록 권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연령은 평균 35.75세(29~44세)였으며, 임신 횟수는 1회가 3명(37.5%), 2회 3명(37.5%), 3회 1명(12.5%), 4회가 1명(12.5%)이었다. 임신주수는 평균 31.12주(17~39주)였으며, 유산 경험이 있는 경우는 절반인 4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자녀가 없는 경우가 5명(62.5%)이었고, 자녀가 1명인 경우 2명(25.0%), 2명인 경우 1명(12.5%)이었다. 임신 합병증이 있는 경우는 절반인 4명이었으며, 계획된 임신이 아닌 경우가 6명(75.0%)으로 나타났다. EPDS 점수는 평균 18점(15~23점)이었다(Table 1).
3. 자료수집
본 연구는 K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 및 승인을 거친 후 진행되었다(2019-061-HR). 자료수집은 2019년 12월 2일부터 2020년 2월 10일까지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자료수집을 위해 여성전문병원 2곳을 방문하여 병원장과 간호부장의 허락을 받았으며, 연구에 대해 교육을 받은 연구원이 산부인과 외래를 방문한 임신 여성에게 연구의 목적, 절차 등을 설명하고, EPDS를 사용하여 우울 위험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13점 이상 여성 중 연구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면담 수행 전 연구자가 연구참여자와 직접 대면하여 연구목적, 연구기간, 연구방법, 참여에 대한 이익 및 위험, 연구대상자 보호, 답례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언제라도 연구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사용한 설문지는 익명으로 처리되며, 설문의 결과는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는 이용되지 않을 것과 비밀보장이 되며 질적연구를 위해 면담 내용을 녹음함을 설명하고 연구참여에 대한 서면동의를 얻었다.
1차 면담 시 장소와 시간은 참여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정하여, 조용한 카페, 대상자의 집에서 시행하였다. 1차 면담은 평균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고, 면담 내용을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20~30분간 2차 면담을 실시하였다.
자료수집은 개방적이고, 반구조적 질문형식으로 참여자 개인의 경험을 일상적인 대화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였다. 주요 질문내용은 “임신 중 우울 경험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라는 개방형 질문으로 참여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진행하였다. 더 상세한 경험내용이 필요한 경우 “언제 우울한 생각이 나던가요?”, “왜 우울한 생각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나요?”, “우울할 때 어떠한 증상이 나타나던가요?” 등 구체적 질문을 하여 현상에 집중하도록 하였다. 면담 시 참여자의 진술내용과 표정, 행동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필요시 메모하였고, 연구참여자의 동의하에 휴대폰의 음성녹음을 사용하여 녹음하였다.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연구자의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판단중지를 하고 연구자의 선 이해와 가정, 편견에 대해 검토하였다. 또한 면담 후 녹음자료를 연구자가 직접 참여자가 사용한 언어표현 그대로 필사하였고, 노트에 기록된 면담내용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여 자료의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필사한 자료를 연구자가 비교 분석하고,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추가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한 경우 참여자의 동의를 구하여 전화, 메일 및 소셜 네트워크서비스(카카오톡)를 통하여 1~2회 정도 추가 자료를 수집하였다.
4. 자료분석
자료는 현상학적 연구방법 중 Colaizzi [16]가 제시한 단계에 따라 분석하였다. 첫째, 심층면담을 통해 녹음한 내용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참여자의 진술 그대로 인터뷰 내용을 필사한 후 전체적 분위기를 파악하였다. 둘째, 참여자의 진술에서 임신 여성의 우울 경험과 관련된 의미 있는 진술을 추출하였다. 셋째, 의미 있는 문장이나 구절로부터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재진술하였다. 이 단계에서 참여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도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원자료로 돌아가 확인하였다. 넷째, 구성된 의미로부터 주제로 범주화하였으며, 이를 주제묶음으로 유목화하였다. 다섯째, 분석된 자료를 주제에 따라 총체적으로 기술하였다. 여섯째, 최종 기술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참여자에게 경험의 본질적 구조와 이들 경험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였다.
5. 연구자의 준비 및 연구의 엄격성
본 연구자는 산후우울증 연구와 질적연구를 수행하여 학술지에 게재한 경험이 있다. 학회 및 세미나를 통해 질적연구방법을 지속적으로 탐구하여 이론적 민감성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본 연구는 질적연구의 엄격성을 위하여 Guba와 Lincoln [20]이 제시한 평가기준에 의해 사실적 가치, 중립성, 일관성 및 적용가능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첫째, 사실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면담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하여 자료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였고, 연구참여자 2명에게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연구자의 기술이 그들의 경험과 일치하는지 검증받았다. 둘째,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의 선이해와 편견을 사전에 기록하여 검토하고 임신 중 우울한 여성의 경험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태도를 괄호치기하는 판단중지를 수행하여 경험의 본질을 보호하려고 노력하였다. 셋째,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사의 전 과정을 연구자가 직접 수행하고, 연구결과를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간호학과 교수 2인에게 자문을 받아 수정과정을 거쳤다. 넷째, 적용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참여자의 진술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까지 자료수집을 하여 연구 현상을 최대한 풍부하게 기술하고자 노력하였다.
연구결과
임신 중 우울 경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33개의 의미 단위를 구성하였고, 이들을 유사한 의미로 묶어 13개의 주제(themes)와 6개의 주제모음(theme cluster)을 도출하였다(Table 2). 연구결과로 도출된 주제모음은 ‘임신에 대한 부적응’, ‘불안감으로 가득한 미래’,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 ‘임신으로 인해 없어진 나’, ‘마음의 통제력 상실’,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주제모음 1. 임신에 대한 부적응
임신의 변화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었으며,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마음대로 조절하거나 저항할 수 없이 혼자 고스란히 견뎌내야 했다. 뱃속 아기의 존재보다 현재 자신의 고통에 집중하면서 임신의 가치를 상실한 채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주제 1. 신체 변화에 대한 충격과 고통
참여자들은 임신 중 우울 경험으로 가장 먼저 신체 변화에 대해 언급했으며, 이러한 변화로부터 마음의 병이 시작된 것 같다고 기억했다. 골반통, 빈뇨, 입덧과 같은 임신 증상들은 평범한 일상생활을 마비시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지만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볼품없이 망가져가는 몸매는 비참하고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타인에게 보여주기 싫어 만남을 회피하기도 했다. 임신으로 인한 신체 변화는 임신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현실은 임신 여성에게 질병만큼이나 고통을 안겨 주었다.
평소에는 안 우울했는데 입덧하고 난 뒤부터 계속 우울 했던 거 같아요. 괜히 임신한 거 같고 나만 힘든 거 같고 거 의 밥을 못 먹었어요. 밤에 화장실 왔다 갔다 하고, 원래도 화장실 자주 가는데 평소보다 더 자주 화장실을 가는 거예 요. 소변이 마렵고 토가 계속 나오고, 약을 먹어도 토를 했거든요.(대상자 3)
그냥 내 몸의 변화가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5개월 정도되었을 때부터 배가 튀어나오고 엉덩이가 커지고 바지가 하나도 안 맞잖아요. 집에 있는 옷이 하나도 안 맞고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사람 만나는 게 힘들었죠. 진짜 힘들었던 것 같아요.(대상자 6)
주제 2. 준비되지 않은 모성애
참여자들은 아기와의 결속이나 유대가 형성되기도 전에 갑자기 엄마가 되어버린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어 당황스러워했다. 어떤 대처도 없이 처음 마주한 변화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면서, 첫 모성의 경험이 끔찍하고 당혹스러운 사건이 되었다. 임신 증상은 아기의 존재와 분리되어 임신 여성의 일상생활을 성가시고 불편하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현실을 자초한 자신의 임신 선택을 후회했다.
제가 사회생활을 사람을 상대로 만나고 하는데 32주에 유즙이 나오는 거예요. 아직 모성도 없는데, 아이가 있어서 젖을 주는 것도 아닌데 나와서 옷이 젖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너무 황당하고 놀라고 해서 일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게 되고 그때 너무 힘들었어요.(대상자 2)
임신 왜 했지? 나만 힘든데 내 몸 밖에 생각이 안 났어요. 아기 생각은 잘 안 나요. 실감이 잘 안 나요. 그냥 이 상황이 너무 불편하고 임신한 걸 후회하고 잘 때도 이렇게 똑바로 누워 자면 배가 아프고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계속 뒤척이다가 자고 화장실 왔다 갔다 하고 그러니깐 괜히 임신했나?.(대상자 3).
주제모음 2. 불안감으로 가득한 미래
임신과 출산으로 인하여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들을 막연히 불안해하면서 현재의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믿을 수 없으며 양육환경이나 지지체계를 불신하면서도 성공적인 출산과 좋은 엄마 되기에 대한 모성 강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한편으로 경력단절로 인해 자신이 쌓아온 직업적 전문성과 삶의 방향성조차 잃어버릴 것 같아 불안감이 더 커졌다.
주제 1. 출산과 육아의 중압감
참여자들은 뱃속의 태아가 기형이거나 유산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꿈을 꾸기도 했으며, 출산이 임박해지면서 분만이 언제 시작할 것인지, 진통이 얼마나 심할지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출산 후 몸조리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걱정스러웠고, 훌륭하게 아기를 키워낼 자신이 없고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부담스러웠다. 출산 후 양육비나 교육비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렵고 더 쪼들릴 것을 생각하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친정엄마가 몸조리를 해 주는데 나는 이제 해 줄 사람이 없잖아요. 아무리 도우미 이모들이 온다고 해도 한계가 있고 아빠한테 얘기하기에는 아빠가 걱정도 많으시고 그냥 미안해하시기만 할 거 같고 그러니깐. 시어머니가 출산하고 나면 왔다 갔다 할텐데...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그 생각을 진짜 많이 해요. 그건 임신하기 전부터 많은 생각을 했어요. 방법은 없죠.(대상자 3)
혹시나 애기가 안 좋은 데가 있으면 어쩌지, 잘못되면 어쩌지. 불안한 게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6개월쯤 됐을 때는 유산하는 꿈도 꾸고 그랬던 적도 있고. 이제 혹시나 애가 잘못될까 봐 걱정 이런 게 굉장히 많았어요.(대상자 7)
미래가 또 불투명하고. 사는 게 좀 넉넉하거나 하면 그러면 다를 수도 있잖아요. 내 여가를 즐기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쇼핑을 하거나 그러면 되는데, 애도 셋이다 보니까 그게 아니고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 돈도 더 아껴서 모아야 될 판이고. 그러니까 마음대로 못 쓰고 그런 게 지금은 스트레스죠.(대상자 5)
주제 2. 잃어버린 나의 경력
참여자들은 출산 이후 전업맘으로 육아에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지만 오랜 육아 끝에 남들보다 뒤처져 직장에서 자리를 지킬 수 없거나 자신에게 맞는 직장에 재취업할 수 없을 것 같아 조바심이 들었다. 출산 후 직장으로 빨리 복귀하고 싶지만 임신 이전의 몸매로 돌아가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되고, 이런 상태로는 예전처럼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해낼 자신이 없다고 생각했다.
육아에만 매달리니깐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 자꾸 초조해지고 불안해지고 이런 마음? 애들 다 키우고 나면 난 뭘 하지? 내가 뭘 잘했지? 뭘 찾아서 해야 하지? 일도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해서 불안정하고 그런 걱정이 또 앞서는 거예요.(대상자 5)
빨리 복귀를 하고 싶은데 복귀를 하면 또 몸이 변화된 것도 솔직히 빨리 바꿔야 하고 그런 걸 계속 생각하다 보니깐 아직(체중이) 계속 늘어나니까 좀 그런 걱정은 있죠. 다시 내가 복귀를 할 수 있을까 가능할까 이런 것들. 내가 과연 사회생활에 복귀를 할 수 있을지...(대상자 6)
주제모음 3.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
임신을 하면 남편과 가족, 선후배 동료들로부터 지지와 응원을 받게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누구도 자신의 처지와 고통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오히려 마음속 깊은 상처를 받았으며, 마음의 문을 닫고 혼자 쓸쓸히 임신 기간을 버티고 있었다. 자기편이 아무도 없고 누구에게도 의지할 데가 없는 자신을 스스로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주제 1. 임신을 향한 주변의 냉대
참여자들은 성별이 분명히 밝혀졌는데도 남자아이를 과도하게 고집하는 집안 어른들의 반응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임신 소식을 알리자 자신도 엄마이면서 대놓고 모욕적인 말을 하는 여자 직장 선후배, 동료들이 야속하고 원망스러웠다.
시할머니께서 성별이(여아로) 확인되었는데도 가족 행사가 있어서 3번 정도 말을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니 배는 아들인데, 아들이야 낳아봐야 안다. 아니야, 아들일 거야’ 그렇게 자꾸 말씀하셔서. 제가 막 평소 감정이 그렇게 활발한 건 아닌데 막 거기에 더해져서 그때가 최고조였던 거 같아요.(대상자 4)
여자 계장님들. 윗분들은 뭘 벌써부터 들어가냐는 식으로 얘기를 하시고, 몇 개월 있으면 진급하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임신을 했냐는 식으로. 저한테는 일보다 애기가 우선이었는데. 커리어를 더 중요시하시는 여자 계장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약간 이런 식으로, 안 부끄럽냐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예요. 내가 20살도 아니고 미성년자도 아닌데 나이를 이만큼 먹었는데.(대상자 7)
2) 주제 2. 임신 고통에 공감이 부족한 사람들
참여자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고 철저히 혼자라는 생각으로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가장 내 편이 되어야 할 남편이 임신한 자신을 배려하지 않고 평소처럼 대할 때 원망스러웠으며, 임신의 고충을 공감하지 못하고 어이없는 말과 행동을 할 때 분노가 치솟았다. 친구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유난스럽게 군다고 반응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임신 이후 친정이 더 그립고 의지하고 싶지만 고통의 짐을 친정에만 지우는 것이 미안하고 속상해 은둔자처럼 그들의 세계에 머물러 있었다.
입덧할 때 막 여기까지 올라와서 참는 게 아니라 그냥 분수처럼 바로 토하거든요. 바로 먹자마자. 근데 신랑은 여기까지 나온 거 그냥 먹으라는 거예요(어이없는 웃음) 자기는 모르잖아요. 그래서 미친놈인가? (한숨) 그래서 그냥 참는 척하고 그랬어요. 자기는 모르니깐. 약간 설명해도 참아라, 그거 먹어야 된다, 왜 못 참나 그러니깐. 굳이 신랑한테도 말 하지 않게 되고.(대상자 3)
친한 후배한테도 애기를 했는데 맨날 결론을 내줘. 니가 좀 참아야지. 이 시기만 지나면 좀 괜찮다. 괜찮으니깐 좀 더 즐겨봐라. 남편한테도 얘기해 봐라. 그렇게 얘기를 듣는데 근데 그게 그렇게 위로가 되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한테도 얘기를 안 해요. 한두 번 정도 얘기를 했는데 거기에 대한 날 선 답만 오니깐 자꾸 비수가 꽂히더라고요.(대상자 1)
남편하고 엄마, 언니한테는 그런 깊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일상적인 그런 것만 애기했었고 시시콜콜한 그런 나의 이야기는 엄마 정도 까지만 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엄마한테 너무 힘들거나 그런 부분은 또 말은 못했어요. 걱정할까봐. 그냥 혼자 울었던 것 같아요.(대상자 4)
주제모음 4. 임신으로 인해 없어진 나
임신에 대한 기대와 달리 임신을 하고 나서야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임신의 또 다른 실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임신으로 인해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고, 시간적 ․ 공간적인 제약이 더해지면서 그동안 누렸던 삶의 일부를 잃은 것 같은 큰 상실감을 느꼈다. 또 엄마 역할에 대한 부담과 책임의 엄청난 무게에 짓눌려 임신의 시간에만 누릴 수 있는 행복과 가치를 잃어가고 있었다. 임신이 되고, 엄마가 되면서 가지게 된 가치관과 참혹한 현실 사이에서 참여자들은 임신으로 인해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다는 박탈감을 느꼈다.
주제 1. 삶의 일부를 상실함
참여자들은 임신 후 불편해진 몸으로 인해 혼자 집안에 갇혀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냈으며, 이러한 하루하루가 다람쥐 쳇바퀴처럼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직업의 전문성이나 자신감과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아기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내가 주인공이 아닌 삶이라고 생각했다. 임신으로 인해 그 동안 누려왔던 삶의 일부를 상실하고 앞으로도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지는 못할 것이라 하였다.
그냥 막연히 시간 가는 게 너무 덧없이 흘러가니깐 그런 게 짜증나고 화가 나고 우울해지고 그런 거죠.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시간이 지나가는 거에 대해서 그게 힘들었어요. 그러니깐 하는 거 없이 빈둥빈둥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다 보니까.(대상자 8)
나 자신이 없다는. 내 자체가 좀 싫었던 거 같아요. 37세 때는 혼자 살다가 학교 일도 하고 제가 학교 다녔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내 전문적인 지식이라든지 교사로서의 프라이드도 굉장히 있었는데 이제 결혼해가지고 애를 키우게 되면 엄마 입장은 엄마들은 다 똑같은 거 같아요. 전문직을 가지든 안 가지든 사는 건 다 똑같은 거예요. 그니깐 이제 거기에 대한 내가 없다는...(대상자 1)
2) 주제 2. 엄마됨의 고통스러운 책임감
참여자들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육아의 무거운 짐뿐만 아니라 가사, 태교, 출산준비 등을 한꺼번에 혼자 해내야 한다는 엄마 역할의 막중함에 압도되었다. 나 아니면 안 되는 엄마 역할과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 엄마 역할을 내려놓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가졌다.
출산 육아도 물론 배워서 하는 게 아니지만 이 살림도 배워서 하는 게 아닌데 이 모든 걸 한꺼번에 해 내려고 하니깐 그리고 왜 또 잘해야 한다는 그런 마음도 있고. 내 스스로. 태교에 좋다고 손뜨게질도 하고 미싱도 하고 그렇게 배우러 다녔거든요. 근데 정말 그냥 혼자 스스로 모든걸 알아서 다 해서 누구의 도움도 안 받고 요청도 안 하고 혼자서 해결해야 되고 뭔가 나 혼자 모든 걸 해야 한다는게 힘들었어요.(대상자 5)
내 혼자 다해야 하니깐. 남편이 집에 있는 만큼 집안 청소라던지 이런 것들도 제가 다 하니까. 남편도 하지만 남편이 누워 있는 시간이 내가 누워 있을 때 보다 더 많으니깐 내가 푹 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깐 그게 좀 힘든 거 같아요. 내가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 되가지고 움직여서 청소도 해야 되고 티끌까지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내 몸이 움직일 수 있음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애도 혼자 봐야 되니깐. 나를 둘로 나눌 수 없잖아요. 큰 애를 봐야 되고, 거기에서 오는 안 되는 것에 대한... 특히 밤에 힘들거든요. 몸이 힘든데 큰 애가 밤에 자주 깨거든요. 그러면 울어요. 어젯밤에도 그렇고.(대상자 1)
주제모음 5. 마음의 통제력 상실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자신을 공격했으며 주체할 수 없는 감정과 극단적인 생각이 엄습해왔다. 머릿속에 이미 자리 잡은 생각들이 반복적으로 떠올랐으며, 벗어나려 해도 또다시 제자리에 머물렀다. 이미 감정의 한계선은 자신의 통제력을 상실하고 스스로 바닥까지 내몰아갔지만, 내면으로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자신을 향한 안타까움이 존재했다.
주제 1. 자신을 향한 왜곡된 인식
참여자들은 타인과의 만남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에 휩싸였으며, 이런 생각들로 인해 감정이 다운되고 관계나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자신을 남과 비교하여 낮게 평가했으며, 어린 시절부터 자신은 가족 불화와 같은 문제로 인해 타인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했다. 안 좋은 상황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으며, 뚜렷한 목표 없이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자신이 무능하고 무가치한 존재라 비하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의 고리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또다시 꼬리 물듯이 생각이 연결되었다.
나보다 밝은 친구를 보면 그런 거는 느껴요. 왜 그 가족이라는 살아온 환경? (눈물) 그런 게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그 친구는 어릴 때부터 화목하게 좀 살았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 눈치도 안 보고 경제 상황이 나보다 안 좋아도 크게 생각 안 하고... 형편이 어려운 건 아닌데 저는 빚도 없거든요. 그런데 또 잘 사는 사람들 보면 나는 그러지 못하니깐 그게 또 기분이 다운이 되고.(대상자 2)
모든 게 다 내 탓 같고 잘못된 게 있으면 내 책임 같고 그런 것도 주위에서 그렇게 얘기 안 하는데 스스로 자꾸 자존감이라 해야 하나 자존감도 자꾸 바닥이 나고 자신감도 자꾸 떨어지고. 안 그러고 싶은데 집에 뭐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금전적으로나 신랑하고 싸우게 되거나 이것도 다 내 탓인 것 같고, 나 때문인 것 같고 나 스스로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러기 싫은데 자꾸 그런 것 같아요.(대상자 5)
주제 2. 극단으로 내모는 감정
참여자들은 임신을 하고 나서 사소한 일에도 기분이 급격히 나빠졌으며 이유 없이 짜증을 내서 미안해하거나 후회하기도 했다.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거나 공황장애만큼이나 불안정한 감정의 큰 변화를 경험하였다. 자기 생각 속에 갇혀서 일상생활에서 자살에 대한 생각을 되풀이하기도 했으며, 이런 생각을 후회하고 자책하기도 했다.
지금 나타나는 게 정신을 못 잡고 있는 거... 온전치가 못한 것 같은 느낌 내가 지금 중심을 못 잡고 공중에 붕 떠 있는 느낌 계속 불안하고 멍하고 집중이 안 돼요 한번 그러기 시작하면... 그래서 이제 주변에 물어보고 카페에서 찾아보고 그러니깐 공황장애 증세 초기라고 하더라구요. 가만있으면 눈물도... 나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눈물이 막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대상자 5)
우울할 때 운전을 하면 그런 생각도 들어요. 만약에 내가 사고를 내서 그냥 확 죽어버리면 남편이 어떨까? 이런 생각은 하면 안 되지만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들을 좀 많이 해요. 혹시 첫 애 유치원 데려다주고 집에 혼자 있거나 하면 그냥 내가 사라진다면 또 남편은 언제 알게 될까? 알면 지가 얼마나 그동안 소중한 것들을 잃어봐야 힘들어하겠지 하면서 그런 생각들이 나요. 그리고 또 창문을 열고 뛰어내릴까? 이런 생각까지 해요. 결국에는 아기가 배 안에 있으니깐 미안해지고 또 눈물이 나고. 내가 왜 이렇게 하고 사나 신세 한탄을 하고 그런 게 반복되는 거 같아요.(대상자 2)
주제모음 6.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임신의 과정에서 찾아온 우울한 감정과 부정적인 생각들을 털어내고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노력하였다. 자신의 처지를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치며, 탈출구가 없는 참혹한 임신의 현실에 타협해가고 있었다.
주제 1. 부정적 감정 숨기기
참여자들은 우울한 감정이 찾아올 때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견디고자 노력했다. 당장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살펴주지 못하는 남편과 남남이라 선을 그어 감정적으로 분리시켰다. 자신의 감정적 성격을 탓하며 우울한 감정도 자신의 문제로 치부하여 혼자 해결하려고 스스로 참아 넘기기도 하였다. 또 의지적으로 자신을 위협하거나 부정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끊어내려 했으며, 쌓아둔 감정을 눈물로 달래기도 하였다.
그냥 이렇게 뭐 그 사람과 나를 분리해야 한다. 나 스스로 내 살기 위해서 이렇게 내가 그에게 기대하는 것을 해달라고하기보다 어차피 뭐 해달라고 한다고 해 줄 사람도 아니니깐 그렇게 혼자서 싸움만. 우리 부모님과 함께 그러니까 저는 입장이 남편이 우리 가족이 아니고 우리 엄마 아빠가 우리 가족이에요. 애기 키울 때는 많이 도와주시니까.(대상자 1)
그냥 우는 거 말고는 감정을 해소할 그런 게 없어요. 차라리 한 번 울고 나면 나은 거 같아요. 근데 자주 울었죠. 밤마다. 아니 있거나 없거나 원래 소리 내어서 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숨죽여 우는 스타일이라서 굳이 뭐 티를 내거나 하고 싶지 않았어요.(대상자 3)
주제 2. 새로운 관계 형성
참여자들은 임신의 고충과 괴로운 심정을 풀 데가 없었으나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위로를 받으며 마음이 회복을 경험하였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남편이나 가족이 아닌 같은 처지의 조리원 동기나 임산부와 랜선 관계 속에서 유대감을 형성하고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었다.
근데 조리원 동기 동생은 그나마 같이 욕해 주고 나도 그 신랑 욕 같이 해주고. 솔직히 욕할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든 거 얘기를 하면서 푸는 게 좋으니깐 그 동생은 그런 해결책 이런 걸 안 내주고 그냥 들어 주는 거라. 그래서 거기서 오는 고마움 이런 거도 되게 많고...(대상자 1)
네이버 카페나 줌마렐라 카페나 임산부들 모여 있는 방이 있잖아요. 그런데 가서 나는 이 상태인데 다른 사람들 같은 임신 주 수 사람들은 어떤가 보면서 공감대 얻고, 이런 거 보면서 아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이런 걸 느껴요. 거기서는 위로를 받았어요. 그 사람들도 똑같이 힘들고 있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대상자 3)
주제 3. 몰입하기
참여자들은 감정의 늪에 더 깊이 빠질 틈도 없이 하루를 바쁘게 생활하였으며, 운동, 문화센터, 육아교실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흥미가 있어도 평소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활동을 하면서 임신으로 인해 무기력했던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운동을 일주일에 3번씩 갔었거든요. 그때 필라테스를 하러 갔는데 임산부 필라테스니까 가면 같이 임산부들을 만나잖아요. 그러면 운동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마치면 차 한 잔 하거나 하고. 뜨개질도 했거든요. 애한테 좋다고 해서 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그걸로 뭘 만들고 한동안 뭐 공부하고 시험치고 직장생활하면서 내 자유시간이 그렇게 없었거든요.(대상자 7)
논 의
본 연구는 임신 여성의 우울 경험 속에 내재된 의미와 본질을 파악함으로써 임신 중 우울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통하여 주산기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중재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되었다.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통한 임신 여성의 우울경험은 ‘임신에 대한 부적응’, ‘불안감으로 가득찬 미래’,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 ‘임신으로 인해 없어진 나’, ‘마음의 통제력 상실’,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으며, 이를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첫 번째 주제모음인 ‘임신에 대한 부적응’에서 참여자들은 임신으로 인한 신체 변화가 고통스럽고 충격적이었으며, 자신이 모성이라는 인식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마주하게 된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사회적 관념상 임신과 관련된 신체 고통은 정상적인 것이며,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문제시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21]. 즉, 여자로서의 삶이 어머니로 바뀌는 과정에서 마땅히 적응해야 하는 것으로 강요되지만, 우울한 여성들에게 임신으로 인한 변화는 몸과 마음이 모두 받아들이기 힘든 고통과 혼란 그 자체였다. 임신은 여성의 신체가 극적으로 변화되는 시기로, 체액저류, 유두색 변화, 유즙분비, 건조한 피부, 정맥류, 피부 발진, 여드름, 체중 증가 등을 동반한다[22]. 이러한 모성의 특징적인 변화를 비정상적이고 부적절한 것으로 해석하게 될 때 임신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고통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23]. 반면, 임신의 변화들이 임신에서 중요한 기능으로 작용함을 인지하게 된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22]. 아이의 건강을 자신의 신체 이미지 보다 우선시하고[22], 임신의 변화가 아기 상태가 양호하다는 의미이며, 임신에 동반된 필수 사항이라 인식하게 될 때 이러한 변화에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동기가 부여될 수 있다[24]. 그러므로 임신 여성 스스로 임신의 변화를 고통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모성 전환의 시기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생각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23]. 또한 자신의 몸매를 보면서 자존감이 심각하게 하락하였고 스스로 비참하게 여겼는데, 선행연구에서도 임신 여성은 체중 증가로 인해 좌절감, 굴욕감, 죄책감, 비난, 무책임 등을 경험하였다[24]. 이러한 감정은 대부분 배우자와의 갈등에서부터 초래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임신 이후 여성의 성적 매력 저하, 부적절한 성관계, 부부간 의사소통문제 등으로 더욱 악화된다[25]. 임신으로 인한 변화를 이해하고, 성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임부와 배우자 모두에게 산전 부부교육을 필요할 것이다.
두 번째 주제모음인 ‘불안감으로 가득찬 미래’에서 참여자들은 임신, 출산과 관련하여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과장되게 받아들이고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는데, 이는 Bennett 등[26]의 연구결과에서도 비슷하였다. 임신 중 불안 경험이 있을 경우 임신 중 우울이 될 가능성이 4.16배 더 높았다는 Koh 등[10]의 연구결과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임신 중 불안은 출산 고통과 태아 건강[21,27], 최고의 엄마가 되기 위한 책임과 부담[26] 등과 관련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모성 역할을 충분히 성취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임신 ․ 출산 ․ 양육의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이 의심스러운 경우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25]. 또 미래 직업의 복귀에 대해 불안해했는데, 이는 가족의 소득과 관련하여 자녀의 미래를 염려하기 때문으로[25], 직업은 경제적인 측면과 결부되어 임신 여성에게 중요한 부분이라 여겨진다[10]. 심한 불안은 임신 여성이 생각을 정리하거나 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만들며, 모성 역할과 출산 능력을 위협할 수 있다[25,26]. 따라서 임신 동안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임신과 출산의 준비과정에서 요구되는 포괄적으로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성 역할 획득과 모성정체성 확립을 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임부와 태아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최고의 자원인[27] 배우자의 지지와 함께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세 번째 주제모음인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에서 참여자들은 임신에 대해 냉대하고 임신 고통을 공감해주지 못하는 주변인들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았으며, 마음의 문을 닫고 인간관계로부터 단절되어 있었다. 선행연구들[28,29]에서도 가까운 지인으로부터의 상처는 그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혼자라는 생각을 더 강하게 심어주어 외로움과 우울한 감정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이전의 관계적 삶에서 마음을 터놓을 대상이 없거나 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30]. 우울한 임신 여성의 경우 익숙한 관계에서 벗어나려 했으며,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지 않고 은둔자처럼 생활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26]. 특히 남편의 지지 부족은 임신 여성의 고통과 불행을 유발시키는 주된 요인이 되는데[21], 이는 남편의 경우 임신의 체감 정도가 낮아 임신의 변화를 수동적이고 보조자적인 역할로만 인식하기[27]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임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의사결정의 질, 사회적 역할에 대한 해석, 성별 선호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임신 여성에게 부담과 스트레스를 유발시킬 수 있다[21,23,25]. 따라서 임신의 과정과 모성 역할에 대해 여성에게만 강요하는 사회적 인식이 전화되어야 하며,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과 주변인들은 임신의 변화에 따르는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할 것이다.
네 번째 주제모음인 ‘임신으로 인해 없어진 나’에서 참여자들은 엄마 역할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고통스러워했으며,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무의미한 일상과 자신이 아닌 엄마로써의 삶을 살아야 하는 데에서 자신이 사라지는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임신에 적응하는 경우 자녀를 양육하는 기쁨과 즐거움에 기대감을 가지며, 부모됨이 한 인간으로서 더 성장하고 성숙하는 기회라고 여기게 된다[27]. 즉, 임신은 성인으로의 전환기로, 책임감이 없었던 혼자의 삶에서 성인의 지위와 함께 긍정적인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21]. 그러나 임신 여성들은 임신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임신과 동시에 부모됨의 과정이 시작되면서 충분한 준비 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경험하게 된다[25]. 이는 여성 스스로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감을 어머니에게 부과하고, 남편들도 아내에게 더 주체적인 책임이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27]이라고 볼 수 있다. 임신과 양육에 대한 부담은 결혼한 남녀가 공통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이며[21] 성별에 따라 다른 부모역할이 요구되므로[27] 부부가 함께 부모의 역할준비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성은 모성이 된다는 것의 의미와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가지고 아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할 때[21] 임신과 모성으로 인해 자신이 성숙하고 완성되어감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 주제모임인 ‘마음의 통제력 상실’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을 향한 인지적 왜곡이나 자살충동과 같은 위협을 인식했지만,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다. 우울한 임신 여성은 불안, 과민, 슬픔, 분노, 울음 등의 에피소드로 인해 낮은 자존감과 죄책감과 같은 비합리적인 감정을 느끼고, 이유도 없고 경고도 없이 발생하는 감정들을 이해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워한다[26]. 선행연구[26]에서도 우울한 임신 여성은 개인위생과 같은 단순한 활동에서부터 역할 수행 등 필요한 복잡한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이 불안정하였다. 심할 경우 비합리적인 생각과 감정에 빠지게 되는데[28,30], 이는 심리적 고통을 해소할 대상을 찾지 못해 자신에게 고통을 쏟아 붓게 되기[28] 때문이라 생각된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가족과의 부정적 경험, 특히 어머니와의 부적절한 관계로부터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향한 부정적 감정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큰 영향을 받으므로[27] 신뢰적인 관계를 통해 부모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혀 임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자존감이 높을 경우 인지적 재평가를 통해 우울한 감정을 덜 느낄 수 있으므로[11] 우울 위험이 높은 임신 여성에게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재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Bennett 등[26]의 연구에서 우울한 임신 여성은 ‘내리막’, ‘절망상태’, ‘우울 속으로 미끄러짐’, ‘충돌/떨어짐’, ‘미쳐감’, ‘지옥 구덩이’ 등으로 현재의 상황을 표현했으며, 자신의 감정, 생각, 행동을 통제할 수 없어 두려워하고 자살생각을 하기도 했다. 우울 경험에 관한 선행연구에서도[29] 참여자들은 심각한 수준의 무기력과 자살충동을 경험했으며, 심한 불안 증상을 호소한다고 보고했다. 반면 Kim과 Son [29]의 연구에서는 타인에 대한 증오와 타살 충동을 경험하기도 했는데, 이는 자신을 향한 인지의 왜곡이 아닌 타인에 대한 왜곡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우울이 높은 임신 여성을 선별하여 인지 상태와 자살생각을 사정하고, 필요한 경우 상담 및 치료적 중재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임신 중 우울에 전문성을 갖춘 건강전문가를 양성하고, 산전진료가 주로 이루어지는 산부인과 병원에 배치하여 접근이 용이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에서 대상자들은 통제되지 않은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는 Staneva 등[23]의 연구에서 임신 여성들은 디스트레스 경험 시 통제-회복하기의 과정을 거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임신 여성들은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마음을 다스리거나[29] 자신이 느끼는 것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면서[26] 내면의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에 몰입하기도 했는데, 선행연구[29]에서도 텔레비전, 소일거리, 동아리활동 등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시도하면서 정서적인 분출구를 찾고자 하였다. 같은 경험을 가진 주변 사람들부터의 공감과 위로, 지지는 부정적 감정을 해소시키고 부모됨의 준비과정을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었다[27]. 국가는 임신 준비과정, 신체적 및 심리적 변화, 임신 증상과 유의사항뿐 아니라 임신 여성들이 소통할 수 있는 웹 공간을 포함한 토탈 네크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편 새로운 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가족, 남편, 직장 선후배와 같은 기존의 관계에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는데, 이는 지난 경험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데 실패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26]. 남편과 친척, 가까운 지인의 충분한 지원이 임신 여성에게 제공되어야 하며[25], 임신 여성 스스로도 자신들이 느끼는 감정과 고충을 표현하고 당당히 요청하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다. 전문의에 의한 우울증 진단과 치료는 임신 여성에게 안도감과 희망을 제공해주며, 치료를 위한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26]. 반면 정신 상담에 대한 거부감, 의료관리제공자와의 갈등, 약물복용에 대한 잘못된 정보 등은 치료에 대한 장애물로 작용한다[26]. 우울증이 임신 중에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며, 치료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조성되어야 하며, 우울증 환자를 존중하는 태도와 우울증 약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임신 중 우울 경험에 관한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임신 중 우울을 경험한 여성의 관점에서 우울증에 기여하는 상황과 사건, 정서, 태도 등을 탐색하여 우울증 경험을 이해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간호중재의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특히 임신 중 우울한 여성은 열등감, 자책감, 자기비하, 자살생각의 충동 등 비정상적이고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를 경험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으므로 임신 중 우울의 발생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우울 증상을 선별하여 관리해야 할 것이다.
결 론
본 연구는 질적연구의 방법인 Colaizzi [16]의 현상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임신 여성의 우울 경험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제공하고자 귀납적으로 진행되었다. 임신 여성의 우울경험은 ‘임신에 대한 부적응’, ‘불안감으로 가득찬 미래’,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 ‘임신으로 인해 없어진 나’, ‘마음의 통제력 상실’,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를 통해 임신 중 몸의 변화에 대한 이해, 부모됨의 준비, 그리고 배우자의 공감과 배려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으므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산전 부부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할 것을 제언한다. 왜곡된 자기 인식과 자살생각과 같은 부정적 감정이 있는 여성에게는 전문가를 통한 개별 상담과 정신 치료 등 적극적 개입이 필요할 것이다. 배우자, 가족, 친구, 그리고 지역사회는 임신 여성의 고충을 이해하고, 완벽한 어머니상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임신 여성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배우자와의 성 문제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였으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배우자와의 성적 갈등이나 불만에 관한 질적연구를 제언한다.
Notes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