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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Psychiatr Ment Health Nurs > Volume 30(3); 2021 > Article
ACOAs인 알코올중독자의 여성배우자 삶에 관한 생애사적 연구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how women who were adult children of alcoholics and spouses of alcoholics had grown up in difficult situations and found the meaning of life.

Methods

This study used a life history research method and data were collected from three participants who are adult children of alcoholics and spouses of alcoholics. In-depth interviews with each participant were conducted three times from September to October 2020.

Results

In this study, ‘realm of life’ includes taking care of the family like a young hero, difficulty in express one’s feelings and desire, facing the problems of the family at stake. ‘Turning point’ meeting a role model overcoming addiction problems, sharing one’s story in the Therapeutic Community, self-awareness to live independently not as a victim. ‘Adaptation’ includes recognizing and expressing one’s thoughts and feelings, trying to separate from the family psychologically and spatially, reinterpretation of one’s life and discovery of the meaning of life.

Conclusion

Their meaning of life was to love and respect themselves, make responsible choices in their circumstances, break the inheritance of addiction and had a healthy family life.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provide an existential meaning therapy program that helps them find the meaning of life and recover to their original self.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201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전체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에서 알코올사용장애는 12.2%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일 년 유병률에서도 알코올사용장애는 두 번째로 높은 질환으로 나타났다. 평생 유병률 기준으로 성별에 따른 분포에서 남성 18.1%, 여성 6.4%로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았고 일년 유병률을 기준으로 한 추정 인구수는 139만 명으로 이 중 70%인 98만2천 명이 남성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1].
알코올중독은 중독자의 음주가 가족생활의 중심이 되고 질환의 특성상 만성화 과정을 통해[2] 가족 구성원의 기능과 역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가족 병으로, 중독의 세대 전이는 가장 치명적인 영향이다[3-6]. 그리고 알코올중독문제에 대한 개입이 중독자 개인에 대한 접근에서 음주자의 영향을 받는 가족으로 초점이 옮겨지면서[7] 중독자의 회복과 중독의 대물림을 예방하기 위한 가족의 역할은 중요해졌다. 특히, 알코올사용장애 유병률의 남성 비율을 반영하면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는 가족 내에서 중독자로부터 가장 일차적인 영향력을 받는 대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알코올중독의 대물림에는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역기능적 가족 상호작용으로 인한 사회환경적 요인을 중요하게 보는 관점에서[8,9] 여성 배우자는 중독자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건강한 부모 역할로 자녀를 양육하여 중독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하고 중독의 대물림을 예방할 수 있는 보호 요인으로[2,5,10] 이들에 대한 개입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들은 중독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남편의 음주 문제로 인한 잦은 갈등으로[2.3] 남편과 자녀와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6]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보여 주지 못하는 부모 역할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 등으로 자존감은 낮아지게 된다[4]. 또한, 남편의 변화 없는 음주 문제로 인해 자기 삶에 대한 불만을 자녀를 통해 보상받고자 자녀에게 의지하거나 통제하는 양육 태도를 보이고[5] 중독에 의존된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의 중독문제, 정신과적 문제 등은 남편의 회복 이후에도 여성 배우자에게 남아있는 과제가 되기도 한다[3,5]. 그리고 알코올중독문제가 있는 가정의 자녀는 자신을 보호할 능력과 상황에 대한 이해[11]나 판단할 힘이 형성되기 전부터 부모의 알코올 문제로 인해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 한다. 이들의 부정적 애착 경험은 대인관계 특히 친밀한 관계 형성에서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어린 시절 성 학대나 가정폭력 등을 경험하게 되면서[12] 몸은 성인이지만 내면은 아이 같은 미 성숙한 어른이라는 성인아이(Adult Children of Alcoholics, ACOAs) 증후군을 보인다. ACOAs의 비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Kim과 Lee [11]의 연구에서는 21.9%, Kim 등[13]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27.8%, Kim과 Yoo [6]의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32.4%로 나타났으며 2012년 미국 SAMHSA의 연구에서는 10%의 아동이 알코올중독문제가 있는 부모와 살고 있다는 것과[14] 비교해도 우리나라 ACOAs의 비율이 높음을 알 수 있다[15]. 특히 부모의 알코올중독은 자녀의 알코올중독을 예측하는 위험요인으로 일반가정의 자녀에 비해 4∽5배 높고, 여성 ACOAs의 경우 불안정한 애착으로 관계 형성의 어려움이 있고, 이성 관계에 있어 알코올중독문제가 있는 배우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며[6] 이것은 결혼 후 알코올중독자의 배우자 역할, 자녀 양육에 대한 부모 역할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역기능적 역할 유형이 반복되면서 중독문제의 대물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6,8,12].
따라서 알코올중독자의 자녀에서 성인이 되어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로 부모의 역할로 이행할 때 선행연구를 통해서 나타난 어려움에 대한 시기적절한 개입이 중독의 세대 전이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ACOAs와 여성 배우자로 구분하고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중독의 대물림 관점으로 보면 단편적인 시점에서의 경험으로는 이들에 대한 개입 시 필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생각된다[1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ACOAs인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의 출생부터 현재까지 살아온 삶 전체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알코올중독문제가 있는 가정환경에서 태어나 결혼후에도 남편의 중독문제로 이어진 생애과정에서 매 순간 어떤 반응과 선택을 통해 전환점이 되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해 ACOAs면서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들에게 중독의 대물림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경험 자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실무현장에서 이들의 생애과정에서 시기별로 접근방법과 제공해야 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기초자료로 사용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에서는 ACOAs면서 알코올중독자 아내로 사는 여성 배우자를 대상으로 출생부터 현재까지의 삶에 대한 생애사를 통해 이들의 삶의 과정에서 어떤 경험과 삶의 태도와 가치를 통하여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지 않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개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수집하는 질적연구방법인 생애사 연구방법에 근거하여 수행하였다. 생애사연구는 특정 시점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존 질적연구와 달리 시간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일련의 생애 사건에 어떻게 반응하고 선택하고 그러한 삶의 선택과 의사결정이 현재 삶에 어떻게 반영되고 삶의 질에 연관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탐색할 수 있다[17,18]. 생애사연구는 한 개인의 출생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개인의 삶 전체를 연구할 수 있고, 연구대상의 삶을 타자가 아닌 연구참여자 자신이 삶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자기성찰을 통한 인식의 재구성, 정체성을 발견하고 “나는 누구인가?”, “나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17,1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시간의 연속성에 따라 알코올중독자의 자녀에서 중독자의 배우자이자 자녀의 엄마로 중독의 대물림을 경험한 여성의 삶의 의미를 살펴보고 참여자의 삶 속에서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다양한 타자와의 만남, 사회문화적 환경과의 교류 등을 이해하기에 유용하며 개인의 삶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2. 연구참여자 선정

본 연구에서는 세평적 사례선택(Reputational Case Selection) 방법으로 연구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세평적 사례선택은 특정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에게 연구참여자를 소개받는 방법이다[19]. 지역사회의 알코올중독 문제 전문상담 기관에서 알코올중독자의 가족, 자녀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과 가족치유모임 등 가족 프로그램 진행 경력이 5년 이상 되는 정신건강간호사로부터 *시 소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 3명을 추천받았다. 구체적인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원 가족의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이 알코올중독문제가 있는 가정의 자녀인 여성, 둘째, 알코올중독문제가 있는 중독자의 여성 배우자, 셋째, 자신의 전 생애에 대해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여성으로 본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에 동의한 자로 한다.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알코올중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판 알코올중독자 자녀 선별검사 도구(Korean version of Children of Alcoholics Screening Test, CAST-K)를 사용하여 총점 6점 이상인 대상자가 참여하였다. 이 척도는 Jones [20]가 개발한 CAST (Children of Alcoholics Screening Test)를 Kim 등[21]이 번역한 도구로 부모의 음주와 관련된 개인의 행동, 경험, 감정 등을 사정하기 위해 개발된 척도이다.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2020년 9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총 3명의 연구참여자와 일대일 심층 면담으로 생애사 면담을 하였고, 보조적 방법으로 연구참여자의 경험담 자료 등을 활용하였다. 연구 참여자 1인당 3회의 면담을 하였고 1회 면담 시간은 90분∽120분 정도 소요되었다. 장소는 연구참여자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상담실에서 진행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출생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알아보기 위해 첫 면담 질문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당신의 인생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의 개방형으로 시작하여 생애과정으로 유년기-청소년기-결혼기-자녀 양육기-장년기의 삶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질문하였다[18]. 또한 면담 과정에서 ACOAs면서 알코올중독자의 여성배우자로서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당신은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나요? 그 선택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당신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등의 질문으로 과거 기억의 퍼즐을 연구자와 함께 회상하여 현재의 관점에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17,18].

4.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Mandelbaum [22]이 제안한 ‘삶의 영역’, ‘전환점’, ‘적응’ 순으로 분석하였다. ‘삶의 영역’에서는 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사건, 경험, 환경들을 이해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전환점’은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특별한 경험, 계기를 의미하고 ‘적응’은 삶의 영역과 전환점을 맞이한 연구참여자가 어떠한 대처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나갔는지를 분석하는 과정이다[17,18].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의 생애사 면담자료를 통해 연구참여자별 생애사를 분석하고 연구참여자들에 대한 통합분석과정으로 ‘삶의 영역’에서 알코올중독문제가 있는 가정에서 태어나 중독문제가 있는 배우자와의 결혼생활에서 연구참여자들의 삶의 경험, 가정환경, 가족 간의 관계, 정서적 경험 등 삶 전체를 몇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전환점’은 연구참여자들이 아버지와 남편의 중독문제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의미를 찾기 시작하게 된 계기와 동기를 중심으로 기술하였고 ‘적응’은 연구참여자가 전환점을 통해서 어떻게 자신과 가족의 삶에 대처하고 자기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그 결과 가정에서와 관계에서의 변화, 자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을 기술하였다.

5. 연구의 엄격성 확보

본 연구는 Guba와 Lincoln [23]가 제시한 기준으로 연구의 질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사실적 가치(truth value)를 위해 면담 과정에서 참여자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태도로 진솔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면담 내용과 분석과정에서 연구자의 관점으로 왜곡되지 않고 정확한 해석을 위해 도출된 결과가 진술과 일치하는지 연구참여자에게 확인하는 과정(member checking)을 반복하였다. 또한, 연구의 각 단계에서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교수 3인, 정신건강간호사 1인에게 자문과 검토를 반복적으로 받았다. 적용 가능성(applicability)을 위해 연구목적에 적합하고 자신의 전 생애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연구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심층 면담과 함께 연구참여자들의 회복경험담, 프로그램참여 소감문, 가족편지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일관성(consistency) 유지를 위해 Mandelbaum [22]의 자료분석과정에 따라 분석하였고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을 기술하였다. 마지막으로 중립성(neutrality) 확보를 위해 자료수집과정에서 연구참여자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연구자의 관점이 반영되지 않도록 일상어로 질문을 하였고 분석과정에서 연구자의 편견과 경험으로 본질이 왜곡되지 않도록 연구참여자와 연구자가 함께 논의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의 내용과 방법에 대하여 *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IRB No. 200526-1A). 연구참여자에게 참여자의 권리와 연구의 목적과 방법, 절차, 면담의 녹음 녹취, 자료보관 및 연구결과가 출판됨에 관해서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았다. 생애사 연구의 특성상 구체적인 삶의 맥락을 파악하거나 추측으로 인한 연구참여자의 개인정보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참여자들은 익명으로 표기하였고 지역에 대해서도 해당 사항 없는 영문 또는 *로 표기하였다. 연구참여자들에게 연구참여에 관한 사례로 면담 1 회기당 상품권 3만원을 제공하였다.

연구결과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참여자 A는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로 자녀 2명을 두고 있으며 암 투병 중인 단주 8년 차 여성 알코올중독자이다. 연구참여자 B는 알코올과 도박의 복합중독문제를 가진 단주 1년 차인 배우자와 3명의 자녀를 두었고 연구참여자 C는 단주 1년 차인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로서 자녀 2명을 두었다(Table 1).

2. 연구참여자의 생애사 통합분석

연구참여자들의 생애사 면담자료를 토대로 Mandelbaum [22]이 제안한 삶의 영역, 전환점, 적응으로 통합분석 한 결과 삶의 영역은 7개, 전환점은 8개, 적응은 7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Table 2).

1) 삶의 영역 분석

(1) 어린 영웅처럼 원 가족을 돌봐야 함

연구참여자들은 돌봄을 받아야 하는 시기에 매일 음주하는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아버지를 대신해 경제활동을 해야 했던 어머니를 돕기 위해 형제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자신이 감당하기 힘듦에 대해 표현할 수 없었고 마음속 깊이 묻어둔 채 어른처럼 행동했다.
  • 책임감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 엄마가 없으니깐 애들(동생)을 잘 키워야 한다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제 나이로 살아본 적이 없어요. 8세는 20세로 9세는 30세로 아는 척을 하고 살아야 하고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연구참여자 C)

  • 엄마는 항상 아버지한테 시달려서 엄마를 보호하고 도와줘야 한다는, 그 어린 나이에도 항상 그 마음이 강했어요. 정말 초등학교 1∽2학년 때도 들에 나가서 일하고... (중략) 나는 없이 그저 착하게 가족을 돌봐야 한다고.(연구참여자 A)

(2) 자신을 보호해 줄 대상이 사라질까 봐 두려움

연구참여자에게 어머니는 술 먹고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해줄 유일한 존재였다. 그러나 일방적인 아버지의 폭력에 어머니는 가출을 여러 번 시도했고 연구참여자들은 엄마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믿음과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함과 돌아온 어머니가 또 자신을 버리고 떠날 수 있을 거란 두려움으로 혼란스러운 감정을 겪어야 했다.
  • 엄마가 없는 한 달 동안에 (동생들 돌보고 집안일) 고스란히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막 간절함 있잖아요. 엄마가 언제 데리러 올까! 엄마의 빈자리 큰 거를 혼자 다 감내했던 것 같아요. 나 혼자 엄마를 기다리는 그 가슴앓이를….(연구참여자 C)

(3)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기 어려움

연구참여자들은 중독자인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로부터 죽기만큼 무서웠던 아버지에 대한 심부름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남아선호사상과 가부장적인 가풍으로 인해 남자 형제와의 차별과 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어린 손녀에게 화풀이하는 할머니에 대해서 무조건 참아야 했다. 또한, 경제적으로 무능력했던 아버지를 대신해 어린 나이에 가족생계를 책임지면서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힘든 감정을 표현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요구하거나 싫은 것을 거절하는 것이 어려웠다.
  • 엄마는 (아버지가) 저는 안 때리니깐. 근데 저는 그게 정말 너무 싫었거든요. 저도 무서운데 말도 못 하고(울음) 살면서 아닌 것처럼 하는 게 속은 천불이 나고 힘든데 겉으론 웃음이 많았었나 봐요. 그냥 웃어야 넘어가는 줄 알았어요.(연구참여자 A)

  • 할머니는 고모나 작은아버지가 못사는 걸 부모님 탓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화풀이를 제일 만만하고 여자인 저한테 하는 거예요. 하도 괴롭혀서 뭐 속수무책이었어요. 엄마한테 얘기해도 (집안 어른이라) 해결 못 하고. 어떤 때는(엄마가) 화를 더 내셨어요. 그러면 저는 말도 못 하고.(연구참여자 C)

  • 저도 정말 중학교 가고 싶고 공부하고 싶은데 그때는 공부하고 싶다고 떼를 쓸 수가 없었어요. 초등학교 졸업도 못 하고 언니가 있는 도시로 갔어요. 빨리 돈 벌어서 오빠 공부도 시키고 가정에 도움이 돼야 해서….(연구참여자 B)

(4) 중독문제가 없는 배우자를 찾기 위한 시도를 했으나 실패함

연구참여자들은 아버지의 알코올중독문제로 인해 폭력과 경제적인 어려움,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함으로 인해 힘든 성장 과정을 보내면서 중독문제가 없는 배우자를 찾기 위해 시도하였다. 외모가 수려했던 아버지와 달리 왜소하고 못생긴 남자를 선택하면 괜찮을 거로 생각했지만 결혼 후 자신이 남성에 대한 왜곡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술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일부러 술을 먹여보고 문제행동이 있는지 관찰하고 노력하였지만, 결혼 후부터 남편의 음주, 도박 문제가 시작되었다.
  • (남편과의) 교제는 일부러 길게 가졌어요. 왜냐하면, 술 문제만큼은 정말(강조) 확실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아버지한테 너무나 데었기 때문에. 내 인생을 맡겨도 된다는 믿음과 아버지 같은 중독자는 아니겠구나 싶어 결혼했어요. 그런데 연애 기간 때 보이지 않았던 술 문제가 신혼 초부터 시작되더라고요. 절망스러웠어요.(연구참여자 C)

(5) 나의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몸부림

결혼 초부터 남편의 술, 도박문제는 시작되었고, 남편의 변화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하였다. 남편에게 술 빼고 다 해도 된다고 애원하거나 협박을 해보기도 하고, 술과 도박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남편으로 인해 시댁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해서 갖은 시집살이에도 시댁에 읍소하고 매달려야 했고, 연구참여자가 술을 많이 먹고 사경을 헤매는 모습을 남편이 보게 하거나 별거를 시도하고 이혼도 결심해 보지만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남편의 이야기와 자녀들과 자신의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 주저앉아야 했다.
  • 남편은 술과 도박에 빠져서 (시부모님에게) 용돈 받아서 자기만 쓰고 집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거예요. 시부모님은 남편 이야기만 듣고 도박 빚은 갚아주면서 저하고 애들한테는 전혀 돈을 안 주셨어요. 생활비가 없어서 제가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를 않더라고요.(연구참여자 C)

  • 큰애가 6살쯤, 보다 못한 큰언니랑 형부가 저를 무작정 끌고 갔어요. 동생 죽이겠다 싶었나 봐요. 항상 남편은 애들을 빌미로 저를 꼼작 못하게 했었거든요. 한 달 만에 남편한테 연락이 왔어요.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큰언니는 이번에 또 무너지면 영원히 못 헤어진다고. 제가 남편한테 안 간다고 했더니 다시 한 달 후에 연락이 왔어요. 아이한테는 엄마가 필요하니 데려가라고요. 그렇게 2개월 정도 별거하면서 남편이 좀 변한 것 같아서 다시 합쳤어요.(연구참여자 B)

(6) 자신의 고통을 견디기 위해 의지할 대상을 찾음

연구참여자들은 변화되지 않는 남편의 중독문제와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삶은 점점 피폐하고 공허하게 되었다. 연구참여자들은 끝이 안 보이는 암흑 같은 고통 속에서 벗어나고자 의지할 대상을 찾기 시작하였다. 아버지처럼 술에 의지하기 시작하였고, 종교 생활을 통한 신에게 의지하면서 삶을 지탱해나갔다.
  • 둘째가 3살 때 척추 수술하고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우울증도 왔어요. 한 번에 겹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니 무기력 해져서 술을 마시게 되었어요. 저도 왜 술을 먹게 되었을까? 앞으로 나아갈 힘이 없었어요. 술로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연구참여자 A)

  • 내가 진짜 하나님을 안 믿었다면 집을 나갔거나 미쳐서 죽었을 것 같다고... (중략) 신앙의 힘으로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연구참여자 B)

(7) 가족의 위태로움에 직면함

연구참여자들의 가족 내에서 중독문제는 점점 크게 자리하였고 연구참여자들은 중독자에게 의존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녀의 음주, 가출, 게임몰입, 학교 부적응, 정신과적 어려움 등 자녀들의 문제가 심각해졌고 자녀와 남편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으며, 연구참여자들은 자기 삶을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풍전등화와 같은 위태로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 딸이 고2 때 출석 일수가 모자라 학교 선도위원회에 불려갔어요. 제가 아이랑 같이 그 자리에 있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선생님들께 도와달라고 매달렸어요. 남편이 딸에게 학생이 술 마시고 새벽에 들어온다고 잔소리하니깐 딸이 남편에게 나도 아빠가 술 마시고 다닐 때 너무 힘들었는데 아빠도 당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연구참여자 A)

  • 막내는 중3 때부터 학교를 중단하고 사이버 학교에 다녔어요. 낮엔 게임만 하고. 상담센터에서 상담도 하고 정신과에서 치료도 받고 있어요. 그 당시에는 정말 하늘, 땅이 다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막내가 아빠랑 같이 안 살면 학교 다닐 거라고 했는데 제가 그때는 (분리할) 결심을 못 했어요.(연구참여자 B)

2) 삶의 전환점 분석

(1) 나와 자녀가 살기 위해 외부의 도움을 찾음

연구참여자들은 노력해도 더 심각해지는 남편의 중독문제와 자녀들의 일탈로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지쳐갈 때쯤 주변 지인, 가족의 권유로 국가에서 운영하는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에 오게 되었다.
  • 동생들도 중독문제가 있었는데 남동생이 술을 끊어보니깐 누나한테 문제가 있다고 해서 센터를 오게 됐어요. 처음엔 남편의 술 문제를 해결하려고 왔어요.(연구참여자 A)

  • 버스 타고 교회 가는 길 건너편에 항상 센터 푯말이 보이는 거예요. 정말 깜깜하고 제 삶이 암흑인데 저기 (센터) 가면은 살 길이 있을 것 같은 거예요. 바로 오지는 못했어요. 2년 만에 왔어요.(연구참여자 B)

(2) 중독이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됨

연구참여자들은 처음엔 *센터에 와서 남편 술 문제로 힘든 자신의 삶에 대해 하소연을 하였다. 그것만으로도 드넓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센터에서 상담과 알코올중독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중독은 질병이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을 병들게 하는 가족 병이고, 그동안 자신이 남편의 음주 문제에 공동의존 되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 제가 살면서 속에서 천불이 나고 어떤 방법을 써도 안되고 TV를 봐도 안 되고 했던 것을 센터에 와서 교육을 받으면서 알게 됐어요. 술에 중독이 되면 모든 일어나는 현상이 저한테 다 일어났거든요. 제 궁금증이 여기서 다 해결됐어요.(연구참여자 A)

(3) 중독문제를 극복해나가는 역할모델을 만나게 됨

연구참여자들은 *센터에서 가족치유모임과 가족 자조 모임인 알아넌(Al-Anon) 참여를 권유받았다. 처음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하기보다는 모임에서 참여한 다른 알코올중독자 배우자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욱 심각한 상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혼자가 아니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알코올중독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과 남편의 음주 문제 변화는 미비하지만,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배우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센터 실무자들과 알아넌 구성원들의 따뜻한 위로와 공감과 지지는 이들에게 센터와 모임을 계속 나오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하였다.
  • 처음에 무작정 들었는데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거예요. 제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어요. 모임에 처음 왔을 때가 남편과 별거하고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싶었는데 센터장님이 인생은 후반부에 더 살 가치가 있다고 하는 말씀에 용기가 났어요... (중략) 가족치유모임과 알아넌에서 만난 한 사모님은 제가 보기에 저보다 훨씬 힘든 상황인데 제 이야기에 잘해나갈 수 있다며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라고 격려해주더라고요. 그리고 그분의 주변을 밝게 해주는 긍정에너지에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더라고요. 모임에 나오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희망에 매달리듯 무슨 일이 있어도 치유모임과 알아넌에는 빠지지 말자하고 1순위로 오게 됐어요.(연구참여자 C)

(4) 치료공동체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눔

연구참여자들은 처음엔 남편의 술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자신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변화의 초점이 자신이 된 것이 낯설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역할모델을 통한 동기부여와 교육을 통해 공동의존에 대해 알게 되면서 현재 일어난 사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구분하고 실제 가정에서 적용해보고 다시 피드백 받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엉켜있던 실타래가 풀리듯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경험을 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모든 문제에 한 가지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스스로 건강한 선택과 행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모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 올해 너무 잘한 것은 금주한 것과 센터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다닌 거예요. 센터에 꾸준히 다니면서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늘 불안하고 짜증이 났는데 요새는 아침에 일어나면 거짓말처럼 제가 한 행동을 정리해요. 내 생각이 바뀌고 기준이 생겨서 실수도 줄고, 삶에 대한 희망이 보여요.(연구참여자 A)

  • 센터와 알아넌에 와서 배운 대로 실천하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어렵고 안되더라고요. 그렇지만 하나씩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다 보니깐 자신감이 생기고 저를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연구참여자 B)

(5)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한계점을 알게 됨

연구참여자들은 중독에 대해서 알고 자신의 변화를 통해서 가정 안에서의 미비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체험하면서 알게 되었다. 자신이 남편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 가정의 모든 것을 다 자신이 해결할 수 없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상황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등 자신의 한계점을 알게 되고 인정하게 되었다.
  • 센터에 온 이유가 애 아빠도 문제지만 나 스스로 모든 것을 놓고 싶어서 술을 마신 나 때문인 것 같아요.(연구참여자 A)

    항상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가 저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알아넌 모임에 나오면서 처음 알았어요. 이렇게 알코올에 무력한 거를 몰랐던 거죠. 일찌감치 내가 나를 바꾸려고 했다면 더 빠르지 않았을까 싶어요.(연구참여자 C)

(6) 중독의 대물림을 끊고 싶다는 간절함

연구참여자들은 어린 시절 알코올중독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가족 내에서 영웅처럼 살았고 결혼해서는 남편의 중독문제로 가족을 지키고자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나 연구참여자들은 중독에 대해서 알게 되고 자녀의 모습을 통해 대물림의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성인이 되어서의 고통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고 자녀들을 잘 키우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겼다.
  • 제가 단주를 시작한 건 전 제 아이들을 알코올이라는 병들어있는 가정에서 꺼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서인 듯해요. 알코올 대물림을 제가 살아있는 동안 끊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연구참여자 A)

(7) 삶의 태도를 바꾸겠다고 결심함

연구참여자들은 중독의 대물림을 끊고 자신과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결정을 하였다. 누군가의 부속물이나 희생자가 아닌 나답게 살기 위해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고 희생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선택과 반응을 통해 주도적으로 살고 싶다고 결심을 하였다.
  • 남편을 고쳐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나를 위해서, 나의 행복을 위해서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젠 아이들과 내가 함께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더 열심히 다니게 됐어요.(연구참여자 B)

  • 센터에 와서 교육도 받고, 알아넌 모임에 나가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내 삶을 산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았고 나라는 존재를 잃어버리고 살아왔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제부터라도 내 삶을 찾아가려고 노력 중이에요.(연구참여자 C)

(8) 피해자에서 삶의 주체자로 살아가기 위한 자기인식을 함

연구참여자들은 피해자로 살아오면서 나 자신이 존재하지 않은 삶은 내 삶에 있어 주최가 아닌 타인의 부속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삶에서 누군가를 탓하고 또는 자신을 탓하며 불필요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삶을 허비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연구참여자들은 자기 삶을 주체적이고 책임감 있게 살기 위한 자기검토를 하였다.
  • 그런데 이곳에 와서 내가 힘들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고, 여기 와서 내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연구참여자 A)

  • ‘누구를 위한 희생을 했나’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시댁을 위해서 희생을 했다고.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나의 감정을 누르고 표현하지 않고, 반항도 하지 않고. 내가 없었던 거죠.(연구참여자 B)

  • 제가 딸아이한테 내 보상심리 같은. 내가 이 아이한테 너무 의지하고 조종하려고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자녀를 지키기 위해서 남편을 조종하고 이용한 내 모습이 보여서…. ‘나는 내 인생만을 살아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연구참여자 C)

3) 적응에 대한 분석

(1) 자기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함

연구참여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숨기고 억누르는 데 익숙하였다. 자기 생각과 감정을 살펴보게 되었다. 자신의 힘듦과 상처에 대해서 보듬어주고 자신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하였고, 시부모님의 부당한 요구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자기 생각과 감정을 남편과 자녀에게 말로 표현하면서 가족과 소통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 나는 지금까지 모든 게 남편, 아버지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 것을 알았어요. 한 달 동안 정말 하고 싶은 대로만 했어요. 그 아픈 상처가 왜 그렇게 힘들었나가 이제 이해가 되고 남편도 아이들도 힘들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연구참여자 A)

  • 제가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것을 이야기했어요. 아버님이 이렇게 하실수록 남편이 나을 수가 없다. 가족이 한마음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어렵고 (입원 안 시킬 거면) 아버님이 데리고 계시라고 했어요.(연구참여자 B)

(2) 가족과 심리적, 공간적 분리를 시도함

연구참여자들은 가정에서 중독의 영향력을 줄이고 건강한 기능이 살아날 수 있는 분리를 시작하였다. 남편의 음주 문제에 자신이 무력함을 인정하면서 심리적 분리를 시작하였고, 남편의 음주 문제로 함께 사는 것을 힘들어하는 자녀를 위해 남편과의 공간 분리를 시도하였다. 취업 활동을 통한 경제적인 독립과 중독문제로 생긴 빚 문제로부터 가정을 지키기 위한 경제적 분리를 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자녀들을 신뢰하고 이들의 감정 표현과 생각을 존중하고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는 엄마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 정말 감사하게도 제가 단주를 한 상태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해요. 치료하면서 식구들과 분리해서 살 수 있어서 (온전히 저를 위한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6개월 동안 병원에서 치료받느라 딸이 중간에서 잘해줬어요. 문서상으로는 제집이지만 딸이 집주인이라고 했어요. 남편에게 집주인이 딸이니깐 딸한테 허락 맡고 오라고 했어요.(연구참여자 A)

  • 시어머니한테 얘기해서 집 명의도 바꾸고. 아이들에게(명의변경이 된 문서) 보여 주고 ‘나 이제 재산세 내는 여자야!’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다 활짝 웃더라고요. 마음이 짠했어요. 아이들도 안심하는구나 싶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연구참여자 B)

(3) 건강한 선택을 하는 행위가 늘어남

연구참여자들은 삶의 현장에서 건강한 선택을 위한 알아차림의 능력이 늘어났다. 연구참여자들은 급하게 결정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인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가? 등 상황에 끌려가지 않고 책임감 있게 선택하는 능력이 늘어났다. 그리고 선택을 하는데 *센터에서의 개인 상담과 가족치유모임, 알아넌을 통해서 도움을 받았다.
  • 전에는 힘들면 피하고 즐거운 것만 찾고 했는데 지금은 어떤 게 좋은 건지,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잘 모르고 실수하지만.(연구참여자 A)

  • 저는 센터에서 먼저 해야 할 일 나중에 해야 할 일, 상황은 그대로인데 제 안에 힘이 생긴 게 큰 변화인 거 같고요. 센터에 알아넌 멤버에게 늘 감사해요.(연구참여자 B)

(4) 가족과 건강한 관계를 재정립함

연구참여자들은 분리를 통해서 단절된 것이 아닌 연결된 새로운 가족관계를 만들어 갔다. 남편 또한 원 가족 내에서 중독의 희생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술 문제와 남편을 분리해서 보기 시작하면서 남편에 대한 인간적인 측은지심과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장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부모 역할을 대신하던 자녀에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욕구를 1순위로 존중하였다.
  •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야 보이는 거예요. 분리되니깐. 이전에는 딸이나 아들이나 잘못하는 것만 보였는데, (아이들이) 소리 지르고 할 때 얼마나 아파서 저러나 싶고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예전 같으면 (남편한테) 막 화내고 소리지르고 했는데 이젠 그렇게 안 했더니 남편도 달라지더라고요.(연구참여자 A)

  • 제가 아침에 간단히 명상하는 시간이 있는데 우리 가족을 그려보니깐 (4명이) 다 각자 있지만, 마음은 한군데 있구나. 내 둥지는 어떤가 생각해보니 내가 앞으로는 아이들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구나. 그리고 남편 둥지를 자주 찾아가고 만들어봐야겠구나 싶더라고요.(연구참여자 C)

(5) 가족과 긍정적인 경험이 늘어남

연구참여자들은 남편의 술 문제로부터 분리되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자녀들과 일상의 소소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경험, 자녀의 학교문제에 대해서 아들 편에서 대변해주는 멋진 엄마 역할의 경험, 단주 100일이 된 남편과 가족이 모두 한자리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경험, 딸과 둘만의 등산, 그동안 단절되었던 친정 가족과 만남, 남편과의 합가 등 함께 하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 남편의 단주 100일 지나서 뭘 해줄까? 생각하다가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다섯 식구가 정말(강조)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했어요. 대공원에 가서 벚꽃 구경하고 다 같이 가족사진을 찍었어요.(연구참여자 B)

  • 하루는 점심을 먹는데 (남편이) 밖에서 먹지 말고 집에서 해 먹자고 했어요. 집에서 제가 음식을 간단히 준비하는 사이에 남편이 도와줬어요. 너무 잘하는 거예요. 진심으로 느껴졌어요. 내가 평생 살면서 왜 이런 걸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연구참여자 C)

(6) 자기 삶을 재해석하고 삶의 의미를 발견함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고통스러운 기억 뿐이라고 생각했던 삶의 조각 사이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다양한 형태의 만남(자연, 신앙, 선생님 등)을 기억했고,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자신을 발견하면서 더는 희생자가 아님을 알았다.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가족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변화시키며 최선을 다해 앞으로도 살아갈 자기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 내가 행복함을 찾는 게 대물림을 끊는 방법인 것 같아요. 좋은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 주는 거요. 제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행복하게 사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일상의 소중함과 감사함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연구참여자 A)

  • 저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하자. 그런데도 어쩔 수 없는 건 바라볼 힘이 생겼어요.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나누고 도와주고, 저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 하고, 나에게 맡겨진 가족이 잘되게 도움 주고, 자연을 벗삼아 행복하게 사는 것.(연구참여자 B)

  • 나는 애들에게 엄마는 이혼은 절대 하지 않을 것과 더 노력해서 우리 부부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 너희들에게 꼭 보여 주고 싶은 게 엄마의 소망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지금도 우리 부부는 서로 좋은 쪽으로 노력하며 회복해 가는 중이에요. 먼 훗날 나는 당신의 동반자로 잘살았노라고, 나는 너희들 엄마로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았노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연구참여자 C)

(7) 과거의 수동적인 삶에서 자기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실천함

연구참여자들은 중독의 대물림에서 벗어나 과거로 돌아가지 않도록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자신의 영적 회복을 위한 센터에서의 상담, 알아넌과 A.A, G.A.활동 등을 꾸준히 하면서 자신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식습관 및 규칙적인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과거의 익숙한 습관에서 벗어나 늘 깨어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삶이라는 것이 계속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주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단주가 아니었다면 이 소중한 시간을 잘 모르고 지났으리라 봅니다. 저는 가족들에게 반성문을 씁니다. 엄마가 너무 몰라서 너희들을 힘들게 했지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나는 정말 행복한 엄마입니다.(연구참여자 A)

논 의

본 연구는 ACOAs면서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생애사연구로 ‘삶의 영역’, ‘전환점’, ‘적응’으로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삶의 영역에서 본 연구참여자들은 아버지의 음주와 폭력이 일상인 가정환경에서 아버지의 일방적인 폭력과 그로 인한 유일한 안식처인 어머니의 반복되는 가출, 가부장적이고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했던 시대적 상황은 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과 두려움, 우울함과 소외감을 느꼈고,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기 어려웠다. 이는 대물림 알코올중독자의 성장배경에서 어린 시절은 비일상성이 지배하고[8,10] 부모의 중독문제가 청소년 자녀의 내면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Kim 등[13]의 연구에서처럼 아버지의 음주문제시 자녀가 딸일 경우 심리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내면화 문제가 높다는 결과와 유사하였다. 그리고 ACOAs의 경우 이성 관계에 있어 부모와 유사한 알코올중독문제가 있는 배우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Kim과 Yoo [6]의 연구결과처럼 연구참여자들은 결과적으로 알코올중독 문제를 가진 배우자를 선택하였다. 그러나 연구참여자들은 어린 시절 가정 내 중독문제로 인한 고통을 체험하였기에 아버지와 다른 중독문제가 없는 배우자를 찾기 위해 노력한 점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이를 통해 가족체계관점[6]에서 원 가족에서의 중독문제는 가족 내 상호작용을 통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고 성인이 된 자녀의 결혼생활로 대물림됨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중독의 세대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 가족 내 알코올 문제를 중독자 개인의 결함으로 보지 않고 치료받아야 할 질병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한 국민 대상 홍보가 필요하다. 연구참여자들은 남편의 반복되는 중독문제로 피폐해지어 가는 삶을 견디기 위해 의지할 대상으로 종교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부모의 음주가 일상이었던 성장 과정에서 중독에 대한 무지와 부모와 비교해서 자신의 음주 행동을 축소하거나 왜곡된 해석[10]으로 자신의 음주는 아버지와 다르고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한 연구참여자의 경우 술에 의지하였다. 이에 알코올중독 당사자뿐만 아니라 알코올중독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부모의 음주 문제를 중독으로 인식하고 중독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교육이 제공된다면 자녀의 중독으로 진행됨을 예방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참여자들은 결혼 후 자녀 양육에 있어 자신의 어머니처럼 자녀에게 의지하거나 어린 시절 동생들에게 했던 강압적인 양육방식을 보였다. 그러나, 강압적이거나 의존적인 양육 태도와 변화 없는 아버지의 음주 문제는 부모 자녀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켰고 연구참여자들에게 자녀의 문제행동은 더욱 삶을 위태롭게 하였다. 이는 부모의 알코올중독문제는 자녀가 성인에 이르러서도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결과[6,12]와 일치하였다. 따라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 ACOAs를 대상으로 자녀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긍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12]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모교육 및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
전환점에서 연구참여자들이 아버지와 남편의 중독문제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의미를 찾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가족 내 위태로움에 외부의 도움을 받으라는 가족과 지인의 권유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오게 되면서이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공통으로 중독문제에 대해 도움을 주는 기관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래서 결혼 후 20여 년이 지난 후에 오게 된 뒤 좀 더 일찍 이곳에 왔다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였는데 우연한 기회[2,3]가 아닌 다양한 매체 또는 민 ․ 관을 통한 도움 받을 기관에 대한 정보제공은 가족 내 중독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개입하고 회복하는데 중요한 사회환경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은 처음 센터에 올 때 남편의 음주 문제로 자신들이 센터에 와서 상담 받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고 남편의 음주 문제 해결방법에 대한 요구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센터에 오는 초심자 가족들에 대한 개입 시 현장에 있는 실무자들은 이들을 치료적 환경으로 유입시키는데 중요한 인적자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가족들의 불편함에 대해 공감해주고 중독에 대한 정확한 지식전달과 이들은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기 위한 실무자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센터에서 제공하는 집단 프로그램인 가족치유모임과 알아넌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으나 남편의 중독문제변화와 관계없이 자기 삶을 살아가는 가족들과 만남과 소통은 연구참여자들에게 삶에 대한 위로와 공감을 주었고, 자기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동기를 끌어냈다. 이는 집단치유 프로그램, 알아넌에 참여하는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에게 오랜 기간 참여한 가족들의 경험담과 조언이 초심자의 동기부여에 긍정적[26]이고 남편의 중독문제를 인정하고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회복의 초점을 자신으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준다[4,27,28]는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또한, 본 연구참여자들은 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 센터 실무자, 알아넌 멤버들의 피드백을 통해 현시점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여 삶에 적용해보고 다시 피드백 받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는 알코올중독자 배우자의 위기극복과정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고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중요[28]하고, 자신이 가족 내에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2]임을 알게 되면서 연구참여자들은 중독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자기 삶의 태도를 바꾸겠다고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에게 자기 이야기를 온전히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과 각기 다른 삶에서 일편률적인 방법제시가 아닌 건강한 선택을 위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전문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지만 남편의 중독문제에서 벗어나 자기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동료들의 지지와 피드백이 있는 공동체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은 변화의 내적 동기를 높이고 행동으로 실천하게 하는데 중요한 인적, 환경적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적응 영역에서 연구참여자들은 가장 먼저 그동안 억누르고 소홀히 대했던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존중하면서 자신을 똑바로 들여다보게 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다. 선행연구[25]에서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들이 공동의존에서 벗어나 자아주체성을 회복하는 시작점이 자기인식이라고 한 결과와 유사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가족과 심리적, 공간적 분리를 시도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참여자들은 온전히 남편을 바라보게 되고 자녀의 상처와 아픔을 볼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자녀의 욕구를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자녀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는 부모가 되기 위해 실천하였다. 연구참여자들에게 분리는 관계의 단절이 아닌 가족 내의 건강한 기능이 살아나기 위해 가족 구성원이 중독문제에 의존되지 않고 자기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가려는 방법이었다. 이는 여성 배우자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내면의 회복 기제인 자아주체성 회복[25]과 중독자로부터 분리되어 자신에게 집중하는 인식의 성숙은 회복에 속도를 높인다는[2] 결과처럼 여성 배우자에 대한 개입 시 자기인식과 건강한 분리는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다양한 만남, 중독에 대한 문외한이었지만 남편의 음주와 폭력으로부터 끝까지 자녀를 지켰던 헌신적인 어머니의 존재, 자신의 부정적인 성격으로 생각했던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성격, 주어진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 행동은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중독이 대물림되는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탱하고 이끌어 준 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삶의 재해석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은 대물림에서 벗어나 자기답게 살아가야겠다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는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가 자기에게 초점을 두고 삶을 살아가는 치유과정을 통해 과거의 상처와 고통이라고만 생각했던 경험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되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재해석하면서 현재의 힘듦 또한 의미가 있고, 극복하여 살아갈 힘으로 전환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Frankl [29]이 이야기한 모든 인간에게 삶의 의미가 있고 삶의 의미발견은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매 순간 책임 있고 건강한 선택을 통해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자기답게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원동력이라 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와 같은 논의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ACOAs면서 여성 배우자들의 경우 자기 삶에 초점을 두고 살아가는데 매우 취약하다[30]. 이들은 생애사 면담 과정을 통해 자기 삶을 재해석하고 삶의 의미발견은 공동의존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살아가는데 동기부여가 되고 현실을 살아가는 원동력임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여성 배우자들이 태어난 본연의 자기 모습으로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실존적 의미치료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 둘째, 알코올사용장애는 정신질환 중 유병률이 가장 높으나 서비스 이용률은 가장 낮다[1]. 중독의 대물림을 예방하기 위해 조기개입은 중요하다. 따라서 알코올중독 폐해에 대한 정보제공과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와 중독자의 치료와 함께 가족의 회복과 개입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 전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역사회 치료 세팅의 확대와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알코올중독자 미혼 자녀들을 대상으로 삶의 의미발견을 위한 질적연구와 연구결과를 통해 언급된 가족 대상 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검증을 위한 양적 연구를 후속연구로 제언한다.

결 론

본 연구는 중독의 세대 전이를 예방하기 위한 가족 내의 중요한 타자인 여성 배우자의 출생부터 현재까지 삶에서 자기성찰과 재해석과정을 통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 주었다. ACOAs면서 알코올중독자의 여성 배우자로 살아가는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지탱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은 자녀와 가정이었으며 중독의 대물림을 끊고 자기답게 살고 싶다는 간절함이었다.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주어진 환경 안에서 책임 있는 선택을 하고 중독의 대물림을 끊고 건강한 생활을 하는 것이 삶의 의미라고 하였다. 이 결과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만나는 여성 배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존적 의미치료 프로그램의 개발에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고 여성배우자를 위한 상담 과정에서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동기 강화 치료 세팅에 필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Categories Participant A Participant B Participant C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Age 50 54 56
Education High school graduate High school graduate Elementary school graduate
Marriage Period 26 years 31 years 31 years
Status Separation after living together Living together Living together after separation
Religion Protestant Protestant Catholic
Occupation Job creation program for socially disadvantaged Hospitality industry Leave of absence
Family relations Husband, one son, one daughter Husband, two sons, one daughter Husband, one son, one daughter
CAST-K 21 16 25
Addiction problem Alcoholic (stop drinking for 8 years) None None
Physical disease Breast cancer Backache/Herniated disc None
Recovery activity CAMC Al-Anon A.A. CAMC Al-Anon Gam-Anon CAMC Al-Anon
Family addiction problem ○ (Father) ○ (Father) ○ (Father)
Husband's characteristics Occupation Daily wage laborer Occasional job creation program for socially disadvantaged Carpenter
Addiction Type Alcoholic Alcoholic, gambling Alcoholic
Period 26 years 21 years 30 years
Treatment Outpatient treatment Sometimes (Not on medication) ○ (On medication) ○ (On medication)
Inpatient treatment 1~2 times 10 or more times None
Domestic violence ○ (Verbal abuse, Threat) ○ (Verbal abuse, Threat) ○ (Verbal abuse, Threat)
Current state of recovery Drinking Stop drinking for 1 years Stop drinking for 1 years
Family addiction problem ○ (Father) ○ (Father) ○ (Father)

CAST-K=Korean version of Children of Alcoholics Screening Test, CAMC=Community Addiction Management Center, A.A.=Alcoholics Anonymous.

Table 2.
Integrated Analysis of the Life History in Participants
Frame Classification
Realm of life · Taking care of the family like a young hero
· Fear of losing protection
· Difficulty in express one's feelings and desires
· Failing an effort to find a spouse without addiction problems
· Struggling to protect the family
· Finding someone or something to rely on to endure one's pain
· Facing the problems of the family at stake
Turning point · Seeking help from outside for one and one's children to live
· Realizing that addiction is a disease
· Meeting a role model overcoming addiction problems
· Sharing one's story in the Therapeutic Community
· Becoming aware of one's complex limitations
· Having a desire to stop passing down addiction
· Making a decision to live a different life away from addiction problems.
· Self-awareness to live independently not as a victim
Adaptation · Recognizing and expressing one's thoughts and feelings
· Trying to separate from the family psychologically and spatially
· Making healthy choices more often
· Reestablishment of healthy relationships with the family
· Increased positive experiences with the family
· Reinterpretation of one's life and discovery of the meaning of life
· Practicing to live independently in the past passiv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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