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간호사의 정신질환자 돌봄체험에 관한 해석학적 현상학적 연구

Hermeneutic Phenomenological Study on Caring Experiences of Mental Health Nurses for the Mentally Ill Patients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Acad Psychiatr Ment Health Nurs. 2021;30(3):293-308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1 September 30
doi : https://doi.org/10.12934/jkpmhn.2021.30.3.293
1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Namseoul University, Cheonan, Korea
2Professor, College of Medicine, Soonchunhyang University, Cheonan, Korea
김성의1orcid_icon, 공성숙,2orcid_icon
1남서울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2순천향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Corresponding author: Kong, Seong Sook https://orcid.org/0000-0001-7346-9908 College of Medicine, Soonchunhyang University, 31 Soonchunhyang 6-gil, Dongnam-gu, Cheonan 31151, Korea. Tel: +82-41-570-2488, Fax: +82-41-570-2498, E-mail: kongsun@sch.ac.kr

- This article is a revision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thesis from Soonchunhyang University.

-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Soonchunhyang University Research Fund.

Received 2021 July 13; Revised 2021 August 9; Accepted 2021 September 12.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at understanding the experiences of mental health nurses caring for mentally ill patients.

Methods

Van Manen’s hermeneutic phenomenological method was used to analyze qualitative data. The participants were 8 mental health nurses who worked in hospitals, mental health welfare centers, or psychiatric rehabilitation facilitie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from July 24, 2017, to June 20, 2018.

Results

Eight essential themes emerged: “A body that must endure severe symptoms”, “A hand that cares for the wound”, “Ambivalence in a closed space”, “Making them adapt to the open world”, “Being together and getting close to the patients”, “Going forward, leaning on each other”, “Time to protect even a small light”, and “Becoming a shining star by myself”.

Conclusion

Strategies are needed to cope with patient violence and prevent psychological trauma. Mental health nurses should be trained for empathetic competency to understand symptoms and build trusting relationships. Caring requires respect and love based on humanity. Mental health nurses learn from patients and experience mutual care that grows through self-reflection. Policy support including financial and manpower security is essential to improving the quality of care and preventing exhaustion.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정신건강간호사는 병원과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인이자 정신건강 전문요원이다. 정신건강 전문요원은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일련의 수령과정을 거쳐 자격을 인정받은 자로서, 정신질환자의 사회 적응을 위한 재활 훈련, 생활 훈련, 작업훈련의 업무뿐 아니라 교육, 재활시설 운영, 연구 등을 담당하도록 명시하고 있다[1].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정신건강 전문요원의 누적 인력 현황은 정신건강사회복지사 30.6%,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7.8%, 정신건강간호사가 51.6%로 정신건강간호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2].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정신건강복지센터 30.8%와 재활시설 16.6% 등 지역사회 기관에 더 많이 종사하는 반면, 정신건강간호사는 60% 이상이 정신건강 전문병원이나 국립정신병원 등 정신의료기관과 국공립 기관에 종사하고 있어, 타 전문직과도 차별화된 돌봄을 경험하고 있다[1]. 또한, 이들이 돌보는 정신질환자의 특성과 특수한 업무환경으로 인해, 일반병동에서의 간호업무 양상이나 돌봄 행위와도 상이할 수밖에 없다[3].

정신건강간호사는 병원에서 급성 정신질환자를 돌볼 뿐 아니라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를 비롯한 지역사회 재활 기관에서도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돌봄 대상인 정신질환자는 망상, 환각을 비롯한 사고와 지각, 정서, 행동 등 여러 측면에서의 간호 문제를 가지며, 특히 만성 정신질환자는 현실검증의 장애로 인하여 독립적인 일상생활과 지역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4]. 만성 정신질환자의 경우, 발병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매우 길고, 7년 이내의 재입원율은 73%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5]. 이러한 만성화 과정과 높은 재발률은 가족들의 소진과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하므로,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의 정신재활을 통한 사회복귀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재활 기관으로의 연계율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6]. 이에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사이의 연계와 정신질환자의 인권 보호 측면에서 정신건강간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급성 정신질환자의 입원 치료가 시행되는 종합병원이나 정신건강 전문병원의 경우, 자살, 폭력, 도주와 같은 정신과적 응급상황이 자주 발생하며[7],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정신건강간호사는 정신질환자에게 효과적인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퇴원 후 재활과정에서 환자들은 재활의 실패와 재입원을 반복하고 있으므로[8], 지역사회의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재활시설에 근무하는 정신건강간호사가 제공하는 돌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돌봄이란 간호사가 환자에게 친절과 관심을 가지고 대하는 것을 넘어, 환자와의 상호관계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유지 ․ 향상하기 위해 신체적, 정신적 간호를 제공하는 구체적 행위이다[9]. 간호사의 돌봄 능력은 환자와 관계를 형성하고 의사소통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실제 간호행위로 잘 실현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10]. 정신건강간호사의 돌봄은 환자에게 직접적 간호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환자 인권의 옹호자, 대리 어머니 등의 역할이 강조되어 왔는데[11], 이는 정신질환자와의 상호작용에서 간호사 자신이 치료적 도구로 사용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입원한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의 경험에 관한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고찰한 내러티브 연구에서도, 간호사의 역할이 치료 및 교육뿐 아니라 정서적 지지, 병동의 안전관리 등 매우 복합적이며, 간호사의 자질, 전문적 기술, 환경적 요인과 함께 자신을 치료적 도구로 사용하는 능력이 회복 지향적 돌봄의 핵심이라고 하였다[12]. 따라서 정신질환자에게 진정한 돌봄이 제공되고,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신건강간호사의 돌봄체험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의료기관에서는 일반간호사와 정신건강간호사가 함께 환자를 돌보고 있다. 따라서 일반간호사보다 정신건강간호사가 더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리라 생각되지만, 연구대상자는 정신건강간호사만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이 정신건강간호사 자격을 갖추기 전과 후의 돌봄의 차이를 파악하고자 한다.

정신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주로 대인관계와 의사소통 경험[13,14], 또는 업무 관련 스트레스, 업무 만족도와 업무환경[3,7,8] 등에 관한 주제로 시행되어왔다. 또한, 국외 논문 중에서 정신과 입원 병동에 있는 정신간호사의 돌봄경험을 조사한 연구가 소수 있으나[15,16], 지역사회 정신건강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국외 논문도 정신건강간호사의 업무 특성이나 역할을 중심으로 이루어져[17,18], 간호사의 인력충원이나 정책개선 등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체험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하다.

본 연구에서는 병원과 지역사회에서 근무하는 정신건강간호사를 대상으로 정신질환자 돌봄체험을 파악함으로써, 정신건강간호사가 정신질환자의 증상관리와 사회복귀 과정에서의 돌봄을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로 체험하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그 체험의 의미를 체험하는 몸, 공간, 관계, 시간으로 규명하고자 현상학적 연구방법 중에서도 Van Manen [19]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방법을 선택하였는데, 이는 예술 작품 등 다양한 자료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정신건강간호사의 시각에서 그들이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체험의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탐구하기 위함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정신건강간호사의 돌봄 역할 수행과 적응을 지원하고, 향후 병원과 지역사회 정신건강 현장에서 정신건강간호사가 제공하는 돌봄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 기대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정신건강간호사들의 돌봄에 관한 체험을 탐색하여 그 의미와 본질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연구 질문은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정신건강간호사들의 돌봄체험의 본질과 그 의미는 무엇인가?”로 설정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정신건강간호사들의 돌봄체험의 의미와 본질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Van Manen [19]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참여자는 4개 도시의 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병동, 정신건강 전문병원, 2개의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정신재활 시설에 근무하는 정신건강간호사이다. 4개 도시의 병원 및 재활시설을 편의표집하여 간호부서에 전화로 연구개요를 설명하고, 이를 수락한 8개 기관의 수간호사 또는 팀장을 통해 돌봄체험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참여자를 추천받았다. 참여자 선정기준은 돌봄체험의 본질을 잘 표현해줄 수 있어야 하므로 정신질환자를 돌본 경력이 최소 3년 이상인 자로 하였으며, 연구참여에 동의한 8명을 선정하였다. 다양한 공간과 시간에서의 관계와 경험을 통해 체험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의 병원과 재활 기관들을 선정하였다.

참여자의 연령은 만 30~49세였으며, 평균 40.0세였다. 정신질환자 돌봄 경력은 4~18년으로 평균 12.3년이었다(Table 1). 한편, 참여자가 돌보고 있는 정신질환자들은 청소년, 성인, 노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단명은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 주요우울장애, 알코올 사용장애, 양극성장애 등의 급 ․ 만성질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3. 자료수집

1) 문학과 예술로부터의 경험적 묘사

본 연구에서는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정신건강간호사의 체험을 영화, 수기, 미술작품을 통해 경험적 묘사를 반영함으로써, 돌봄체험에 대한 현상학의 해석학적 글쓰기에 통찰력을 더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한센병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를 소재로 한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대한간호협회의 책 「좋은 간호사 더 좋은 간호」, 주혜주의 책 「마음극장」, 서용선의 그림 「청렴도-절망」을 자료분석에 활용하였다.

2) 자료수집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2017년 7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1차 심층 면담을, 2018년 5월 3일부터 6월 30일까지 2차 심층 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심층 면담은 참여자가 원하는 시간과 편안한 장소에서 시행되었으며, 면담 횟수는 참여자 한 명당 1~2회로 총 12회 이루어졌고, 참여자에 따라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로 평균 2시간 30분 소요되었다. 새로운 자료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자료의 포화상태에 도달하면 면담을 종료하였다.

주요 질문은 ‘질병 상태의 정신질환자를 돌보면서 어떤 체험을 하는지 말씀해 주세요’였다. 면담을 진행하면서 질문이 점점 구체화되었으며, 세부 면담 질문은 ‘정신질환자를 돌보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상황은 언제인가?’, ‘정신질환자를 돌보면서 가장 힘들었던 상황은 언제인가?’,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데 있어 다른 직종과 정신건강간호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정신건강간호사로서의 경력이 쌓여감에 따라 돌봄체험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등이었다. 면담 종료 후 참여자에게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였다. 모든 면담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은 후 녹음기로 녹음하였고, 면담 후 바로 필사하여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현상이 가지는 의미와 본질을 밝히고자 van Manen [19]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우선 면담을 통해 녹음된 자료를 A4 용지 214매 분량으로 필사하였고, 필사한 내용을 여러 차례 정독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파악하였다. 자료가 생생한 현장을 반영하는지와 진실성이 있는지 확인하며 읽었고, 의미가 모호한 부분이 있으면 참여자들에게 전화를 통해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필사본을 반복해서 읽으며 의미 있는 텍스트를 분리하고, 문장의 구조 안에서 그 텍스트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본질을 분석한 뒤,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텍스트끼리 묶어 범주화하였다. 범주화된 문장들의 내용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로 수차례 재구성하는 과정을 가졌으며, 묶인 소주제들을 성찰하여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였다. 참여자가 체험한 구조를 잘 드러내기 위하여 생활세계의 4 실존체인 체험된 몸(lived body), 체험된 공간(lived space), 체험된 타자와의 관계(lived other), 그리고 체험된 시간(lived time)을 중심으로 반성적으로 탐구하고 분류하였으며,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 주제를 개념화하였다. 또한, 연구참여자의 체험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실존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연구자의 경험과 영화, 수기, 미술 작품에서 드러난 주제와 의미가 참여자 진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검토하여 주제를 도출하는 데 반영하였다.

5.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S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였다(No. 1040875-201706-SB-021). 본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에게 직접 연구목적과 방법을 서면과 구두로 설명한 후, 연구에 참여하기를 서면으로 동의한 정신건강간호사를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또한, 본 연구참여를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며, 참여자가 원하는 경우 언제라도 중단할 수 있고 그로 인한 연구대상자의 불이익은 없다는 것, 연구를 위한 관련 자료는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할 것과 연구참여자의 익명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설명하였다. 면담 시 자료가 누락되지 않도록 녹음되고 기록될 것이며, 연구를 위하여 사용된 모든 자료는 연구자 개인의 노트북에 잠금장치를 하여 보관될 것이고, 연구가 종료되는 시점부터 3년간 보관된 후 분쇄하여 폐기할 것임을 설명하였다.

6. 연구의 엄격성과 신뢰성 확보

본 연구에서는 연구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Lincoln과 Guba [20]가 제시한 사실적 가치(truth value), 중립성(neutrality), 일관성(consistency), 적용 가능성(applicability)의 기준에 근거하였다. 첫째, 사실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연구자는 참여자들과 면담시 적극적인 경청의 태도를 가짐으로써 참여자들과 신뢰를 형성하여 정신건강간호사들이 생생한 정신질환자 돌봄체험을 충분히 이야기하도록 돕고 자료가 누락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연구참여자 2명에게 연구분석 결과를 보여주고, 연구자가 기술한 내용이 그들의 체험 그대로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며 참여자 검증을 하여 필요 시 수정하기를 반복하였다. 둘째, 중립성을 높이기 위해서, 연구자가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정신건강간호사의 체험에 대해 갖고 있던 태도나 이미지를 괄호치기하는 과정을 통해 판단중지를 수행하고 참여자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자료로부터 이해를 얻으려는 노력을 하여 연구의 중립성 유지 및 편견 배제를 하였다. 셋째,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주 질문에 집중하여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을 순환적으로 수행하였으며, 질적연구경험이 풍부한 간호학 박사 1인과 간호학 교수 1인에게 지속적인 자문을 받았다. van Manen [19]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분석방법을 엄격히 준수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예술 작품과 참여자의 진술내용을 비교함으로써 작품선정의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넷째, 적용가능성을 높이고자 정신질환자를 돌보고 있는 정신건강간호사를 목적적으로 표집하였다. 즉, 다양한 공간과 시간에서의 관계와 경험을 통해 돌봄체험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4개 도시에 위치한 종합병원과 정신건강 전문병원,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시설에서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또한, 참여자로부터 더 이상 새로운 진술이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정신건강간호사 3인에게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자신의 경험에 적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하였다.

7. 연구자의 준비

연구자는 박사과정에서 질적연구방법론을 이수하였으며, 대한질적연구학회 회원으로 질적연구 세미나에 여러 차례 참석하여 연구방법과 분석방법을 훈련받았다. 또한, 연구자는 정신건강 전문병원 간호사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1년간 총 1,000시간의 정신건강간호사 교육훈련과정을 마치고 2급 정신건강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이 교육 훈련을 이수하는 동안 알게 된 동료 정신건강간호사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그들의 경험을 직 ․ 간접적으로 나누게 되면서 연구 동기가 부여되었다. 또한, 대학교 강사, 교육센터 강사, 지역사회 바우처 강사 등 다양한 업무경험을 통해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나 가족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의 삶의 고충을 들어주고 그들에게 이용 가능한 사회적 지지체계도 연결해주며, 입원 및 치료, 퇴원 후 재활에 대한 상담과 함께 직접적으로 가정방문 간호도 시행한 경험이 있다.

연구결과

1.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정신건강간호사의 돌봄체험에 관한 해석학적 현상학적 반성

연구참여자들의 면담자료에서 밝혀진 정신질환자 돌봄체험은 Van Manan [19]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분석과정에 따라 네 가지 실존체인 체험된 몸, 체험된 공간, 체험된 관계, 체험된 시간에서 8개의 본질적 주제와 27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Table 2).

Essential Themes of the Caring Experiences of Mental Health Nurses for Mentally Ill Patients

1) 체험된 몸(신체성): 심한 증상도 감내해야 하는 몸

(1) 폭력성을 감당해야 하는 몸

참여자들은 조현병 환자의 간호 과정에서 망상이나 환청으로 인해 공격성이 높아졌을 때 폭력을 당할 수 있는 긴장감들로 삶이 점철되어 있다. 또한, 참여자들은 조증 환자들이 입원 초기에 보이는 폭력적인 모습으로 인해 크고 작은 상해를 입기도 한다.

  • 처치실에서 주사액을 재고 있는데, 조현병 환자가 등 뒤에서 폴대로 공격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항상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어요.(참여자 1)

  • 급성 조증 환자의 경우에는 입원 초기에 많은 욕설과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데 환자의 증상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해요.(참여자 3)

(2) 망상과 환청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귀

참여자들은 폐쇄병동에서 망상과 환청으로 인해 현실감이 저하된 조현병 및 조증 환자들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무기력함을 체험하고 있다. 약을 숨기고 투약이 제대로 안 된 환자의 경우에는 환각 증상이 더 심해져서 결국 치료자까지 멀리하며, 치료자와의 소통이 원활해지지 못함에 참여자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 환자가 내가 의사와 짜고 자기를 일부러 여기에 가두었다고 생각한 거죠. 망상을 확고하게 현실이라고 믿고 있어서 간호사가 어떤 말을 해줘도 대화가 되질 않으니 답답할 뿐이죠.(참여자 3)

  • 약도 잘 먹으며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 그 환자가 어느날 “난 정상인이란 말이에요. 언제 날 퇴원시킬 거예요?” 하기에, 보니까 약을 숨기고 먹지 않아서 환청이 점점 심해진 거였어요.(참여자 4)

(3) 환자의 손과 발이 되어 지쳐가는 몸

참여자들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의 기본적인 식사와 세면, 옷 갈아입기, 배변 활동까지 돕는 간병인의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인지력이 저하되어 목적 없는 행동 양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손과 발이 되어 돌봐야 하는 참여자들은, 때로는 밤새 침상 배변 처리하는 고된 일상을 체험한다.

  • 특히나 치매 환자들은 인지능력도 떨어지고 일상생활 능력이 저조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 분들은 간호사가 직접 세면, 샤워, 개인위생, 식사 제공 이런 것까지 다 챙기고 있고요.(참여자 4)

  • 환자가 몇 날 며칠 설사를 계속하는데, 병실에서 밤새도록 설사한 뒷처리를 하느라 육체적으로 힘든 경우도 있었어요. 청소나 환자에 대한 수발도 간호의 일부니까요.(참여자 3)

(4) 기이한 증상도 인내하고 돌보는 손길

참여자들은 지친 병동 생활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자신의 몸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증상에 시달리는 것을 지켜보며 증상으로부터의 불편감을 돕고자 인내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참여자들은 강박증상이나 경련 등 기이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 대해서도 인내하는 돌봄을 체험한다.

  • 환자가 독약을 탔다고 밥을 안 먹겠다고 할 때, 물도 약도 안 먹으려 하면 그 밥을 제가 먹어보기도 해요.(참여자 1)

  • 강박증 환자는 반복 질문 최소 30번, 화장실이나 샤워 들어가면 최소 1시간, 양치하는데도 몇 시간 걸리고... 그걸 기다려줘야 하고, 많은 것에 답변해 줘야 하고.(참여자 3)

  • 물을 많이 마시면 경련이 일어나는 환자도 있었는데, 물을 못 마시게 했더니 화장실 물을 수도꼭지에 대고 먹고, 이상한 소리가 나서 가보면 벌써 경련을 하고 있죠.(참여자 4)

2) 체험된 몸(신체성): 생채기를 다독이는 손

(1) 측은지심으로 아리는 가슴

참여자들은 환자의 환청, 망상, 강박증과 같은 증상으로 지쳐있다가도 환자가 부모 또는 누군가의 학대나 방임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측은지심으로 마음 아파하며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초발 환자의 경우, 환자나 가족이 질병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불안한 마음을 이해하며, 환자에게 안쓰러움을 느낀다.

  • 환자의 히스토리를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면 ‘정말 아팠겠구나’하는 게 느껴지기도 하죠. 한 청소년 환자는 되게 반응도 느리고, 지능도 좀 낮고, 자폐적인 아이라 교류를 못 하는데, 선생님과 친구들이 맨날 때리고 그랬대요. 그래서 세상으로부터 차단해서 혼자만의 세계에서 살았던 거예요.(참여자 7)

  • 초발 대상자나 가족분들은 질환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고, 마음이 힘들 수밖엔 없는데 그럴 때 환자가 굉장히 안쓰럽게 느껴지죠.(참여자 6)

(2) 공감하며 손잡아주기

참여자들은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과정에서 향상된 공감 능력으로 환자의 증상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려 애쓰고 있다. 환자의 입장이 되어 그 고통을 느껴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러한 공감이 어느새 환자의 마음에 닿아 그가 도움을 청하려 손을 내민다. 참여자들은 그 손을 잡아주며 환자와 동행하는 돌봄을 체험한다. 서용선의 그림 「청렴도-절망」에서는 물에 빠진 사람이 수면 위로 간절하게 도움을 청하며 뻗은 손이 그려져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참여자들도 정신질환자들이 절망 속에서 내미는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면서 돌봄 관계가 시작된다.

  • 환자가 망상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할 때 처음엔 공감이 안됐죠. 그래도 이해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어요. 환자가 얼마나 힘들면 저런 망상을 가지겠나 하면서. 이런 공감 능력은 정신건강간호사 수련을 받고 나서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참여자 1)

  • 심한 우울증으로 밥도 안 먹으려 하고 아무것도 안 하려는 환자가 있었는데, 입원 전 상황을 알고 보니 너무 딱하고 나라도 그랬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환자한테 그렇게 말해줬더니 처음으로 절 보고 미소를 지었어요.(참여자 3)

3) 체험된 공간(공간성): 폐쇄된 공간에서 느끼는 양가감정

(1) 폐쇄병동 속의 안쓰러움

폐쇄병동의 열악한 환경과 강제입원이라는 상황에서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참여자들은, 제약된 환경을 간호사가 바꿀 수는 없기에 환자에 대한 안쓰러움을 느낀다. 자유를 구속하고 활동을 제한하는 폐쇄된 공간에서, 열악한 환경과 식사로 환자들이 신체적인 불편함보다 정신적 고통을 받는 것에 더욱 연민을 느끼고 있다.

  • 철창이 있는 폐쇄병동. 면회를 오거나 외부 사람들이 오갈 때, 문 주변을 서성이며 병동 밖을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는 환자들을 보면 오랫동안 폐쇄병동에 갇힌 답답함이 오죽할까 싶습니다. 불편한 잠자리, 제한된 공간. 나라도 그들보다 더 미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참여자 1)

  • 경영자가 이윤을 내려고 병실 내 환경과 식사가 너무 열악해요. 왜 감방보다 못한 환경 속에서 아무 잘못도 없는 환자들을 이렇게 돌보아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참여자 2)

(2) 격리와 강박을 시행하는 괴로움

참여자들은 환자가 공격성을 보일 때 자해, 타해의 위험성 때문에 치료적 의미에서의 격리와 강박을 시행할 수밖에 없지만, 과연 이것이 치료적인지에 대한 의문과 환자에 대한 안쓰러움을 느낀다. 의사는 오더를 내릴 뿐이지만, 강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것은 간호사의 몫이므로 괴로움을 감내하고 있다.

  • 자해나 타해 위험이 있을 때 격리 강박을 시행하면 일단 우리 몸은 편하죠. 위험을 제거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그렇게 고립된 곳에서 혼자 있는 환자는 과연 치료적인 건가? 이게 최선일까? 혼란스러워요.(참여자 1)

  • 주치의는 그냥 오더만 내리고 “또 들어갔어?” 이렇게 얘기하고 끝인 거예요. 수시로 감시하고 돌보는 우리만 힘든 거죠. 우린 묶으면서도 발버둥 치는 환자를 보면 안쓰럽죠.(참여자 4)

(3) 가족마저 버린 환자를 보듬기

참여자들은 환자의 가족들이 환자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외부에 숨기거나 배척해온 것을 목격한다. 환자들은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단절되고 입원 후 보호자들과 통화조차 어려운 상황에 있으므로, 참여자들은 그런 환자들을 보듬어 안으며, 때론 환자의 보호자 역할까지 하게 된다.

  • 10년 이상씩 질병을 앓다 보니 보호자들도 힘들어서 우리한테 떠넘긴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때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치료자를 넘어서 보호자 역할까지 하게 되죠.(참여자 1)

  • 보호자가 연락 안 받고 환자 전화번호를 무조건 수신거부 해버린 상태여서 우리한테 자꾸 전화를 부탁하는 거예요. 어떤 때는 간호사 개인 핸드폰으로 해주기도 해요. 공과 사의 경계를 그으려고 노력하지만, 일단 가족에게 버림받은 환자 마음을 헤아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싶어서.(참여자 4)

(4) 갈 곳을 찾아주지 못한 미안함

퇴원명령은 났으나 정작 갈 곳이 없는 환자들을 적절한 시설로 보내지 못하면 결국 행려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환자들이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재활을 해야 하나, 참여자들은 가족이나 지역사회로의 연계가 부족한 현실에 화가 나기도 하고,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다.

  • 환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활, 사회로의 복귀, 경제적인 안정, 이런 것인데, 사실 병원에선 최선을 다하지만 연계가 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중략) 심판위원회에서 퇴원 명령이 난 환자 중에서 갈 곳이 없는데 심판위원회에서는 무조건 내보내래요. 속이 터지죠.(참여자 1)

  • 행려 환자나 무연고자는 퇴원해서 갈 곳이 없어요. 결국에는 다시 행려 생활이죠. 환자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화가 나요.(참여자 5)

4) 체험된 공간(공간성): 열린 세상에서 적응하게 함

(1) 지역사회로 이끌어내기

참여자들은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과정에서 폐쇄병동에서의 장기 입원보다는 급성 증상이 줄어들면 지역사회에서의 재활이 중요함을 배우고 체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만성 환자를 퇴원시켜 지역사회 시설로 보내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사와의 일관된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고, 병원과 센터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또한, 퇴원 후 재활을 하다가도 중간에 포기하려는 환자들을 계속 격려하며 재입원하지 않도록 돕고 있다.

  • 서울, 경기 지역 병원에서는 지역사회랑 함께 가겠다는 마인드가 있는데, 제가 근무하는 지역은 아직 폐쇄적이더라고요. 우리 센터에서 병원에 홍보 리플릿을 보내기는 하는데, 연계가 원활하지는 않아요.(참여자 5)

  • 저는 퇴원시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병원장님이 ‘저 환자는 사회로 나가는 것보다 저렇게 지내는 게 좋은거다.’하면서 오히려 병원에 오래 입원시키려 할 때 좀 답답했죠.(참여자 4)

  • 1, 2년 센터에 나오다가도 서서히 안 나오기 시작하면 회원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야 해요. “뭐가 하고 싶은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고민에 대해 끊임없이 자극을 주면서 권고를 하죠.(참여자 7)

(2) 사회화를 지속적으로 돕는 공간

참여자들은 약물을 거부하거나 증상조절이 어려운 환자의 상황을 고려하여 약물복용과 증상조절에 힘쓰며, 환자를 사회로 내보내기 위한 준비 단계의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화 훈련을 통하여 외부 활동을 거부하는 환자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환자와 간호사가 평상복을 입고 함께 지역탐방을 나가기도 하는 등 사회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 발병한 지 얼마 안 된 경우에 약을 안 드시려고 하거나, 만성 환자들은 약은 잘 드시는데 증상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경우엔 사회화 이전에 약 복용을 통한 증상조절이 우선되어야 해요.(참여자 5)

  • 처음에는 외부 활동을 거절하고 전혀 못 하셨던 분을 일주일에 한 번씩 가까운 거리부터 동행해주고, 조금씩 늘리다 보니 지금은 두려움이 줄어든 분도 있어요.(참여자 8)

  • 회원들이랑 똑같은 옷을 입고 지역탐방 나가면 회원들이 참 좋아하시죠.(참여자 6)

(3) 삶의 터전으로 복귀한 환자를 지지하는 곳

지역사회에서 지내고 있는 환자들은 일상생활의 적응과 취업에 관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참여자들은 환자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며 지지하고 있으며, 대상자의 취업 현장에 방문하거나 주 1회 지속적으로 만나 힘든 점을 경청하고 적절한 휴식을 권고하는 등 적극적인 지지와 개입으로 그들의 지역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 어떨 때는 술을 먹고 센터에 와서 울고불고 신세 한탄을 할 때가 있어요. 퇴원해서 살아보니 막상 만만치 않은 거죠. 이렇게라도 하소연하고 풀 수 있도록 우리가 받아줘야 하는 것 같아요.(참여자 5)

  • 주유소에 취직한 후부터 술을 먹기 시작했대요.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상담을 했어요.(참여자 6)

  • 취업을 시키고 나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힘든 것들을 들어줬죠. 그만둔다고 하면 쫓아가서 며칠 쉬게 해주고, 효율적으로 도와주고 하면서 엄청난 개입을 1년동안 했어요. 지금은 일을 잘 유지하고 계세요.(참여자 7)

5) 체험된 관계: 다가감으로 함께하기

(1) 두려워할 때 옆에서 바라보기

참여자들은 환자가 불안이나 두려움을 경험할 때 옆에 함께 있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체험한다. 타인과 고립되어 지내고 치료자와의 접촉도 거절하는 환자라 할지라도 자주 다가가 관심을 보이면 다른 직역의 치료자보다 간호사를 신뢰하게 된다. 지역사회 현장에서도 환자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간호사가 동반자처럼 함께 하는 것이 그들의 적응을 돕는 방법이다.

  • 두려워할 때 환자 옆에 있어 주니까 증상이 줄고 안정기로 접어들었어요. 호전되고 나니까 환자분이 그 일을 기억하더라고요.(참여자 1)

  • 남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치료자에게조차 간섭받기 싫어하는 환자였는데, 간호사가 한결같은 모습으로 다가가 따뜻하게 대하니까 나중에는 간호사를 제일 믿더라고요.(참여자 2)

  •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관계 맺기나 사회활동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동반자처럼 함께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게 바로 간호사인 것 같아요.(참여자 6)

(2) 편견을 버리고 보살피기

참여자들은 처음 정신과에서 일하게 될 때 환자에 대해 많은 편견이 있었으나, 정신건강간호사 수련을 받은 후 증상을 가진 아픈 환자일 뿐이며, 나와 똑같이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참여자들은 이처럼 환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돌봄의 시작임을 체험한다.

  • 처음에는 환자의 행동을 보고 ‘왜 저러지?’ 생각했는데, 정신건강간호사 교육을 받고 나서는 질병의 특성과 장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걸 알았어요.(참여자 7)

  • ‘아, 이 사람들도 똑같구나. 다 같은 감정 느끼고 즐거워하고, 그런 똑같은 사람들인데 조금 많이 아플 뿐이구나.’ 그런 느낌을 받아서...(참여자 4)

  • 정신건강간호사는 편견을 버리고 환자도 결국엔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더 잘 보살필 수 있는 것 같아요.(참여자 3)

(3) 진심으로 믿어주고 기다려주기

정신질환자들은 생각이 경직되어 있고, 받아들이는 데 오래걸린다는 것을 알기에, 참여자들은 환자가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환자가 변화될 수 있음을 믿어주는 것이 궁극적인 변화와 회복을 가져오는 돌봄임을 체험한다.

  • 생각도 많이 경직돼 있고, 받아들임이 아무래도 되게 느린데, 그 환자를 지켜봐 주고 믿어주는 것이 환자한테 얼마나 많은 힘이 되는지 알 것 같아요.(참여자 1)

  • 환자가 불안하다든지 증상이 있을 때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거거든요. 그럴 때는 환자를 믿어주고 정말 언니처럼 안아서 달래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환자는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아요.(참여자 3)

(4) 가족처럼 사랑하기

퇴행이나 위축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 신체적인 자가간호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다른 환자들과의 소통도 거의 없으므로 매우 많은 돌봄의 손길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이처럼 위축된 환자들을 돌봄에 있어서는 특히 엄마나 이모 같은 마음으로 헌신적인 사랑이 필요함을 체험한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수녀님들이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에서도 ‘내가 낳은 자식들도 나는 그렇게 못 키우는데, 환자들 상처도 맨손으로 만지고’라는 대사에서 환자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의 돌봄이 드러나 있다. 비록 영화 속 간호사들이 돌본 사람은 정신질환자가 아닌 한센병 환자이지만 참여자들의 돌봄과 그 본질은 닮아있다.

  • 환자들이 위축되어 있어서 스스로 씻거나 자신을 표현하지도 못하니까, 엄마처럼 무조건적으로 따뜻하게 대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해요.(참여자 2)

  • 엄마 같은 마음, 이모 같은 마음으로 챙겨주다 보니까 환자도 조금씩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러면서 점점 병식도 생기는 것 같아요.(참여자 3)

  • 지금은 친구 같고, 가족 같고... 또 단호할 때는 상당히 단호하게 안 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해요.(참여자 8)

6) 체험된 관계: 서로 기대어 나아가기

(1) 디딤돌이 되어 홀로 서도록 돕기

참여자들은 환자가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적응해 나가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그러한 변화과정에 디딤돌이 되어주는 것이 정신건강간호사의 역할임을 깨닫는다. 환자가 퇴원할 때, 취업하고 적응할 때, 중간에 증상이 심해져서 재입원이 필요할 때 등 환자의 홀로서기 과정에서 필요한 자원이나 기관과 연계해주고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 환자가 퇴원하고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해할 때 거주지 근처의 시설들을 알아봐 주고 인터넷 자료도 찾아줬어요.(참여자 1)

  • 돈을 벌 수 있어야 진정한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며 카페에 알바를 시작했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제가 인사하는 법부터 일일이 지도하며 격려한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죠.(참여자 7)

  • 제가 취업하시도록 도와 드렸는데, 잘 적응해서 돈을 벌기 시작하고, 지금 6개월째 주택청약 저축을 하고 있어요.(참여자 8)

(2) 환자 가족까지 끌어안음

가족들이 환자의 전조증상을 알고, 증상이 악화되는 상황을 파악해야 치료의 연장 선상에서 환자의 사회복귀와 일상생활을 성공적으로 도울 수 있으므로, 참여자들은 가족 교육을 중요시한다. 이들은 환자 돌봄 계획에 가족을 포함하고, 때로는 가족구성원의 문제를 상담하고 지지함으로써 환자의 재발예방과 회복에 도움이 됨을 체험한다.

  • 가족들도 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야 환자의 전조증상을 알아채고 재발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어요. 그래서 가족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고 시행합니다.(참여자 1)

  • 환자 보호자도 저희가 치료해줘야 하는 것 같아요. 보호자는 두려움, 사랑, 애증, 이런 것들이 뒤섞여서 지지와 격려가 환자의 가족들한테도 필요한 것 같고요.(참여자 2)

7) 체험된 시간: 작은 빛이라도 지켜내는 시간

(1) 편견과 두려움으로 시작된 만남

참여자들은 처음 급성기 정신질환자들을 접했을 때는 심한 증상과 과잉행동으로 인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환자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환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물론 경력이 쌓인 후에는 이것이 편견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된다.

  • 증상 때문에 가끔 두렵기는 하죠. 다칠까봐...(참여자 4).

  • 정신질환자는 뭔가 일반 사람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처음엔 있었죠. 그러다 보니 환자 개개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가 힘들었죠.(참여자 5)

  • 처음 정신과에서 일할 때는 ‘이미 만성화됐으니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건 요거밖에 안 돼!’ 이런 마음으로 가족이나 대상자를 만나기도 했었지요. 생각을 정해놓고... 시간이 지나고서야 편견이란 걸 알았지만요.(참여자 6)

(2) 알고 싶어 다가가기

환자들의 아픔은 신체적일 수도 정신적일 수도 있는데, 그것에 대해 먼저 알아야 환자를 도울 수 있다. 그러나 정신질환자들은 타인을 신뢰하거나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으므로, 참여자들은 먼저 다가가 라포를 맺고 그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돌봄의 첫 단계임을 체험한다.

  • 사생활에 대한 질문은 처음에는 조심스럽고 환자도 드러내기를 힘들어하죠. 프로그램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기회가 생기고, 환자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차렸다고나 할까?(참여자 2)

  • 가정 내에서의 위치나 지지체계, 그리고 학교생활, 직장생활 등 모든 일상에 있어서 관심을 가져주고 환자 특성이나 성격도 파악해야 하죠.(참여자 3)

  • 환자들은 관계를 맺는 데 미숙하니까 간호사가 다가가려고 노력해야 해요.(참여자 7)

(3) 회의감으로 얼룩진 시간

참여자들은 돌보던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어 재입원하는 경우 매우 안타까움을 느끼며 환자에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다. 또한, 사회에 잘 적응하기를 바랐던 환자가 자살을 시도하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일들은 간호사에게도 큰 상처를 남기며 평생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다. 주혜주의 「마음극장」에서도 병동에서 산책을 나갔다가 투신했던 환자를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싸하게 아려온다고 적힌 대목은 참여자들의 돌봄을 떠올리게 한다.

  • 가족이나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증상 재발로 인해서 다시 입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더욱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좀 더 정서적인 지지를 해주게 되고요.(참여자 2)

  • 증상이 회복되지 않아 자꾸 죽으려고 자살이나 자해를 시도하거나 자살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거나 그럴 때가 가장 힘든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 일은 평생 잊을 수 없어요.(참여자 3)

8) 체험된 시간: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어감

(1) 숙련된 전문가를 향해 나아감

참여자들은 정신건강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임상 경력이 쌓이면서 다른 정신건강 전문요원에 비해 증상과 약물의 부작용을 구별하거나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방법, 환자를 치료에 개입시키는 방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숙련됨을 경험한다. 참여자들은 이를 위해 심층 면담과 컨퍼런스 참여, 스터디 등 숨은 노력을 하고 있다.

  • 제 소견으로는 이 환자의 불안은 질병이나 환경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약물로 인한 거였는데 그걸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었고... 제가 주치의와 상의해서 약물을 조절하고, 환자분이 금방 좋아졌죠.(참여자 1)

  • 시간이 흐르면서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가 뭐고, 어떤 얘기를 해줘야 이 환자가 좀 더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환자당 20~30분씩 면담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따로 공부도 많이 하고 컨퍼런스에도 꼭 참여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참여자 3)

(2) 의미를 발견하고 함께 나눔

참여자들은 환자가 소소한 것에 집착하거나 망상을 보일 때 처음엔 증상으로만 치부하였으나, 점차 환자와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그의 입장에서 증상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이 환자로 하여금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되는 것을 체험하고 환자-간호사 간의 진정한 교감도 가능하게 한다.

  • 어떤 환자분이 일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다가 위기가 찾아왔는데, 왜 저런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지 이해는 안 됐지만 그래도 힘을 주고 싶었어요. 가장 큰 힘이 된 건 환자 입장에서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써준 것. 그것이 환자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았어요.(참여자 5)

  • 조금씩 변화하는 것들을 찾아내고, 찾아낸 것을 환자와 함께 의미를 나누다 보면 환자의 눈빛도 반짝거리면서 뭔가 진정한 교감이 되는 것 같아요.(참여자 7)

(3) 스며든 자신의 변화와 조우하기

참여자들은 자신이 돌봄 제공자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환자를 통해 자신이 돌봄을 받는 체험을 한다. 즉, 돌보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자아성찰을 경험하고, 성장해 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이전의 자신은 남을 배려하거나 이타적인 모습이 아니었는데, 누군가를 이해하는 힘이 생기면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과의 관계도 편안해지는 것을 체험한다. 대한간호협회에서 대한민국 간호 30인의 이야기를 담은「좋은 간호사 더 좋은 간호」에서도 ‘돌보고 돌봄 받으며 인간이 인간다워진다’라는 구절은 환자를 돌보며 간호사 자신도 치유 받음을 드러내고 있다.

  • 환자를 존중해주는 게 내 자존감에도 깊숙이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나도 어떤 면에서는 환자들한테 돌봄을 받는구나.’ 간호사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그런 성찰을 하기도 하는데.(참여자 1)

  • 원래는 인내심이 많거나 남을 배려하거나, 이타적인 사람이 아니지만, 제가 다른 과에 근무할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그런 경험을 한 거죠. 환자를 통해서 성장하는 거 같아요.(참여자 2)

  • 예전에는 엄마가 잔소리하면 ‘왜 나한테 잔소리해!’ 했었는데, 이제는 ‘엄마가 힘들구나.’ 하면서 마음을 이해해주고, 주변 관계도 더 편안해졌어요.(참여자 7)

(4) 간호사라는 이름의 꽃을 피워냄

참여자들은 사회복지사나 임상심리사에 비해 환자의 감정 읽기나 공감을 통해 안정을 찾도록 돕는 엄마 같은 역할, 즉 마더링(mothering)을 간호사가 더 잘할 수 있음을 체험한다. 또한,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과정을 통해 약물치료에 대한 식견까지 더해져 통합적으로 환자를 이해할 수 있는 것도 간호사의 강점임을 깨달으며, 이는 더욱 자신감 있게 간호를 수행하는 원동력이 된다.

  • 의사나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가 저희와 같은 목표로 치료를 하지만, 마더링의 역할은 간호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인 것 같아요.(참여자 2)

  • 간호사는 특히 약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환자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참여자 8)

  •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니까 교육자, 부모 역할 등 지역사회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고요. 책임감도 많이 느끼지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뿌듯해요.(참여자 5)

2. 정신건강간호사의 정신질환자 돌봄체험에 관한 해석학적 현상학적 글쓰기

참여자들은 환자의 급성 증상으로 인한 폭력성 때문에 상해를 입기도 하고 분노나 우울을 경험한다. 또한, 망상과 환청이 심한 환자와는 소통이 되지 않아 무력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자가간호가 어려운 환자의 경우, 식사부터 배변까지 돕느라 환자의 손발이 되어 신체적인 고단함을 느끼기도 하며, 때로는 강박증이나 경련 등의 기이한 증상을 감내하면서 자신이 환자의 치료를 위한 도구가 되어감을 체험한다. 정신질환자들을 처음 돌보기 시작했을 때는 정신건강간호사의 수련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일반간호사로서, 이러한 증상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환자를 자신의 잣대로 보고 한계를 그으며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수련을 받고 경력이 쌓이면서 그것이 자신의 편견이었음을 고백한다.

참여자들은 환자가 학대의 피해자임을 알게 되거나 가족마저 환자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연락을 단절한 사실을 마주하게 되면, 환자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마음 아파한다. 이처럼 환자의 과거력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측은지심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공감 능력은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후에 더 향상되었다고 말한다. 정신건강간호사는 다른 직역의 치료자들보다 가장 가까이서 환자를 돌보므로, 연락을 받지 않는 보호자에게 간호사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주기까지 하며 환자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한다. 환자에게는 간호사가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내 편이 되어준 것이다. 열악한 환경의 폐쇄병동에 오랫동안 갇혀 지내는 환자들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며, 때로는 공격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격리와 강박을 시행하면서도 그것이 최선인지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안전에 대한 치료의 원칙에 따라 처방만 내리는 의사와는 달리, 환자에 대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도덕적 고뇌가 깊어진다.

한편, 타인을 믿거나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을 돕기 위한 첫 단계가 환자에게 다가가 라포를 맺고 그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라고 참여자들은 믿고 있다. 환자가 불안이나 두려움을 경험할 때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며, 때론 망상과 위축으로 치료자마저 거절하는 환자에게도 자주 다가가 관심을 표현하면 다른 치료자보다 정신건강간호사를 가장 신뢰함을 체험한다. 또한, 편견을 버리고 정신질환자도 아픈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하나의 인격체로 대할 때 진정한 돌봄이 시작된다. 이는 일반간호사일 때보다 정신건강간호사의 수련 과정을 거친 후에 더욱 두드러진 돌봄의 차이이다. 환자가 변화될 수 있음을 진심으로 믿어주고, 회복 과정이 더디지만 기다려주는 노력은 어느새 환자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회복으로 이끈다. 참여자들은 환자의 입장에서 증상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마치 엄마 같은 마음으로 환자를 가족처럼 돌보다 보면 환자도 이에 고마움을 느끼고 점차 병식이 생기는 것을 목격한다. 결국 헌신적인 사랑이 없이는 환자의 치료도, 회복도 불가능함을 체험한다.

참여자들은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과정을 통한 지식과 깨달음으로 지역사회에서의 재활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병원의 경영자인 의사와의 의견 불일치나 지역사회 기관의 부족으로 연계가 어려워서, 퇴원 후 갈 곳을 찾아주지 못하는 환자들도 종종 있는데, 이들이 행려 생활로 돌아갈 때 큰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느낀다. 퇴원 후 자살을 시도하여 사망하는 환자들을 보며 참여자들은 큰 상처를 받기도 한다. 지역사회시설에 연계된 환자들 역시 약물복용을 중단하여 재입원하거나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 하여 사회 적응에도 실패하므로, 지역사회 기관에 근무하는 참여자들은 환자가 증상을 조절하도록 돕고 조금씩 밖으로 이끌어내 사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또한, 환자가 어렵게 얻은 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현장에 방문하여 상담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환자가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자원을 연계해주고, 가족이 환자의 사회복귀를 도울 수 있게 가족교육에도 정성을 쏟는 등 정신건강간호사들은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체험은 참여자들에게 힘들고도 긴 여정이지만, 수련을 받고 임상 경력이 쌓이면서 치료에 대한 다양한 비법을 터득하고 심층 면담이나 컨퍼런스 참여 등 숨은 노력을 통해 점차 숙련된 전문가가 되어간다. 사회복지사나 임상심리사에 비해 어머니 같은(mothering) 역할과 약물 지식을 바탕으로 한 통합적 이해를 하는 것이 정신건강간호사의 강점이라는 자부심으로, 자신감 있는 돌봄을 제공하며 전문적 영역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오히려 환자로부터 배우고 자아성찰을 함으로써 성장하는 자신을 만나게 되는 것은 돌봄체험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논 의

본 연구에서는 Van Manen [19]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방법으로 살펴본 정신건강간호사의 정신질환자 돌봄체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첫 번째 주제인 ‘심한 증상도 감내해야 하는 몸’에서는 참여자들은 정신질환자 돌봄 과정에서 폭력으로 상해를 입기도 한다. 선행연구에서는 급성 정신과 병동 의료진 중 24~80%가 폭력을 경험하였으며, 폭력 피해자의 7.5~33%가 불안, 우울 등의 심리적 증상을 경험하였고, 간호사의 26%가 상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하였다[21]. 이러한 폭력은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으로 이어져 간호사의 감정적 소진과 비인격화, 비효율성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17]. 그러므로 정신건강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인 외상과 공감피로에 대한 선행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폭력에 대한 대처행동과 인식을 향상시키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지지체계 강화와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자가간호가 어려운 환자들의 신체적 간호를 수행하면서 고단함을 경험하였다. 선행연구에서도 정신건강간호사들은 개인위생, 영양, 수면 등의 신체적 간호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데, 이는 신체적으로 힘든 업무이지만 오히려 환자와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16]. 참여자들은 강박증상이나 경련 등의 기이한 증상도 인내하며 돌보고 있는데, 선행연구에서도 강박증상은 불안이 감소될 때까지 무한 반복되는 특성 때문에 간호중재를 방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12]. 따라서 정신건강간호사는 신체적 간호나 기이한 증상에 대한 간호도 돌봄의 일부임을 인정하며 환자와의 관계형성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주제인 ‘생채기를 다독이는 손’에서 참여자들은 환자가 학대의 피해자임을 알게 될 때 측은지심을 느끼며, 심한 증상들도 이해하고 공감하려 애쓰다 보면,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체험을 한다. Oh 등[13]도 정신간호사가 환자의 감정을 지각하고 공감하면 환자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과 이해받는 느낌을 가지며 간호사를 신뢰하게 된다고 하였다. 참여자는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과정을 통해 공감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하였지만, 환자와 라포를 맺는 중요한 기술인 경청과 공감에 대한 훈련과정이 미흡한 상태이므로, 정신건강간호사 교육과정에 보다 체계화된 훈련과정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환자에 대한 측은지심에서 공감이 비롯됨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직 선행연구에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측은지심이나 연민에 관한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정신간호사의 업무경험을 탐색한 연구에서는 ‘개인의 삶의 역사에 동행하기’라는 주제에서, 간호사는 환자가 살아온 생애 안에서 현재의 문제가 드러난 맥락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3]. 이러한 노력이 곧 측은지심과 공감적 이해를 가져오고, 보다 확고한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고 본다.

세 번째 주제인 ‘폐쇄된 공간에서 느끼는 양가감정’에서는 열악한 폐쇄병동의 환경과 강제입원으로 자유를 구속당하는 환자에 대한 안쓰러움과 격리와 강박을 시행해야만 하는 간호사로서의 내적 갈등을 경험하였다. 정신간호사의 돌봄경험에 대한 선행연구에서도 환자에게 신체적 구속을 적용하는 역할을 맡을 때 간호사는 두려움과 갈등을 경험한다고 하였으며, 비자발적 입원이나 격리 및 강박은 환자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안전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하였다[22]. 그러나 환자를 강박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제거되었을 때 도덕적 관점에서 즉각적인 강박 해제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23]. 또한, 참여자들은 가족에게 버림받은 환자의 보호자 역할까지 맡기도 하였는데, 이는 정신건강간호사가 환자의 옹호자이며 가족이 환자를 이해하고 돌볼 수 있도록 교육할 책임이 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11]와 같은 맥락이다. 정신질환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처지에 있으므로, 간호사가 환자의 가족보다 더 환자의 편이 되어주는 돌봄이 필요하다고 본다.

네 번째 주제인 ‘열린 세상에서 적응하게 함’에서 참여자들은 급성 증상이 감소된 환자들에게는 사회복귀를 위한 재활 과정이 중요함을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어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퇴원기준에 대한 타 의료진과의 의견 불일치가 있거나 재활 시설과의 연계가 어려워 퇴원 후 행려 생활로 돌아가는 환자들에 대해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정신건강 복지에 관한 법률은 ‘탈원화’를 위한 방향으로 모색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신질환자들은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제공받는 형태보다는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6]. 특히 퇴원 결정 과정에서 타 의료진과의 의견 불일치는 전문직으로서의 윤리의식과 현실적인 병원 경영 및 정책 사이에서 간호사에게 도덕적 고뇌를 느끼게 하며, 이로 인한 좌절감과 괴로움은 이직을 초래할 수 있다[24]. 따라서 지역사회 재활 시설에 환자가 연계될 수 있도록 시설의 확충 및 체계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지역사회에 연계된 환자들의 경우, 참여자들은 증상관리와 지속적인 사회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취업 현장에 방문하여 환자를 상담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Assertive Community Treatment (ACT) 모델 등을 기반으로 한 사례관리의 효과가 입증되어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재정 및 인력의 부족으로 실제 수행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6]. 기초정신 건강복지센터와 정신재활 시설에서의 사례관리를 위한 예산을 확대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정책지원을 통해 만성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를 돕는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소진을 예방해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 주제인 ‘다가감으로 함께하기’에서 참여자들은 불안해하는 환자 옆에 있어주고 위축된 환자에게도 자주 다가가 관심을 표현하면 환자는 간호사를 신뢰하며 라포가 형성된다. 물론 망상이나 환청 등의 급성기 증상이 심한 경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나, 환자는 간호사로부터 관심이나 세심한 배려를 받았다고 느낄 때 간호사를 신뢰하며 의존하게 된다[25]. 또한, 참여자들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할 때 진정한 돌봄을 체험하였는데, 선행연구에서도 간호사가 환자 옆에 있어주는 것이 곧 그들을 존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간호사-환자’ 관계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 친밀한 관계 형성과 지지적인 돌봄을 가져온다고 하였다[26]. 참여자들은 일반간호사일 때 환자에 대한 편견을 강하게 경험하지만 수련 과정 후에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한층 넓어지면서 질병을 가진 인격체로 존중할 수 있게 되므로, 이러한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변화될 수 있음을 진심으로 믿어주고, 가족처럼 보살피는 헌신적인 사랑이 환자를 회복으로 이끈다는 것을 체험한다. 선행연구에서도 이란의 정신간호사들은 어떤 보상이나 감사에 대한 기대 없이 환자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궁극적인 돌봄이 이루어짐을 체험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16]. 이는 인간 돌봄에 있어 인본주의-이타주의를 강조한 Watson [27]의 이론과 같은 맥락으로, 이타주의가 단순히 타인의 이익을 위한 사심 없는 희생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 형성과 소통이 어려워 가족마저 돌보기 어려운 정신질환자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정신건강간호사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헌신과 사랑의 돌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여섯 번째 주제인 ‘서로 기대어 나아가기’에서 참여자들은 지역사회에서 환자가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취업이나 증상관리, 재입원 과정에 자원이나 기관을 연계하는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가족 교육이나 가족과의 연대를 통해 환자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 있다. 선행연구에서도 가족의 요구를 조율하며 가족을 환자 치료의 중요한 자원으로 보고 중재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3]. 또한, 정신질환자의 치료는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므로 정신건강간호사를 포함한 전문요원들의 인력 확보와 지역사회 정신건강 전달체계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 정신건강을 위한 전문인력 수급의 부족과 과도한 행정업무, 기관 간의 연계 부족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으므로[8], 정신질환자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에 관한 대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일곱 번째 주제인 ‘작은 빛이라도 지켜내는 시간’에서 참여자들은 처음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환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으나, 점차 먼저 다가가 라포를 맺는 것이 돌봄의 시작임을 체험한다. 그러나 퇴원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거나 재입원하는 환자를 보며 상처를 입고 무력감을 경험한다. 선행연구에서도 정신건강간호사는 잦은 재발과 재입원을 반복하는 환자를 보며 돌봄의 한계와 무력감을 자주 느낄 뿐만 아니라 자살이나 폭력과 같은 정신과적 응급상황으로 인해 일반병동의 간호사보다 더 많은 업무 긴장과 소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8]. 이는 적극적 돌봄과 중재 의지를 감소시키고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들므로[9], 특히 신규 간호사들이 겪는 돌봄의 한계와 무력감에 대한 깊은 공감을 통해 이를 극복하도록 돕는 전략이 필요하다.

여덟 번째 주제인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어감’에서 참여자들은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긴 여정에서 경력이 쌓일수록 점차 숙련된 전문가가 되어감을 체험한다. Yi 등[29]은 간호사의 숙련성은 대상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 대인관계 능력, 전문지식과 기술 등 네 가지 속성으로 설명하였으며, Zarea 등[16]은 충분한 자기조절 능력과 함께 직관력, 자기인식을 갖추어 전인적 관점으로 환자를 이해하는 것이 숙련된 간호사의 역량이라고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단순히 오랜 근무경력뿐 아니라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과정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연마하고 환자에 대한 심층 면담과 컨퍼런스 참여 등 열정적인 노력으로 지식과 기술을 연마한 것이 숙련성의 기초를 이루며, 무엇보다 환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선행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숙련성은 환자에게 엄마처럼 따뜻하게 대하여 정서적 안정을 가져오는, 어머니 같은(mothering) 역할을 가능하게 하는데[30], 이는 연마된 대인관계 능력과도 관련된다. 또한, 참여자들은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자아성찰과 성장을 체험하는데, 이는 간호사의 가족관계, 직장 동료 및 팀과의 관계에서도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돌봄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간호사의 소진과 이직이 강조된 것과는 달리[7,15], 정신건강간호사가 환자와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돌봄의 관계를 형성한다면 이것이 간호사 자신의 자아성찰과 삶의 변화라는 상호 돌봄의 의미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정신건강간호사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정신간호의 전문적 영역을 확고하게 해 준다. 특히 약물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환자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중재한다는 점에서 사회복지사나 임상심리사와는 차별되는 전문성을 발휘한다.

본 연구에서는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정신건강간호사가 체험하는 돌봄의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균형 잡힌 시각으로 돌봄의 본질을 다루었다는 데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참여자들은 일반간호사일 때와 정신건강간호사의 수련을 거친 후에 공감 능력이 향상되고 환자에 대한 편견 감소로 휴머니즘에 입각한 접근이 가능해졌으며, 지역사회에서의 재활 과정이 중요함을 인식하게 되어 돌봄의 질이 높아졌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의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 다른 직역의 치료자에 비해 어머니 같은(mothering) 역할을 통한 환자와의 신뢰 관계 형성, 약물 지식을 바탕으로 한 통합적 이해 등을 정신건강간호사의 강점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정신건강간호사의 돌봄체험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병원과 지역사회에 근무하는 정신건강간호사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여 연구를 설계하였다. 그 결과, 환자들이 퇴원 후 지역사회 재활 기관으로의 연계가 부족한 이유를 양측 참여자들의 상반된 면담내용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즉, 병원 참여자들은 병원과 센터에서 연계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거나 연계할만한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 반면, 지역사회에 근무하는 참여자들은 병원에 홍보를 해도 연계가 원활하지 않다고 하였다. 이는 상호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력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사점에도 불구하고, 연구결과’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어감‘,’다가감으로 함께하기‘등의 주제에서는 병원에 근무하는 참여자와 지역사회에 근무하는 참여자가 공통적으로 체험하는 돌봄이 나타나 있는 반면, 어떤 주제는 병원에 근무하는 참여자들에게만 나타나거나 지역사회에 근무하는 참여자들에게만 나타나 있었다. 이는 환자의 진단명이나 증상의 정도, 질병 진행과정에 따라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와 지역사회에서 재활하는 환자의 특성이 다르고, 이에 따른 정신건강간호사의 역할도 다소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병원과 지역사회에서 근무하는 정신건강간호사를 분리하여 돌봄체험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근무하는 정신건강간호사는 환자의 재활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나, 지역사회에서의 정신건강간호사의 돌봄에 관한 선행연구는 거의 없으므로 추후 이에 초점을 둔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이 환자의 폭력이나 기이한 증상들을 감내하고, 가족마저 버린 환자들을 어떻게 돌보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제도나 정책의 미비로 참여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컸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환자 옆을 지키며 마침내 간호사라는 이름의 꽃을 피워냄으로써 진정한 돌봄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정신건강간호사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이 필요하며, 정신질환자의 회복과 사회복귀에 있어서 정신건강간호사라는 힘과 자원이 기여하는 범위를 좀 더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결 론

본 연구는 van Manen [19]의 해석학적 현상학 접근법을 이용하여 정신건강간호사의 정신질환자 돌봄체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시도되었다. 본 연구결과, 참여자들의 돌봄체험은 ‘심한 증상도 감내해야 하는 몸’, ‘생채기를 다독이는 손’, ‘폐쇄된 공간에서 느끼는 양가감정’, ‘열린 세상에서 적응하게 함’, ‘다가감으로 함께하기’, ‘서로 기대어 나아가기’, ‘작은 빛이라도 지켜내는 시간’,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어감’ 등의 8개 주제로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은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과정을 통해 지식과 기술이 향상되어 돌봄의 질이 높아졌음을 보여주었으므로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전문가 자격 소지자의 비율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정신건강간호사로서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타 분야 정신건강 전문가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환자가 변화될 수 있음을 진심으로 믿어주고 가족처럼 보살필 때 환자는 회복을 향해 나아감을 체험하였으므로, 진정한 돌봄에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존중과 사랑이 요구된다. 정신건강간호사는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환자로부터 배우고, 자아성찰을 통해 성장하는 상호 돌봄을 체험한다. 현재 정신건강 영역의 제도나 정책이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임상과 지역사회 현장에서 정신건강간호사들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향후 돌봄의 질을 향상시키고 정신건강간호사들의 소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재정 및 인력확보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Notes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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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ID Age (year) Worksite Career on psychiatric nursing (months) Total career on nursing (months)
1 38 Psychiatric hospital 12 12
2 49 General hospital 12 15
3 42 General hospital 17 20
4 30 General hospital 4 4
5 42 Mental health welfare center 17 17
6 42 Mental health center 18 18
7 34 Psychiatric rehabilitation facility 8 12
8 43 Psychiatric rehabilitation facility 17 17

Table 2.

Essential Themes of the Caring Experiences of Mental Health Nurses for Mentally Ill Patients

Dimension Essential themes Themes
Lived body The body that must endure severe symptoms · The body that has to endure violence
· Ears that are difficult to communicate due to delusions and hallucinations
· The tired body that becomes the patient's hands and feet
· Persevering and caring for weird symptoms
A hand that cares for the wound · A heart that hurts with compassion
· Empathizing and holding their hands
Lived space Ambivalence in a closed space · Pity in a closed ward
· The suffering that enforces restraint and seclusion
· Caring for a patient (who has) abandoned even his family
· Sorriness for not finding a place to go
Making them adapt to the open world · Leading to the community
· A space that continuously helps socialization
· A place to support patients who return to their homes
Lived others Being together and getting close to patients · Looking from the side when afraid
· Throwing away prejudice and taking care of it
· Trusting sincerely and wait them
· Loving like a family
Going forward, leaning on each other · Becoming a stepping stone to help them stand alone
· Embracing even the patient's family
Lived time Time to protect even a small light · Meeting that started with prejudice and fear
· Getting close to patients in order to know
· A time stained with skepticism
Becoming a shining star by myself · Advancing towards a skilled professional
· Discovering and sharing the meaning
· Encountering my own changes
· Blooming a flower named nu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