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질적연구 참여자 14커플(총28명)의 평균 연령은 48.17±4.83세이며, 결혼 기간은 평균 18.79±9.12년이었다. 직업은 생산판매직 6명, 행정사무직 6명, 전문직 4명, 사회복지종교직 2명, 기타 10명이었으며, 14커플 중 9커플 이상(19명)이 결혼에 만족한다고 보고하였다. 대부분의 커플은 자녀가 있었다(
Table 1).
양적연구대상자 234명의 평균 연령은 49.75±6.60세이며, 남성이 35.5%, 여성이 64.5%를 차지하였다. 53.8%가 학사학위 취득자이며, 65.8%가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 직업은 전문직 26.5%, 생산판매직 22.2%, 행정사무직 15.8%, 사회복지종교직 6.4%, 기타 29.1%로 나타났다. 결혼 기간은 평균 21.63±8.54년이며, 46.6%가 결혼에 만족한다고 보고하였다. 76.5%는 집안일을 아내가 담당하고 있으며, 부부의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을 평균 2.20±9.06시간이라고 보고하였다(
Table 2).
부부교육 경험과 선호도 설문에서 80.3%가 부부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지만, 91.9%가 부부 교육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다고 하였다. 부부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상황이나 조건의 어려움’(42.7%), ‘관심이나 필요를 못 느껴서’(29.1%) 순으로 나타났다. 부부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배우자와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서’(35.5%), ‘삶의 의미를 재구성하기 위해서’(23.1%) 순으로 대답하였다. 교육 방식은 ‘오프라인 강의 및 토론 방식’(53.9%), ‘온라인 강의 및 오프라인 토론 혼합 방식’(32.5%), ‘온라인 강의 및 토론 방식’(13.2%)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으며, 교육 기간은 4주(53.0%), 6~8주(29.1%)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한 시간은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38.5%)가 가장 많았다(
Table 2).
2. 질적연구 결과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분석한 결과, 본 연구에서 3개의 상위 주제와 9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Table 3). 상위 주제는 ‘정신적 연약함을 만나다’, ‘부부가 함께 삶을 항해하다’, ‘초월로 향해 가다’였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중년기가 되면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나와 너에서 더 나아가 부부공동체를 경험함으로써 중년기의 어려움을 극복함과 동시에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수용하는 시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본 연구결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용문마다 부부의 고유번호와 함께 남성은 남편, 여성은 아내로 통일하여 기술하였다.
상위 주제 1: 정신적 연약함을 만나다
‘정신적 연약함을 만나다’ 라는 상위 주제는 ‘혼란스러운 감정표현’, ‘나이 들어감에 따른 변화’, ‘마음의 병과 마주함’의 3가지 주제로 구성되었다. 참여자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와 정신적 기능이 저하된 자신을 마주하게 될 때, 자아존중감 저하 및 외로움 증가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 더불어 중년기가 되면서 본인 또는 주변 사람들의 우울증, 공황장애 및 자살 등과 같은 정신질환을 직 ․ 간적접으로 경험하면서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1) 혼란스러운 감정 표현
참여자들은 중년기가 되면서 감정표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아내들은 자신의 감정이 예전과 달리 사소한 것에도 서운함을 느끼고, 스스로의 감정표현을 주체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하였다.
갱년기 증상이 오면서, 옛날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것들에 지금은 감정이 올라와 감정 조절이 안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니까 ‘내가 왜 이러지’ 혼란스럽더라고요.(01, 아내)
아내에게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집안 모두가 비상에 걸리죠. 아내의 감정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완전 달라져요.. 아내가 우울하면 저도 마음이 우울해져요... 이 상황에서 누구 한 명이 일방적으로 참으면 더 안 좋아지니깐... 아내가 우울할 때, 짜증내지 않고 건강하게 표현하고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해요.(01, 남편)
(2) 나이 들어감에 따른 변화
참여자들은 중년기가 되면서 신체 및 정신적 기능이 저하된 자신을 마주하며, 나이 들어감을 느끼고 있었다. 동시에 자신의 저하된 신체 기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지만 수용하지 못할 경우 우울감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중년기의 변화를 받아드릴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함을 이야기하였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우리 나이가 이럴 나이가 되었어. 그래서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대해 남편과 애기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받아들여야 해. 그걸 못 받아들여서 다들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 우울증도 생기고... 아무래도.(04, 아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변화가 있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어렵고... 이러한 변화에 스스로 대처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어요.(11, 남편)
(3) 마음의 병과 마주함
중년기가 되면서 참여자들은 자신 또는 주변 사람들이 우울, 공황장애 등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심리적 안녕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배우자의 우울과 혼란스러운 감정이 배우자에게 전달되어 함께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기가 되면서 별 이상이 없던 사람들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더라고요. 우울을 극복하는 좋은 방법을 알고 싶어요.(09, 아내)
내가 꼭 이렇게 살아야만 하나, 이런 우울감, 또 자괴감.... 자살까지도 생각했었어요.(07, 남편)
저 자신이 우울한 게 아니라 남편을 통해서 우울해져요. 남편이 자괴감이라고 했는데... 그런 것을 들으면서 나도 같이 우울해지는 거죠.(07, 아내)
상위 주제 2: 부부가 함께 삶을 항해하다
이 주제는 ‘나와 다른 너’, ‘부부로 맞춰가기’, ‘또 다른 나의 존재’의 3가지 주제로 구성되었다. 참여자들은 심리적 안녕감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부부관계를 이야기하였다. 자신과 다른 배우자와 소통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부부간 불화와 우울을 경험하였다. 반면, 배우자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고 맞춰가며 부부가 함께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부는 삶의 여정을 공유하는 동반자로, 배우자를 ‘또 다른 나’라는 존재로 수용하고 부부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고 있었다.
(1) 나와 다른 너
참여자들은 자신과 다른 성격, 생각, 행동을 보이는 배우자와 함께 하면서, 소통의 어려움으로 부부 불화, 우울감을 경험하였다. 특히, 남편과 아내 간 소통의 차이가 나타났다. 남편의 경우, 발생한 문제의 해결 가능성이 중요한 반면, 아내의 경우 문제 해결 가능성과 상관없이 남편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기를 희망하였다.
풀어야 할 것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만 있다면 풀어야겠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가정법원에 갈 것 같아서... 그냥 조용히 시간이 해결하도록 내버려두죠.(12, 남편)
이야기를 안하면 계속 쌓이는거고, 여자들은 그게 스트레스가 되는거잖아. 이 사람이랑 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고 후회되고 이러다가 우울증에 걸리든지...(12, 아내)
배우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원하는 참여자들은 배우자와 자신이 무엇 때문에 소통의 문제가 생기는지 알고 싶어 했다. 더불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배우자에게 잘 전달하고, 배우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방법 등을 배우자와 함께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표현하였다.
우리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여자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잖아요. 남자가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근데 내가 표현하는 것과 동시에 남편이 화를 막 내요. 근데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는거야, 나는 설명을 이제 하려고 하는데 막 화를 내... 여자와 남자의 소통 방식이 뭐가 문제인지 뭐가 다른지 공부했음 좋겠어요.(08, 아내)
부부가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부부간에 정말 하고 싶은 말, 그러니까 가슴에 품고 있고 하지 못한 말을 속 시원하게 할 수 있게 누가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대화가 잘 되면 우울 같은 문제도 부부가 함께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01, 남편)
(2) 부부로 맞춰가기
참여자들은 교육을 통해 배우자를 이해하고 자신이 변화되길 희망하였다. 또한, 자신의 기준과 판단을 내려놓고 배우자가 나와 다름을 인정하며,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자 하였다. 퍼즐을 맞춰가듯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부부는 심리적 안녕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부부가 같이 교육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 아내가 이렇구나’, ‘내 남편 상태가 이렇구나’라며 부부가 서로를 알고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이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05, 아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을 때... 내가 바라보는 시각이 맞으니까 네가 바라보는 시각은 틀려, 이렇게 싸움이 시작이 되더라고요. 근데 남편 얘기를 들어보면 맞긴 맞아. 근데 내 말도 맞거든요. 내 옳음을 내려놓으면 남편이 하는 얘기가 들리더라구요.(09, 아내)
(3) 또 다른 나의 존재
부부는 배우자의 일부가 나의 또 다른 일부가 되는, ‘내’가 ‘너’가 되고 ‘너’가 ‘내’가 되는 경험을 통하여 ‘우리’라는 부부 공동체를 형성할 때 심리적 안녕감이 증진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가 진짜 누구인지 알고 나와 또 다른 나 둘이 힘이 될 수 있으면 그것처럼 좋은 건 없을 거 같아요.(사람은) 관계없이 못 사니까. 그 관계 중에 가장 일순위가 부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08, 아내)
서로 다른 둘이 한 몸이 된거라..(아내가) 제 몸이고 팔이죠.(08, 남편)
상위주제 3: 초월로 향해 가다
상위주제 ‘초월로 향해 가다’는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 확장’, ‘과거와 미래를 통해 현재 관계의 확장’, ‘환경을 통제하고 이해하는 폭의 확장’의 3가지 주제로 구성되었다. 먼저 참여자들은 초월적 존재와의 연결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고, 동시에 부부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더 나아가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합해보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1)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 확장
참여자들은 초기 성인기까지 인생의 중심은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삶을 유지하다가, 중년기가 되고 삶의 불가항력적인 면을 마주하며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시련 가운데 창조주를 의지하게 되면서, 자신의 부족함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하였을 뿐 아니라 부부가 함께 초월적 존재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부부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초월적 존재와 가까워질수록 배우자의 부족함을 감싸주고 타인도 배려하며 영적 안녕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젊었을 때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결정을 했는데 지금은 신앙이 있으니까 내 마음대로 선택하지 않고 기도를 해서 하나님 응답을 받고 움직이려고 해요. 그러니까 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남을 더 배려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나님 만나고... 서로를 더 사랑하고(하나님이) 사랑하라했으니까...(06, 남편)
저는 여기에 믿음 생활을 같이하면 부부의 외로움 같은 것이 더 쉽게 풀리지 않을까 해서 영성을 개발해주는 교육프로그램을 하면 좋겠다 싶어요.(10, 남편)
(2) 과거와 미래를 통해 현재 관계의 확장
참여자들은 과거 젊은 시절과 노년기의 미래를 통합하여 현재를 바라봄으로써 자신과 부부 관계의 관점이 변화되었다. 또한 배우자와 함께 삶의 목적을 재정립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이야기하였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옛날 생각들이 좀 나. 내가 힘들고 어려웠을 때 아내가 고생했던 것들... 그러니까 남은 생에는 더 잘 해줘야지.. 더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해요.(02, 남편)
앞으로 부부 두 사람만 살아가는 시간이 굉장히 많은데.. 새로 삶의 목적을 재정립하지 않으면 노년에 힘들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보를 얻고 싶어요.(05, 남편)
(3) 환경을 통제하고 이해하는 폭의 확장
참여자들은 중년기가 되면서 경제적인 측면과 대인관계를 이해하는 시야가 넓어지고 있었다. 초기 성인기에는 경제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급하게 살았다면, 중년기가 되면서 소유하지 못한 물질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심리적 안정을 찾게 되었다. 또한, 참여자들은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의 향상이 필요함을 이야기하였다.
예전에는 경제적인 문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고민이 많았는데 나이가 드니까 최근에는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줄어들면서 편안해졌어요.(03, 남편)
중년은 위기가 있지만 헤쳐나갈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어떠하든 주변이 어떠하든 자기가 그 상황 가운데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는 능력이 중요할 것 같고. 그것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06, 아내)
3.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 측정도구 개발 결과
상위주제 3개, 주제 9개의 질적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문헌고찰을 시행하였으며, 이를 통합하여 양적연구의 요구도 대분류 6개, 문항 24개를 생성하였다(
Table 3). ‘정신적 연약함을 만나다’, 첫 번째 상위 주제에서는 3개의 요구도 대분류, 정서적 인식 및 표현, 중년기의 변화, 정신건강이 생성되었다. ‘부부가 함께 삶을 항해하다’, 두 번째 상위 주제에서는 부부 의사소통, 부부관계 개선이라는 2개의 요구도 대분류가 도출되었다. 마지막 상위 주제인 ‘초월로 향해 가다’에서는 삶의 의미라는 1개의 요구도 대분류가 생성되었다. 6개의 요구도 대분류를 기초로 하여 선행연구와 문헌 고찰을 통해 각 대분류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하부항목을 4문항씩 생성하여 총 24개의 요구도 측정도구 문항이 도출되었다.
4. 양적연구 결과
1) 현재수준(PCL)과 중요수준(RCL) 인식 정도
중년 부부가 인식하는 심리적 안녕감에 대한 현재수준과 중요수준 분석결과는
Table 4와 같다. 현재수준은 대분류에서 ‘중년기 변화(3.80±0.56)’가 가장 높았으며, ‘부부 의사소통(3.52±0.68)’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부항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년기 역할의 변화 이해 및 수용(3.83±0.62)’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대화를 통해 부부의 필요 충족(3.38±0.83)’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중년 부부가 인식하는 심리적 안녕감에 대한 중요수준은 대분류에서 ‘정신건강(4.23±0.62)’이 가장 높았으며, ‘삶의 의미 형성(3.93±0.73)’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부항목을 살펴보면, ‘부부갈등 해결(4.28±0.73)’이 제일 높게 나타났으며, ‘초월자와의 관계회복을 통한 자아통합(3.61±1.16)’이 제일 낮게 나타났다(
Table 4).
2) 현재수준과 중요수준의 차이
중년 부부가 인식하는 심리적 안녕감에 대한 현재수준과 중요수준의 평균 차이를 분석한 결과 ‘초월자와의 관계회복을 통한 자아통합’ 문항을 제외한 모든 문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p<.001). 대분류에서 현재수준과 중요수준의 차이(differences)가 큰 항목은 ‘부부 의사소통(-0.70±0.70)’이며, 차이가 작은 항목은 ‘삶의 의미 형성(-0.38±0.79)’였다. 하부항목에서는 ‘대화를 통해 부부의 필요 충족(-0.79±0.85)’, ‘부부의 지속적인 소통의 노력(-0.78±0.89)’ 순으로 현재수준과 중요수준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4).
3)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 우선순위
Borich의 요구도 사정 모델을 활용하여,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의 우선순위를 산출한 결과, 대분류에서는 ‘부부 의사소통(2.97)’, ‘정신건강(2.71)’이 높은 순위로 나타났고, ‘중년기 변화(1.52)’, ‘삶의 의미 형성(1.49)’은 낮은 순위로 나타났다. 하부항목을 살펴보면, ‘부부의 지속적인 소통의 노력(3.30)’, ‘대화를 통한 부부의 필요 충족(3.28)’ 및 ‘가족의 자살 징후 이해 및 대처(3.22)’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으며, ‘중년기 역할변화 이해 및 수용(1.39)’, ‘자기성장 및 자아실현 실천(1.18)’, ‘초월자와의 관계회복을 통한 자아통합(0.02)’ 순으로 교육 요구도가 낮게 나타났다(
Table 4).
5. 통합적 연구결과
질적연구와 양적연구 결과를 비교 ․ 대조함으로써 유사점과 차이점을 파악하였다. 질적연구 결과, ‘부부가 함께 삶을 향해하다’ 상위주제에서 참여자들은 부부간 소통의 어려움을 경험할 때, 부부 불화와 우울을 경험하였지만, 배우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노력을 할 때 심리적 안녕감을 경험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에서도 ‘부부 의사소통’ 대분류와 ‘부부의 지속적인 소통의 노력’ 하위항목이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두 결과를 통합하면, 중년 부부는 부부 의사소통 능력을 심리적 안녕감을 위해 중요한 역량으로 인식하지만, 현재 잘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년부부는 부부간 소통이 원활할수록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심리적 안녕감을 경험하기 때문에,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에서 부부간 의사소통 방법이 최우선순위로 도출되었다.
또한,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에서 배우자와의 감정 소통과 더불어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부부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또 다른 나의 존재’ 주제와 유사하게 감정 알아차림은 교육 요구도의 3순위로, 부부관계 향상은 4순위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 보면,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에서 부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서로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교육 내용이 필요하다고 해석된다.
두 번째 우선순위로 도출된 요구도는 ‘정신건강’ 내용이었다. 또한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가족과 주변 지인들을 통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특히, 주변인의 자살로 우울감을 느꼈다는 참여자의 진술은 요구도 조사 결과 가족의 자살 징후 이해 및 대처가 상위권 교육 요구도로 나타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한 개인의 자살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며, 중년기 심리적 안녕감 교육에 자살 징후의 이해와 대처 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해석된다.
중년기가 되면서 질적연구 참여자들은 신체 ․ 정신적 기능의 저하를 경험하며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경험하기 때문에 ‘중년기 변화’에 대한 교육 내용은 심리적 안녕감을 위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교육 요구도 우선순위에서 ‘중년기 변화’에 대한 내용은 높은 현재수준과 낮은 중요수준을 보이며 우선순위가 낮게 나타났다. 이와 유사하게 ‘삶의 의미 형성’ 또한 낮은 현재수준과 중요수준을 보이며 우선순위가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질적연구 참여자들은 자신 이해의 폭을 넓히고 부부 관계를 확장하며 삶의 목적을 재정립하는 것이 심리적 안녕감에 중요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양적연구 결과 삶의 의미 형성은 심리적 안녕감 교육에 중요하다고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요구도 순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논 의
본 연구는 혼합연구방법의 탐색적 순차 설계를 활용하여 중년 부부를 대상으로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를 파악하였다. 커플 인터뷰를 통해 개인의 경험에서 더 나아가 부부의 경험과 인식까지 자료를 수집하였을 뿐 아니라 커플 단위 분석방법을 활용함으로써 부부간 경험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확인하고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해 필요한 교육 내용을 파악하였다. 그 결과, ‘정신적 연약함을 만나다’, ‘부부가 함께 삶을 항해하다’, ‘초월로 향해 가다’ 주제가 도출되었다. 또한, 개발된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 측정 설문을 통하여 교육 요구도의 우선순위를 분석 한 후, 질적과 양적연구결과를 통합하여 “부부 의사소통”은 최우선순위 교육내용, “정신 건강”은 우선순위 교육내용으로 도출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맞춤형 간호중재 프로그램 개발의 근거자료를 제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부부 의사소통”은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교육 내용으로 파악되었다. 부부 의사소통은 부부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 생각과 감정을 교류하는 것으로, 건강한 부부관계에 중요한 요소이다[
19]. 양적연구결과, ‘부부 의사소통’은 중년 부부가 심리적 안녕감을 위해 중요하게 인식하는 역량이지만,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역량으로 나타나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교육 요구도로 분석되었다. 또한, 부부 인터뷰에서도 참여자들은 부부간 의사소통이 원활할 때 심리적 안녕감을 경험하는 반면, 부부간 소통이 단절될 경우 불화와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었다. 본 연구결과와 유사하게 선행연구에서도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부부는 결혼 만족도[
20]와 심리적 안녕감[
21]이 높게 나타나 ‘부부 의사소통’은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해서 중요한 역량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배우자에게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나 전달법[
20] 또는 부부의 의사소통 방법을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변화시키는 이마고 대화법[
22] 등의 교육 내용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부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부부간 지속적인 소통에 대한 노력과 배우자의 감정과 욕구에 대한 공감적 경청에 대한 교육 또한 중요한 요구도로 파악되었다. 교육 요구도의 우선순위에서 ‘감정알아차림’과 ‘부부관계 향상’은 3, 4순위로 나타났으며, 인터뷰 참여자들은 배우자와의 감정 소통과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부부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기존의 부부 치료에서 부부 갈등의 원인을 부부 개인의 차이로 보고 이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최근 부부 치료에서는 나와 배우자가 어떠한 사람인지 인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부부를 ‘우리’라는 개념으로 인식하고 부부 일체감(We-ness)을 형성하는 것을 중요한 치료요소로 설명하고 있다[
23]. 부부 일체감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나와 너를 유연성 있게 바라보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서 중심적 부부치료(Emotional Focused couple Therapy, EFT)[
24]에서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배우자에게 표현하는 법을 교육함으로써 부부간 안정 애착을 회복하고, 부부 일체감이 증진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안정 애착을 회복한 부부는 부부 관계가 상호의존적이고 친밀해 지면서 배우자를 완전히 수용할 뿐 아니라 둘이 하나라는 믿음 안에서 부부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심적 부부 치료(EFT)를 적용하여 부부가 서로에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은 부부 일체감을 형성하고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두 번째로 중년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해 중요한 교육 내용으로 “정신건강”이 도출되었다. 중년 부부들은 신체 ․ 심리 ․ 사회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가운데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고 우울을 경험하는 등 중년기의 위기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는 중년기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로 자신 내면을 잘 이해하여 중년 위기감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는 선행연구와맥을 같이 한다[
25]. 따라서 중년기 부부가 서로의 심리적 고통을 알아차릴 뿐 아니라 자신의 연약함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중년 성인의 심리적 안녕감을 촉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정신건강의 하부항목으로 ‘가족의 자살 징후의 이해와 대처 방법’이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의 자살 생각이 4.5배 높아지기 때문에[
26], 가족 단위 안에서 자살위기 가족구성원을 발굴하고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자살 예방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상위주제 ‘초월로 향해 가다’에서 부부 참여자들은 초월적 존재와의 연결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고, 동시에 부부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더 나아가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합해보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기초월이란 중년기와 노년기 이후의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개인이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초월 이론[
27]을 바탕으로 중년 부부 참여자들은 중년이 되면서 들면서 우울, 공황 등 정신적 취약성(vulnerability)과 마주하지만 인간의 유한함을 수직적으로 초월적 존재(하나님)에게 내려놓고 의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내적으로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수평적으로는 배우자에 관한 관심과 배려가 증가하며 시간적으로 과거, 미래, 현재를 통합하여 삶의 목적을 재정립하는 등 다차원적 자기초월 과정을 경험한 것으로 해석된다. 선행연구에서 다차원적인 자기초월 증진 프로그램이 영성의 확대와 더불어 자아존중감의 향상, 우울의 감소와 같은 심리적 안녕감을 높인다고 보고한 것[
28]은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중년기 대상자들이 자기초월감을 높일 수 있도록 자신의 과거, 미래 그리고 현재의 삶을 통합하여 자신의 인격을 성숙시키고 이를 통해 배우자와 관계를 확장하고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재정의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자기초월 증진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발달심리학자들이 행복한 노년을 위해 삶의 의미를 재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25]과는 달리 본 연구의 양적연구대상자들은 ‘삶의 의미 형성’을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해 중요한 교육 내용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었다. 중년기에 삶의 의미를 찾는 것에 무관심한 집단이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집단에 비해 높은 수준의 중년기 위기감을 느끼며, 심리적 안녕감이 낮다는 선행연구에 기반할 때[
29], 집단의 특성에 따라 중년기 변화를 수용하고, 삶의 의미를 재형성하도록 돕는 간호중재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마지막으로 연구대상자의 10명 중 8명은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부부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으나, 부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년부부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현실적으로 부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과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바쁜 중년 부부들이 자신의 편리한 일정과 장소에서 참여가능한 온 ․ 오프라인 혼합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간호학적 의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간호연구 측면에서 중년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를 파악하기 위해 질적 및 양적 혼합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연구방법의 깊이와 범위를 확장하였다. 특히, 중년기 부부의 깊은 상호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커플 인터뷰로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현상학적 방법으로 커플 단위 분석을 실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국내 선행연구에서는 부부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며 이를 측정하기 위하여 Actor-Partner Interdependence Model (APIM), Dyadic Growth Model, Commom Fate Growth Model 등과 같은 통계 기법을 활용한 커플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15], 질적연구에서는 커플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국외에서는 HIV와 같은 특정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커플 인터뷰 연구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30]. 이에 본 연구는 커플 인터뷰 및 커플 자료분석에 대한 소개와 함께 각 단계를 설명하고 있어 질적연구의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생애주기발달 관점에서 중년기에 초점을 두고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위한 교육 요구도를 조사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는 중년기 심리적 안녕감과 관련된 이론개발 및 중년기 맞춤형 간호중재 개발을 위해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일부 지역에서 중년 부부를 편의 추출하였기 때문에 일반화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현재 혼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중년 부부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미혼, 이혼, 사별 등의 이유로 중년기 독신 대상자나 국제결혼 부부에게 본 연구결과를 적용할 때에는 해석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에서 양적 또는 질적연구방법을 사용하여 단편적으로 중년기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을 살펴본 것에서 더 나아가 혼합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중년기 부부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 교육 요구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도모하였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