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의
노숙인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 중요성이나 심각성에 비해 그 대상자의 정서재활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은 별로 없었다. 노숙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살아갈 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지역사회 노숙인을 대상으로 삶의 의미를 찾도록 하는 집단 의미치료 프로그램이 삶의 의미를 강화하고 우울을 개선하며 자기효능감을 높임으로써 자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에 따른 프로그램의 효과와 연구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중재군은 대조군보다 시간에 따른 삶의 의미 점수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또한 시간과 집단의 상호작용에도 유의한 차이를 보여 가설 1은 지지되었다. 그러나 사전-사후 검사는 유의하나, 사전-추후 검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프로그램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음을 보였다.
Steger 등[
19]의 연구에 의하면 삶의 의미를 느끼는 사람은 삶에 대한 만족감 등의 긍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고, 삶의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부정적인 정서는 낮아진다고 하였다. 즉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의미치료가 연구대상자의 삶의 의미를 높이고 우울을 감소시켰다.
기존의 연구에서 의미치료를 대학생[
10], 암 환자[
11], 노인[
13], 알코올중독자부인[
20,
21], 중년기여성[
22]에게 적용하였을 때 삶의 의미를 증진시켰다는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암 환자[
11] 대상 연구에서 삶의 의미 점수는 평균 84.50점으로 본 연구대상자의 삶의 의미 점수보다 높았다. 이는 부인암 여성의 경우 신체적 증상 및 심리사회적 고통으로 인해 삶의 의미가 부정적으로 측정되어졌다고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들 보다 노숙인의 경우가 더욱 삶의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 증상을 가진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13]에서는 중재군의 삶의 의미 점수가 77.13점으로 본 연구대상자와 비슷하였는데, 의미치료 후 사후 평균: 108.09점, 추후 평균: 105.43점으로 의미치료가 삶의 의미를 명확하게 향상시켰으며 치료에도 효과적이었다는 본 연구결과를 지지해주는 결과이다. Park [
23]의 연구에서 의미치료는 연구대상자들의 삶의 의미를 높였고, 우울은 감소하여 본 연구결과를 지지해준다. 그러나 Park [
23]의 연구는 프로그램 종료 한 달 후까지 치료효과가 지속되었고, 대상자가 대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평균연령: 대조군: 32.33세, 중재군: 37.82세)하여 생애주기별 차이에 대한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중재집단 참여자수도 11명으로 충분하지 않아 본 연구와 차이가 있다. 본 연구에서 삶의 의미가 프로그램 종료 후 지속되지 않는 것은 노숙인의 환경적인 특성과 관련이 있다. 불안정한 삶의 공간에서 사생활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노숙인의 삶을 황폐화 시키며 삶의 의미를 다시 놓아 버릴 수 있다[
4]. 이에 주거를 위한 정책 및 제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라 사료된다. 또한 좀 더 장기간의 삶의 의미에 대한 가치화가 이루어지기 위하여 중재기간이나 대상자의 상태 특성 등을 확인하여 삶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의미치료 프로그램이 삶의 의미를 높이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인 것은 본 프로그램의 2, 3, 4 회기별 목표로 수립하였던‘삶의 의미 발견을 위한 창조적 가치, 경험적 가치, 태도적 가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중재군은 의미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것을 선택한 자이므로 연구에 자발적인 참여가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동기화되어 삶의 의미 정도가 더욱 높아 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Frankl [
9]이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인 자유의지가 있다고 하였다. 집단 의미치료 프로그램의 참여하는 것을 선택한 노숙인들로 하여금 지금의 어려운 고통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이겨내고 삶의 의미를 찾도록 선택하는 동기를 제공하였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삶의 무의미감과 무가치감을 느끼는 노숙인에게 프로그램은 삶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차원 존재론적 인간으로 고유한 가치를 명료화 시키고, 인간으로서 유일성과 고유성 및 긍정성을 되찾도록 발견하게 하여 그들이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둘째, 중재군은 대조군에 비해 시간에 따른 우울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측정시기와 집단의 상호작용에 유의한 차이를 보여 가설 2는 지지되었다. 또한 사후 검정 결과에서도 프로그램 종료 후 4주후까지 중재군의 우울 감소의 효과는 지속 유지 되었다.
본 연구결과는 기존 연구에서도 의미치료가 우울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20-
24]. Frankl [
9]은 우울증이 삶의 대한 의미 상실인 실존적 공허 상태로 인한 하나의 현상으로 보았다. 의미치료는 특히 우울증, 자살, 공격성, 중독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하였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유일성과 긍정성을 발견하고 고통의 의미와 삶의 의미를 발견하면, 실존적 공허 상태에서 나올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삶의 의미를 발견하면 우울의 고통을 없애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우울이 사라진다고 보았다[
9,
25].
우울증상으로 고통 받는 중년기 여성을 대상으로한 연구[
20]에서도, 의미치료 프로그램 적용 후 우울 점수가 감소했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자서전 쓰기와 병합된 의미치료(Logo-autobiography) 프로그램은 미국 이민 후 우울한 중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위기상황에 태도가 어떠했는지 되돌아보며, 본인의 삶에 대한 자서전을 출판하게 하여 대상자로 하여금 창조적 가치를 통한 의미발견을 하도록 하였다. 연구에서는 유일성과 고유성을 찾도록 하여 삶의 의미를 높였고, 우울은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우울증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의미치료[
13]에서도 삶의 긍정성을 강조하고 자신의 문제와 거리두기를 통해 우울을 감소시켰다. 또한 태도적 가치를 통해 정서적 고통인 우울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태도를 갖게 하며 순간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여 태도 수정을 가능케 하였다[
13].
의미치료의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최근 우울을 경험하는 대상자에게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시도되는 추세이나[
21], 중재연구는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23]. 특히 신체적인 질병 연구가 많은 반면에 노숙인을 대상으로 의미치료 프로그램을 적용한 연구는 미미하다. 이에 본 연구는 노숙인에게 집단 의미치료를 적용하여 프로그램이 우울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의미치료 프로그램은 긍정정서를 강조하고 고통을 대하는 태도에서 문제와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하여 우울을 경감시키고, 이러한 태도적 가치는 우울에도 불구하고 긍정성을 갖도록 하여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테도가 바뀐다고 하였다[
13]. 또한 의미치료는 우울감소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도 높인다[
23]. 이러한 연구결과로 살펴보면, 노숙인들은 프로그램을 참여하므로 즐거움과 활기를 느끼게 되었고, 집단 의미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대인관계를 맺으며 활력을 찾고 기쁨이 되살아나는 그룹역동을 경험하였다. 또한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의 삶에도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유일하며 가치있는 존재임을 알게됨으로서 우울이 경감 된 본 연구결과를 지지해준다. 특히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이유는 본 프로그램의 1회기 너와 나의 참 만남으로 신뢰관계 형성을 위한 시간으로‘자기발견 및 내 안의 긍정성’회기별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첫 회기에 진행된 소개 및 만남을 통하여 대인관계를 구축하고, 신뢰관계를 맺도록 했다.‘자기발견 및 내안의 긍정성’주제로 한 활동지를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탐색하였고, 자신의 강점 및 기쁨의 원천을 찾도록 하여 연구참여자들로 하여금 신뢰관계를 쌓고 각자 자신의 강점과 고유성을 나누도록 하여 긍정적 정서를 체험함으로써 우울증상이 경감되었다고 생각된다.
노인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와 의미치료의 효과를 비교분석한 선행연구[
24]에서도 의미치료는 우울 개선에 효과적이었다. 이를 토대로 더욱 명확한 프로그램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의미치료 단일중재의 효과 분석뿐만 아니라 병합중재로 프로그램 개발 및 다양한 대상자 적용 등의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중재군은 대조군에 비해 시간에 따른 자기효능감 점수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측정시기와 집단의 상호작용에 유의한 차이를 보여 가설 3은 지지되었다. 또한 프로그램 종료 후 4주후까지 자기효능감 효과는 지속되었다.
자기효능감은 삶의 의미와 분리될 수 없는 개념으로 삶의 목표 설정 및 목표 추구를 의미하며, 이는 삶의 의미를 통합한다[
26]. Bandura [
27]는 자기효능감의 정의로‘결과를 얻기 위한 행동을 자기가 성공적으로 수행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 하였다. 즉 어떤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인지적, 선택적, 정서적, 행동적인 능력이 잘 배합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생 전반을 성공적으로 기능하는데 중요하다[
27,
28]. 자기효능감은 개인이 어떠한 상황적 맥락에서 활동을 얼마나 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지각이며, 행동에 대한 수행능력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23],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선택의 자유를 인지하게 하는 의미치료가 자기효능감을 높이는데 영향을 주는 주요변인으로 시사된다.
중년여성에게 집단 의미치료를 적용한 선행연구[
22]에서 중년여성들로 하여금 특히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정서적 지지를 높이기 위한 자원을 탐색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자기효능감을 높이도록 했다. 삶의 만족도나 위기감은 대상자가 지각하는 주관적 요인으로, 의미치료는 중년여성의 삶의 만족을 높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하여 효능감을 높였다고 보고하였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13]에서도 주1회 2시간씩 8주간의 의미치료 프로그램을 노인에게 적용하였을 때 우울이 감소하고, 자기효능감 수준이 향상되었다. 의미치료가 노인이 자신의 취미활동이나 일에 대한 경험을 발표하며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며, 삶의 방향성과 근거를 마련하도록 용기를 갖도록 한 것이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본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회기마다 어떠한 상황에도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음을 인지하게 하였고, 이를 통해 선택의 자유와 그 자유에 대한 책임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이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선택을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사료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이유는 특히 본 프로그램의 5회기 목표인‘새로운 미래로의 전환’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 회기에는 롤링페이퍼 활동으로 노숙인들이 서로의 장점인 로고힌트를 찾아 적어주고 발표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서 각자의 강점이 계속되도록 격려하여 긍정적이며 밝은 미래를 계획하도록 하였다[
13]. 이러한 회기 목표는 노숙인으로 하여금 신체적, 환경적, 사회적인 여건은 변하지 않더라도 삶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음을 깨닫고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도록 하여 자기효능감이 향상 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5회기 집단 의미치료 프로그램은 노숙인의 우울을 낮추고, 삶의 의미,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는데 효과가 있었다. 이는 집단 의미치료 프로그램이 삶에 대해 무의미함과 실존적 공허를 경험하는 노숙인에게 그들이 고유성을 가진 존재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도록 프로그램 내용을 구성하여 적용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 노숙인 대상자에게 적용되었던 중재 프로그램들과 달리 인간의 기본 욕구인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 고유한 존재로 충분히 가치가 있고 삶에 대한 긍정성을 찾게 되었다.
이에 본 연구결과는 집단 의미치료의 유용성을 확인할 근거를 마련하였고, 근거중심 간호중재 연구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었다. 또한 의미치료가 심리사회적 중재 프로그램이 부족한 임상현장과 지역사회에서 취약한 노숙인들을 위해 효과적인 비약물적 중재 프로그램으로서 적용 가능성을 높여주었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 본 연구는 일개 지역 노숙인에게 프로그램을 적용하였기에 연구결과를 노숙인 전체에 일반화 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추후 연구에서는 무작위 배정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본 연구는 실험의 확산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A 지역에 있는 3곳 a, b, c 노숙인자활센터와 A, B 지역 d, e 노숙인자활센터에서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이에 연구참여 인원수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또한 연구자 1인이 프로그램을 제공함에 있어서 조사 시기의 시차를 통제하지 못하였고, 이에 따른 그룹의 역동 변화 등을 고려하지 않았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그룹 당 인원의 수에 대한 통제와 시차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부분의 평가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의미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한 중재군과 처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만을 비교하였다. 추후 의미치료 프로그램의 효과를 더욱 자세하고 명확하게 분석하기 위하여 다른 처치(CBT 등)를 하는 비교중재 집단을 포함한 후속연구를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노숙인 대상자의 정신건강이나 우울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 사건 등을 통제하지 않았으므로 본 연구결과를 적용할 때 이를 감안해야 할 것이다. 또한 프로그램 효과도 1개월 후 까지만 확인하였으므로 보다 장기적 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