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산후 유대감 측정도구의 타당도와 신뢰도
Validity and Reliability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Postpartum Bonding Questionnaire (K-PBQ)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We evaluated the validity and reliability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Postpartum Bonding Questionnaire (K-PBQ) among Korean parents with children under 12 months of age.
Methods
The K-PBQ was translated considering Korean cultural validity through translation, back-translation, and expert panel review. Construct validity was tested by conducting both exploratory factor analysis (EFA) and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 with data from 308 couples (N=616). Convergent and discriminant validity were performed using correlations between the K-PBQ and instruments measuring the concepts of attachment, postnatal depression, and dyadic adjustment. The reliability of the K-PBQ was calculated using Cronbach’s ⍺ coefficients.
Results
EFA revealed that the 25-item K-PBQ was composed of two factors: impaired bonding (17 items) and the burden of infant care (8 items). The results of the final model fit were acceptable. Known-group validity showed that the K-PBQ score of the postnatal depressed group was significantly higher than that of the non-depressed group. The Cronbach’s ⍺ of the K-PBQ was .95.
Conclusion
The K-PBQ was verified as a valid and reliable scale to measure postpartum bonding among parents with children under 12 months of age in Korea. It may contribute to facilitating further research on parent-infant bonding.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부부에게 출산은 부모기로의 전이(transition to parenthood)로 새 생명의 탄생으로 인한 기쁨과 동시에 가족 내 큰 변화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한다. 부모기로의 전이란 부부 2인 체계에서 부부와 자녀 3인 체계로 가족 내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시기를 의미한다. 이 시기에 부부는 부모라는 새로운 역할에 직면하며 친밀감 향상, 의사소통의 증가 등 부부 관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영아인 자녀 양육에 초점이 맞춰져 부부 친밀감이 낮아지는 부정적인 변화 또한 경험할 수 있다[1]. 부부의 친밀감과 만족도는 부부가 자녀 출산 후 부모기로의 전이기 동안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유대감 형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2]. 부모의 산후 유대감(postpartum bonding)은 출산 후 부모가 자녀에 대해 느끼는 정서적 연결 관계(emotional tie)를 의미하며, 출산 후 1년 동안 지속해서 발전되는 과정이다[3].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강력한 유대감 형성은 부모의 긍정적인 육아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자녀의 정신 및 신체적 건강을 도모하고 나아가 원활한 대인관계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4]. 그러나 자녀의 영아기에 부모와 자녀 간 유대감 형성에 실패하면 부모와 자녀 관계는 물론 자녀의 성장 발달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자녀에 대한 학대와 방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5]. 초기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와 정서적 유대감의 중요성을 고려해 볼 때 간호사는 임상 현장과 지역사회에서 유대감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를 발견하고 부모와 자녀 관계 향상을 위해 산후 유대감을 개념화하여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Brockington 등[5]이 개발한 산후 유대감 측정도구(Postpartum Bonding Questionnaire, PBQ)는 출산 후 영아에 대한 어머니의 유대감을 측정하여 모아 유대감 장애(motherinfant bonding disorders)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도구이다. 자가 보고식 설문 도구인 PBQ는 임상 현장에서 직접 관찰이나 심도 있는 면담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때 어머니의 영아에 대한 유대감을 사정하고 유대감 장애를 선별할 수 있는 간단하고 편리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5]. PBQ는 ‘유대감 결여(impaired bonding)’, ‘거부와 분노(rejection and anger)’, ‘돌봄에 대한 불안(anxiety about care)’, ‘학대의 위험(risk of abuse)’ 총 4가지 요인으로 산후 유대감을 측정하고 있다. ‘유대감 결여’ 요인은 어머니와 영아 사이 유대감에 장애가 있는지 선별할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고 ‘거부와 분노’ 요인을 통해서는 심각한 유대감 장애로 인해 어머니가 영아에 대한 거부적인 감정과 화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돌봄에 대한 불안’ 요인은 어머니가 영아를 단독으로 돌보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경증의 불안부터 영아와의 접촉이 감소하는 중증의 불안한 감정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학대의 위험’ 요인은 학대의 가능성과 위험이 있는 어머니를 선별할 수 있는 하부 척도이다[6]. PBQ는 출산 후 어머니를 대상으로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독일어 등 다수의 동 ․ 서양 문화권에서 번역하여 사용되고 있으며 원척도와 비교적 비슷한 신뢰도 및 타당도가 검증된 도구이다[4,7-10].
산후 유대감을 측정하는 다른 도구로는 모아 애착 조사표(Maternal Attachment Inventory, MAI)[11], 산후 모아 애착 발달 척도(Maternal Postpartum Attachment Scale, MPAS) [12]가 각각 한국판 모아 애착 조사표(Korean Version of Maternal Attachment Inventory, K-MAI)[13]와 한국판 산후 모아 애착 발달 척도(Korean Version of the Maternal Postpartum Attachment Development Scale, MPAS-K)[14]로 번안되어 국내에서 자녀를 출산한 산모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다. K-MAI의 경우 어머니의 영아에 대한 유대감을 측정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도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하는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13]. MPAS-K의 경우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경험이 있는 영아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되었다. 하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경험이 있는 부모의 경우 출생 후 입원으로 인한 분리 경험과 퇴원 후 돌봄에 대한 높은 부담으로 유대감 장애를 겪을 수 있는 특수성이 존재하여 일반적인 부모의 산후 유대감 특성을 대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한계점으로 존재한다[14].
한편, 선행연구에 의하면 부모의 산후 유대감은 주로 어머니의 유대감에만 초점을 맞추어 연구되었다[15]. 영아에 대한 아버지의 유대감은 어머니의 유대감과 마찬가지로 출산 후 1년동안 지속해서 발전되는 과정이며[3], 아버지의 산후 유대감과 어머니의 산후 유대감은 서로 상호의존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15]. 또한 아버지의 산후 유대감은 어머니의 산후 유대감과 마찬가지로 자녀의 성장발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16],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의 유대감에 관한 연구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원도구 개발 당시 PBQ는 산후 기간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산후 유대감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산후 유대감은 부부간의 상호의존성을 바탕으로 형성되기 때문에[2], 부부 자료를 쌍(dyad)으로 수집하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산후 유대감의 유사성을 확인하여 부부 사이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17]. 그러나 PBQ를 번역하여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한 타 언어 선행연구에서는 어머니만을 대상으로 자료수집이 이루어졌다는 제한점이 있다[4,7-10]. 또한 다수의 연구[15,16]에서 아버지를 포함한 부모에게 타당화 검증을 시행하지 않은 채 PBQ가 사용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Brockington 등[5]이 개발한 PBQ를 한국 실정에 맞게 번안하고, 부부 단위로 자료를 수집 및 분석하여 한국어판 산후 유대감 측정도구(Korean Versions of the Postpartum Bonding Questionnaire, K-PBQ)의 타당도 및 신뢰도를 검증하고자 한다. 또한 도구의 적합성을 다각도에서 평가하기 위해 다수의 선행연구[4, 7-9]에서 산후 유대감 개념과의 상관관계가 검증되었던 애착, 산후 우울, 부부 적응 개념을 측정한 척도 점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문항의 수렴 및 집단 비교 타당도를 평가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Brockington 등[5]이 개발한 PBQ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K-PBQ의 타당도 및 신뢰도를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를 포함한 부부 단위에서 검증하는 것이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산후 유대감 측정도구인 Brockington 등[5]이 개발한 PBQ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만 1세(12개월) 이하의 자녀를 둔 부부를 대상으로 K-PBQ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한 방법론적 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만 1세(12개월) 이하의 자녀를 둔 만 19세 이상의 부모이다. 연구목적을 이해하고 연구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부부를 연구에 포함하였다. 단, 부부 구성원 중 아내 또는 남편이 연구참여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는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표본크기는 구성타당도 확인을 위한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 EFA)의 경우 측정도구의 타당도와 신뢰도 검증의 안전성을 위해 문항당 5~10명이 필요하다[18].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 수행을 위해 필요한 표본의 수는 최소 150명 이상이 적합하다는 기준[19]에 따라 설문지 배부는 총 700명(350쌍)을 목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수집된 678명의 모바일 ․ 온라인 설문 응답 자료를 검토한 후, 부부 중 1인이 설문조사를 완료하지 않은 48명, 연구대상 기준인 ‘만 1세(12개월)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에 부합하지 않은 12명, 중복으로 참여한 4명 총 62명(9.1%)을 제외하였다. 이후 대상 선정기준에 적합하고 부부 모두 설문조사를 완료한 616명(308쌍)(90.9%) 자료를 최종 분석에 활용하였다. SPSS 25 프로그램(IBM Corp., Armonk, NY, USA)의 ‘사례 무작위 추출’ 기능을 사용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에 308명(154쌍), 확인적 요인분석에 308명(154쌍)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3. 연구도구
본 연구는 모든 도구의 원저자 또는 한국어 번안자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사전에 도구 사용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1) 일반적 특성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나이, 결혼 기간, 최종 학력, 종교 유무, 직업 유무, 가족 형태, 계획 임신 여부, 최근 출생한 자녀의 출생 순서, 자녀 양육 시간(평일 및 주간), 자녀 연령, 자녀 성별, 자녀 출생 시 재태주수, 자녀 출생 시 몸무게, 분만 방법에 대한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었다.
2) 산후 유대감
산후 유대감은 Brockington 등[5]이 개발한 PBQ를 번안하여 사용하였다. 본 도구는 제1요인 ‘유대감 결여(impaired bonding)’ 12문항, 제2요인 ‘거부와 분노(rejection and anger)’ 7문항, 제3요인 ‘돌봄에 대한 불안(anxiety about care)’ 4문항, 제4요인 ‘학대의 위험(risk of abuse)’ 2문항으로 총 25문항 4개의 하부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항상 그렇다’(0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5점)의 6점 Likert 척도로 측정되었다. 25개 문항 중 17개의 문항은 역문항(2번, 3번, 5번, 6번, 7번, 10번, 12번, 13번, 14번, 15번, 17번, 18번, 19번, 20번, 21번, 23번, 24번)으로 역코딩 후 채점하고 나머지 8개의 문항(1번, 4번, 8번, 9번, 11번, 16번, 22번, 25번)은 정문항으로 정코딩 방식으로 점수 계산이 필요하다. 산후 유대감의 점수 범위는 최저 0점에서 최고 125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출산한 영아에 대한 산후 유대감 장애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Brockington 등[5]의 PBQ 도구 개발 당시의 타당도는 주성분 분석을 통해 구성타당도를 확인하였다. 주성분 분석에서 도출된 25개 문항 4개 하위요인에 의해 설명되는 분산의 경우 총 설명력이 50.0% 이상으로 나타났다. 도구의 내적 일치도는 개발 당시 Brockington 등[5]의 연구에서 Cronbach’s ⍺는 보고되지 않았고 검사-재검사 신뢰도(test-retest reliability)의 피어슨 적률상관계수(Pearson’s product moment correlation coefficients) 는 1요인 .95, 2요인 .95, 3요인 .93, 4요인 .77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의 내적 일치도 Cronbach’s ⍺는 .95로 나타났다.
3) 모아 애착
어머니의 영아에 대한 애착을 측정하기 위해 Muller [11]에 의해 개발된 모아애착 조사표(Maternal Attachment Inventory, MAI)를 Han [13]이 번역한 한국판 모아애착 조사표(Korean version of Maternal Attachment Inventory, K-MAI)를 사용하였다. K-MAI는 총 26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거의 그렇지 않다’(1점)부터 ‘거의 항상 그렇다’(4점)로 평가하는 4점 Likert 척도를 사용하고 있다. 점수의 범위는 26~104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모아 애착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Muller [11]의 MAI 도구 개발 당시의 타당도는 문항의 수렴타당도를 통해 구성타당도를 확인하였다. MAI의 수렴 타당도를 검증한 결과 MAI는 어머니의 영아에 대한 감정(r=.45, p<.001), 어머니의 분리불안(r=.46, p<.001), 어머니의 양육태도(r=.30, p<.001)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11]. Han [13]의 연구에서는 타당도가 검증되지 않았다. 도구의 내적 일치도는 개발 당시 Muller [11]의 연구에서 Cronbach’s ⍺는 .85였고, Han [13]의 연구에서는 .89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96으로 나타났다.
4) 부아 애착
아버지의 영아에 대한 애착을 측정하기 위하여 Kim [20]에 의해 개발된 부성 애착 도구(Paternal Attachment Instrument, PAI)를 사용하였다. PAI는 다음의 7가지 하위범주로 구성되어 있다: 시각적 인식, 촉각적 인식, 아기의 특성 구분, 완전한 개체로 인식, 강한 관심 및 애정, 심리적 고양감, 역할 인식. 각 하위범주에 5문항씩 포함된 총 35문항으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로 평가하는 4점 Likert 척도를 사용하고 있다. 점수의 범위는 35~14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아 애착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Kim [20]의 PAI 도구 개발 당시의 타당도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내적 일치도의 경우 Cronbach’s ⍺는 .94였고 본 연구에서는 .93으로 나타났다.
5) 산후 우울증
어머니와 아버지의 산후 우울을 측정하기 위해, Cox 등[21]이 개발하고 Kim 등[22]이 번안한 한국판 출산 후 우울증 척도(Korean version of Edinburgh Postpartum Depression Scale, K-EPDS)를 사용하였다. K-EPDS는 총 10문항으로 지난 2주 동안 주관적으로 경험한 우울 증상에 대한 8문항 및 불안 증상에 대한 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별로 각각 0점에서 3점으로 평가하는 4점 Likert 척도이다. 점수의 범위는 0~3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산후 우울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Cox 등[21]의 EPDS 도구 개발 당시의 타당도는 요인분석을 통해 구성타당도를 확인하였다. 요인분석을 통해 초기 13문항에서 3문항을 제외한 10문항 단일 요인구조를 제시하였다. Kim 등[22]의 연구에서는 문항의 수렴타당도를 통해 구성타당도를 확인하였다 K-EPDS의 수렴 타당도를 검증한 결과 K-EPDS는 우울(r=.30, p<.001), 불안(r=.68, p<.001)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22]. 도구의 내적 일치도는 개발 당시 Cox 등[21]의 연구에서 Cronbach’s ⍺는 .87이었고, Kim 등[22]의 연구에서는 .84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87로 나타났다.
6) 부부관계 적응
부부관계 적응을 측정하기 위해, Spanier [23]에 의해 개발되고 Lee와 Kim [24]이 번안한 한국판 부부관계 적응 척도(Korean version of Dyadic Adjustment Scale, K-DAS)를 사용하였다. K-DAS는 총 32문항으로 일치도 13문항, 응집도 5문항, 만족도 10문항, 애정표현 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별로 다른 가중치를 두어 문항에 따라 0에서 1점으로 평가하는 2점 Likert 척도부터 0에서 6점으로 평가하는 7점 Likert 척도를 사용하고 있다. 점수의 범위는 0~151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부관계 적응이 높음을 의미한다. Spanier [23]의 DAS 도구 개발 당시의 타당도는 요인분석을 통해 구성타당도를 확인하였다. 요인분석을 통해 초기 40문항에서 8문항을 제외한 32문항 4 요인구조를 제시하였으며 전체 문항의 요인부하량(factor loading) 값은 모든 문항이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Lee와 Kim [24]의 연구에서는 최대우도법 요인추출 방식을 사용하여 도출된 32개 문항 4개 하위요인에 의해 설명되는 분산의 총 설명력이 51.0%로 나타났다. 도구의 내적 일치도는 개발 당시 Spanier [23]의 연구에서 Cronbach’s ⍺는 .96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96으로 나타났다.
4. 자료수집
본 연구는 연구자 소속기관 생명윤리 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승인(No. 202208-0020-01)을 받은 뒤 자료수집을 시행하였다. 영유아 육아를 하는 부모가 주로 가입하여 활동하는 출산 및 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의 운영진에게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고 모집공고문 게시에 대한 동의를 받은 후, 게시판에 모집공고문을 게시하여 2022년 10월 6일부터 2023년 1월 28일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모집공고문을 읽고 연구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부모만 모집 문건에 제시된 Google Form 링크를 통해 온라인 설문에 참여하였다. 설문 응답 시 코드 번호 8자리(남편의 주민등록상 출생월일 4자리+아내의 주민등록상 출생월일 4자리)를 입력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상호 부부 관계임을 연구자가 확인하였다. 한사람이 중도 철회 시 동반 탈락이 자동으로 되는 것은 온라인 설문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여 설문 참여 완료 후 부부 관계가 코드번호를 통해 확인되지 않을 시 탈락으로 간주하였다. 또한 부부 중 1인이 설문조사를 완료하지 않은 경우, 연구대상 기준인 ‘만 1세(12개월)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중복으로 참여하였을 때 최종 분석 자료에서 제외하였다.
5. 도구 번역 및 전문가 검토 과정
본 연구는 PBQ 도구 개발자인 Brockington으로부터 한국어 번역에 대한 공식적인 사용 승인을 받은 뒤 연구 진행을 시작하였다. 연구도구의 번역 과정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 제시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번역 및 역 번역, 전문가 패널 회의, 예비조사 등의 번역 과정을 통해 K-PBQ를 번안하였다[25]. 본 연구에서는 영국에서 영어로 제작된 PBQ가 한국 문화에 적합하도록 문화적 타당도를 고려하여 도구를 번역하였다.
첫 번째로 순 번역 단계(forward translation)에서는 한국어와 영어가 유창한 정신간호학 박사과정생 2인이 용어의 정의를 고려하여 원본 설문지를 독립적으로 한국어 번역을 시행하였다. 2개의 번역본을 전문가 패널(정신간호학 교수 1인, 정신간호학 박사과정생 2인, 간호학 석사과정생 2인)의 회의를 통해 매끄럽지 않은 문장 및 문화적 반영이 필요한 문장을 논의하였다. 총 8문항(4, 7, 13, 14, 15, 16, 20, 24)을 한국 문화 및 정서를 고려한 적합한 어휘와 표현으로 수정하여 1차 번역본을 완성하였다. 예를 들어, 7번 문항 ‘My baby winds me up’은 직역 시 ‘내 아이는 나를 약올린다.’로 번역되었다. 이는 ‘winds up’이라는 영어권에서 쓰이는 관용 표현을 한국어로 대체할 수 있는 적합한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아가 부모를 ‘약 올린다.’라는 어색한 표현 대신 전문가 패널의 의견에 따라 ‘내 아이는 나를 곤란하게 만든다.’로 수정하였다.
다음으로 역 번역 단계(back translation)에서는 영어 및 한국어 둘 다 능통하며 미국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아동간호학 교수 1인이 PBQ 도구의 원본을 보지 않고 역 번역을 시행하였다. 이후, 전문가 패널(정신간호학 교수 1인, 아동간호학 교수 1인, 정신간호학 박사과정생 1인, 간호학 석사과정생 1인) 회의를 통해 원 도구와 역 번역 도구의 내용이 일치하고 한국판 번역본이 원 도구의 내용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한국 문화에 적합한지를 확인하였다. 총 4문항(7, 10, 14, 24)은 역 번역 시 원 문항과 의미가 상통하지 않아 수정되었다. 예를 들어, 24번 문항 ‘I feel like hurting my baby’를 ‘나는 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다.’라고 번역했으나 역 번역 시 의미가 동등하지 않아 ‘나는 내 아이를 혼내고 싶을 때가 있다.’라고 수정하였다.
셋째로 역 번역된 도구가 원 도구와 비교했을 때 의미의 왜곡이 없으며 일치되게 번역되었는지를 원저자에게 확인하였다. 원저자인 Brockington은 25개의 역 번역된 문항 중 1문항(7번)을 제외한 24개의 문항의 경우 역 번역된 도구가 적합하다고 답변하였다. 원저자에 의해 7번 ‘My baby winds me up’의 경우 ‘My baby makes me feel tense’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자문받아 최종적으로 ‘내 아이는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라고 수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만 1세(12개월) 이하의 자녀를 둔 부부 5쌍(10명)에게 내용타당도 검증을 위한 예비조사를 시행하였다. 부부 5쌍(10명) 모두 전체 25문항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응답에 어려움이 없다고 답변한 결과를 종합하여 최종 K-PBQ 번역본 25문항을 완성하였다.
6. 자료분석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IBM SPSS/WIN 27.0과 AMOS 28.0(IBM Corp., Armonk, NY, USA) 통계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평균, 표준편차, 백분율 등으로 산출하였다. K-PBQ 문항별 부부 간 유사도 확인은 집단 내 상관계수(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ICC)를 분석하여 확인하였다. 집단 내 상관계수 값의 경우 0은 부부 간 유사성 없음, .45 이상인 경우 부부간 유사성이 있음, 1은 부부간 일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26]. 선행연구에 의거 하여 ICC 분석을 통해 부부간 유사성이 있음을 확인한 경우, 문항별 부부 평균값으로 K-PBQ의 부부 단위 점수를 도출하여 부부 1쌍 단위로 자료를 분석하였다[2,15]. 구성타당도 분석을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 EFA)과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시행하였다. 수집된 616명(308쌍)의 자료를 SPSS 사례 무작위 추출 기능을 사용하여 EFA (n=308명/154쌍)와 CFA (n=308명/154쌍)로 분류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시행하기 전 수집된 자료가 요인분석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해 Kaiser-Mayer-Olkin(KMO) 검정과 Bartlett 구형성 검정을 실시하였다. 이후 문항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적합한 요인구조를 추출하기 위하여 주축요인추출(Principal Axis Factor, PAF) 방법을 이용하였고, 요인회전은 요인구조의 해석 용이성을 높이기 위하여 Varimax 회전 방식의 직교회전을 이용하였다. 요인의 수는 고유값, 스크리 도표, 누적 분산 비율, 요인적재값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27]. 요인분석은 고유값이 1 이상인 요인을 선정하였고, 요인적재값은 .40 이상이면 만족한다는 기준으로 판단하였다[27].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구축한 측정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이용하였다. 모델의 적합도는 x2, x2/자유도(chi square minimum/degree of freedom, CMIN/dF), 비교적합지수(Comparative Fit Index, CFI), 터커-루이스 적합 지수(Turker-Lewis Index, TLI), 근사 오차평균자승 이중근(Root Mean Squared Error of Approximation, RMSEA), 잔차 평균자승 이중근(Standardized Root Mean Squared Residual, SRMR)을 확인하여 평가하였다. 각 적합도 지수의 판단기준은 CMIN/dF의 경우 3 이하, 상대적합도 지수인 CFI는 .90 이상, TLI .90 이상, 모형의 절대적합도 지수인 RMSEA의 경우 .08 이하, SRMR은 .08 이하인 경우 양호한 것으로 평가하였다[28]. 문항의 수렴타당도 검증을 위하여 K-PBQ 모형의 평균분산추출(Average Variance Extracted, AVE) 및 개념신뢰도(Construct Reliability, CR) 값을 구하여 평가하였다. 또한 집단 비교 타당도(known-group validity)를 검증하기 위하여 산후 우울 척도 및 부부 적응 척도를 산후 우울의 경우 10점을 기준[22]으로 10점 이상은 산후 우울군, 10점 미만은 산후 비 우울군으로 나누고 부부 적응 척도 점수 100점을 기준[29]으로 100점 이하는 부부 적응이 낮은 군, 100점 초과는 부부 적응이 높은 군으로 분류하였다. 각 집단의 K-PBQ 점수 차이에 대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여 분석하였다. 도구의 내적일관성 신뢰도의 경우 Cronbach’s ⍺ coefficients로 산출하였다.
연 구 결 과
1. 일반적 특성
본 연구의 대상자는 부부 616명(308쌍)이며,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연구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남자 36.09±3.87세, 여자 33.92±3.57세, 결혼 기간은 평균 3.94±2.39년이었다. 가족 구조로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이 96.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출산 방법으로는 자연분만이 59.7%, 제왕절개가 40.3%였고 최근 출생한 자녀의 평균 연령은 7.31±3.01개월이었다. 그 외 부부와 최근 출생한 자녀에 대한 일반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되어 있다.
2. 부부간 산후 유대감 유사도
부부간 산후 유대감 유사도를 K-PBQ의 문항별 ICC를 통해 확인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전체 문항의 ICC 평균은 .64(ICC=.45~.84)로 25문항 모두 부부간 유의한 집단 내 유사도가 나타났다. 따라서 K-PBQ 문항별 부부 평균(mean)값을 산출한 뒤 부부 단위 점수를 생성하여 부부 자료를 쌍(dyad)로 분석하였다.
3. 문항 분석
K-PBQ의 문항별 왜도는 –0.05~1.86 범위에 분포하고, 첨도는 –0.73~2.38 범위에 분포하여 정규분포 기준을 만족하였다. K-PBQ 각 문항의 수정된 항목-총점 상관관계는 .40~.86 범위에 분포하여 문항 적합성이 충족되었다.
4. 타당도 검증
1) 내용 타당도 검증
K-PBQ의 내용타당도 검증을 위해 아동간호학 교수 2인, 정신간호학 박사 후 연구원 1인, 정신 전문간호사 1인, 아동간호학 및 모성간호학 박사생 각 1인, 대학병원 모자센터 7년 차 간호사 1인 총 7인의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였다. 각 문항을 매우 적합하다(4점), 적합하다(3점), 적합하지 않다(2점), 전혀 적합하지 않다(1점)의 4점 Likert 척도로 평가하여 내용타당도 지수(Content Validity Index, CVI)를 산출하였다. 각 문항의 CVI (Item-level CVI, I-CVI) 값의 경우 전문가 집단이 3~5명이면 1.00, 그리고 6~10명이면 .78 이상이어야 각 문항의 내용타당도가 검증된 것이며 전체 측정도구의 CVI (Average of Content Validity Index for Scale, S-CVI/Ave) 산출은 I-CVI를 합산 후 전체 문항의 수로 나누어 산출하였다. 각 문항의 I-CVI는 3, 8, 10, 13번 문항의 경우 .86이었고 그 외 21개의 문항의 I-CVI는 1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측정도구의 CVI는 .97로 모두 .90 이상으로 K-PBQ의 내용 타당도가 검증되었다.
2) 구성 타당도 검증
(1) 탐색적 요인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은 전체 자료 부모 308쌍(616명) 중 SPSS 사례 무작위 추출 방법으로 154쌍(308명)을 추출하여 분석하였다(Table 3). 분석 전 탐색적 요인분석에 대한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KMO와 Bartlett 구형성 검정을 확인하였다. KMO 검정을 실시한 결과 .94로 나타났고,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은 카이제곱(x2=3,851.73, p<.001)으로 상관계수 행렬이 요인분석에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인분석은 주축요인추출(Principal Axis Factoring, PAF)을 이용하였고, 직교 회전인 Varimax를 사용하여 요인의 수를 지정하지 않고 탐색적 요인분석을 수행하였다. 요인분석 결과 고유값 1.0 이상인 요인의 수는 총 3개였으나, 스크리 도표에서 급격히 꺾어지는 부분의 요인의 수는 2개로 나타났다. 요인에 의해 설명되는 분산의 경우 제 1요인은 57.1%, 제2요인은 8.3%, 제3요인은 2.8%였고, 3개 요인에 의한 총 설명력이 68.2%로 나타났다. 구성타당도 검증에서 안정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각 요인당 최소 3문항 이상이 적절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 요인이 2문항 이하로 구성될 경우 모델의 구성 타당도 검증을 위한 확인적 요인분석에서 1개의 문항이라도 제외될 경우, 모수치 추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3요인의 경우 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인적재치가 충분히 크기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문항수가 각 요인에 적재될 수 있도록 2개 요인으로 지정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다시 시행하였다. 그 결과 제1요인은 58.3%, 제2요인은 6.5%였고, 2개 요인에 의한 총 설명력이 64.8%로 나타나 설명력의 합이 60.0% 이상 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였다[29]. 제1요인은 ‘나는 아이가 없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내 아이에게 정서적 거리감을 느낀다.’, ‘나는 이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한다.’, ‘나는 내 아이에게 화가 난다.’, ‘나는 내 아이가 어떻게든 없어졌으면 좋겠다.’, ‘내 아이는 나를 귀찮게 한다.’ 등의 총 17문항(1, 2, 3, 4, 5, 6, 8, 9, 14, 15, 16, 17, 18, 19, 20, 21, 24번)이 추출되었다. 해당 문항의 내용이 유대감 형성의 결여로 초래된 영아에 대한 거부감, 분노, 짜증, 적대감 등의 부정적 정서 및 태도를 포함하고 있어 ‘유대감 결여(impaired bonding)’라고 명명하였다. 제2요인은 ‘내 아이는 나를 힘들게 한다.’, ‘내 아이는 너무 많이 운다.’, ‘나는 부모라는 역할에 갇힌 것처럼 느낀다.’, ‘나의 힘듦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이 내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다.’ 등의 총 8문항(7, 10, 11, 12, 13, 22, 23, 25번)이 추출되었다. 해당 문항의 내용이 영아 돌봄에 대한 부모의 감정 및 인식을 포함하고 있어 ‘영아 돌봄에 대한 부담감(burden of infant care)’이라고 명명하였다. 25문항의 요인부하량(factor loading) 값은 .53~.93으로 모든 문항이 .50 이상으로 나타나 이는 문항과 해당 하위영역과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었다[27].
(2) 확인적 요인분석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에 따라 측정 모형을 구축한 후 나머지 308명(154쌍)의 자료를 대상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시행하였다(Table 4). 측정 모형의 적합도 지수를 평가한 결과, x2=772.87 (p<.001), CMIN/DF=2.82, RMSEA=.10, SRMR=.07, TLI=.85, CFI=.87로 나타나 CMIN/DF 3 이하, SRMR .08 이하로 기준을 충족하였고 나머지 적합도 지수의 경우 RMSEA .08 이하, SRMR .08 이하, TLI .90 이상, CFI .9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였다[28]. 따라서, 모형의 적합도 지수를 개선하기 위해 수정지수(Modification Indices, MI)를 확인하여 측정오차에 공분산을 설정하였다[28]. 문항 12번과 25번, 14번과 24번, 19번과 20번, 1번과 3번, 22번과 25번, 14번과 17번, 1번과 4번, 2번과 5번의 측정오차에 차례로 총 8번의 공분산 설정을 적용하였다(Appendix 1). 최종 모형의 적합도 지수는 x2=597.37(p<.001), CMIN/dF=2.24, CFI=.91, TLI=.90, RMSEA=.09, SRMR=.06으로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형의 적합도는 CMIN/dF는 3 이하, 상대적합도 지수의 경우 CFI는 .90 이상, TLI는 .90 이상, 절대적합도 지수의 경우 RMSEA는 .08 이하, SRMR은 .08 이하일 때 양호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28]. K-PBQ 문항의 수렴타당도 검증을 위해 AVE와 CR 값을 확인한 결과, K-PBQ 25 모형은 AVE=.62, CR=.97로 나타나 AVE .50 이상, CR의 경우 .70 이상으로 문항의 수렴타당도가 검증되었다. 요인 1의 경우 AVE=.61, CR=.96이었고 요인 2의 경우 AVE=.62, CR=.94로 나타났다.
3) 수렴타당도 및 집단비교 타당도 검증
도구의 수렴 타당도를 검증한 결과, K-PBQ는 모아 애착(r=-.86, p<.001), 부아 애착(r=-.86, p<.001), 부부 적응(r=-.76, p<.001)과 부적 상관관계를 산후 우울(r=.76, p<.001)과는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집단 비교 타당도 검증을 위하여 K-EPDS 점수 10점을 기준으로 산후 비 우울군과 산후 우울군을 분류하여 K-PBQ 점수 차이를 검증한 결과, 산후 비 우울군의 K-PBQ 점수가 산후 우울군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게 나타나 집단 비교 타당도가 검증되었다. 다음으로 K-DAS 점수 100점을 기준으로 부부적응 점수가 낮은 군과 부부 적응 점수가 높은 군을 분류하여 K-PBQ 점수 차이를 검증한 결과, 부부 적응 점수가 높은 군의 K-PBQ 점수가 부부 적응 점수가 낮은 군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게 나타나 집단비교 타당도가 검증되었다(Table 5).
5. 신뢰도 검증
25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K-PBQ의 내적 일치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계수는 .95로 나타나 .70 이상으로 측정도구의 신뢰도가 검증되었다.
논 의
본 연구는 산후 유대감 측정도구(PBQ)를 한국어로 번안하고, 만 1세(12개월) 이하의 영아인 자녀를 둔 국내 부모 616명(308쌍)을 대상으로 도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K-PBQ가 한국에서 산후 유대감 장애를 측정하기 위해 부모에게 사용될 수 있는 타당도와 신뢰도가 모두 높은 도구임을 확인하였음에 의의가 있다.
먼저, 본 연구에서는 WHO에서 제시한 도구 번역 절차[26]에 의해 K-PBQ의 문화적 적합도를 고려하여 번역하여 영어권 국가에서 개발된 도구가 한국 문화에서도 쉽고 명확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원저자에게 역 번역된 도구가 원 도구와 비교하여 의미가 왜곡되지 않고 일치되게 번역되었는지 논의 및 수정을 통해 K-PBQ 문항을 최종 완성하였다.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여 타당도 조사를 시행하고 부모 10명(5쌍)에게 예비조사를 통해 내용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탐색적 요인분석과 확인적 요인분석 시행 시 서로 다른 표본을 사용함으로써 교차타당도가 확보되었다.
원도구 개발 시, PBQ는 산후 기간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모아 유대감 장애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나, 선행연구들[15,16]에서 아버지를 포함한 부모에게 타당화 검증을 시행하지 않은 채 사용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를 포함한 부모를 쌍으로 모집하여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였고 추후 부모의 유대감연구 및 임상 현장에서 어머니 및 아버지에게 활용될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원 도구에서는 ‘유대감 결여(12문항)’, ‘거부와 분노(7문항)’, ‘돌봄에 대한 불안(4문항)’, ‘학대의 위험(2문항)’ 4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었으나, 25문항의 K-PBQ는 ‘유대감 결여(17문항)’와 ‘영아 돌봄에 대한 부담감(8문항)’ 2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었다. PBQ는 다수의 동서양 문화권에서 번역되어 요인구조가 검증되었지만 원 도구의 요인 구조와 일치되는 결과는 어느 연구에서도 도출되지 않았다[4,7-10]. 요인의 구조는 단일 요인부터 5요인까지 문항 구성이 다르게 도출되었으며 문항의 수는 최소 8문항에서 최대 25문항까지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제1요인 ‘유대감 결여’는 유대감 형성의 결여로 초래된 부모의 영아에 대한 거부감, 분노, 짜증, 적대감 등의 부정적 정서 및 태도를 포함하고 있다. 제1요인은 원도구의 ‘유대감 결여’, ‘거부와 분노’, ‘돌봄에 대한 불안’, ‘학대의 위험’ 4개의 하위요인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덜란드어 PBQ-21[4]의 ‘유대감 결여’ 요인과 유사한 문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네덜란드어로 번안된 PBQ의 ‘유대감 결여’요인은 원도구의 3가지 하위 요인(‘유대감 결여’, ‘거부와 분노’, ‘돌봄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도출되었으나, K-PBQ의 경우 3개의 하위 요인뿐 아니라 ‘학대의 위험’요인에 포함되는 18번(‘나는 내 아이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다.’)과 24번(‘나는 내 아이를 혼내고 싶을 때가 있다.’)을 포함하고 있다. 원도구에서 ‘학대의 위험’요인은 영아에게 학대를 저지를 수 있는 병리적인 화가 내재되어 있는 위험한 상태를 발견하기 위한 문항이다. 문항 번역 과정 중 한국 정서를 고려하여 “나는 아기를 때린 적이 있다.”와 “나는 아기를 때리고 싶다”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해가 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다.’, ‘혼내고 싶다.’라는 보다 간접적인 표현으로 변경되었다. 따라서, 원 도구와 달리 K-PBQ에서 18번, 24번 두 문항은 유대감 결여로 인하여 초래된 영아에 대한 분노와 화의 감정을 느끼는 부모의 감정을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18번과 24번 문항이 ‘유대감 결여’ 요인의 다른 문항들과 함께 구성될 수 있었다. 이탈리아어 타당화 연구[8]에서 또한 번역 과정에서 발생된 의미 변화로 위 두 문항이 초산모들이 신생아를 양육할 때 경험하는 불안, 무능감을 묘사하고 있어 ‘돌봄에 대한 불안’ 요인에 포함된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의 제2요인은 ‘영아 돌봄에 대한 부담감’으로 출산 후 부모가 부모기로의 전이기에 느끼는 영아 돌봄에 대한 감정 및 태도를 나타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요인은 원도구의 ‘유대감 결여’, ‘거부와 분노’, ‘돌봄에 대한 불안’ 총 3개의 하위요인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페인어 PBQ-25[7]의 ‘돌봄에 대한 불안’요인과 유사한 문항 구성을 보였다. 23번 문항인 ‘나의 힘듦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이 내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다.’의 경우 원도구에서는 ‘거부와 분노’라는 요인에 포함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영아 돌봄에 대한 부담감’ 요인에 포함되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자녀 양육과 일을 병행하고 있는 맞벌이 부모가 증가하였으나 일 ․ 가정의 양립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한 영아기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부모 중 한 사람이 육아를 전담하게 되어 신체적 ․ 정신적 소진을 경험하고 돌봄 부담감을 느끼는 사회적인 모습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결과는 양육자가 영아기(0~2세) 자녀 돌봄 시 다른 나이의 자녀보다 가장 높은 양육 스트레스로 인하여 부모가 고통을 느낀다는 국내 조사 결과와 유사한 맥락이라고 사료된다[30].
다음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하여 2개 요인으로 구성된 K-PBQ 모형 적합도를 검증한 결과, 상대적합지수(CFI, TLI) 및 절대적합지수(x2, CMIN/dF, RMSEA, SRMR) 중 RMSEA 값만 적합도 기준에 미달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의 경우 다양한 적합도 지수들을 고려한 해석이 필요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K-PBQ의 CFI, TLI, SRMR 등의 모형적합도가 권장하는 수치에 해당하였기에 모형의 구성타당도가 확보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기존 국외 PBQ 번역 연구의 경우에는 주로 탐색적 요인 분석만 시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본 연구에서는 구성타당도 검증을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문항 간 내재된 관계를 확인하여 요인을 도출하였고 구분된 요인에 대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함께 시행하여 모델 적합도 또한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항의 수렴타당도 검증 결과의 경우, AVE와 CR의 권장 기준을 만족하였다. 이는 각 문항 별 내용이 해당 요인의 특성을 잘 반영하며 측정에 적절한 문항으로 다른 요인의 문항들과 구별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PBQ 번역 선행연구에서 확인된 요인 구조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브라질어 번역 도구 타당화 연구[10]에서 AVE 값의 경우 1요인만 .50을 초과했고 나머지 2, 3요인은 .50 미만이었다. CR 값의 경우 요인별 점수는 각각 .83, .79, .69였다. 본 연구에서는 제1요인의 경우 AVE=.61, CR=.96이었고 제2요인의 경우 AVE=.62, CR=.94로 나타나 문항의 수렴타당도가 확보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K-PBQ의 수렴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산후 유대감과 유사한 개념인 산후 모아 애착, 부아 애착 도구를 선정하여 상관관계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PBQ는 산후 모아 애착, 부아 애착과 높은 부적 상관관계를 보여 수렴타당도가 확보됨을 확인하였다. 이는 일본어로 번역된 PBQ가 모아 애착과 부적 상관관계를 보인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9]. 부아 애착의 경우 PBQ의 타당도 검증이 아버지를 대상으로 시행된 적이 없어서 선행연구와의 비교는 불가하였으므로 추후 반복 연구를 통해 비교해 볼 필요가 있음을 제언한다.
집단 비교 타당도의 경우,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산후 우울(K-EPDS)과 부부 적응(K-DAS) 각 도구의 절단점을 기준으로 그룹을 구분하여 독립표본 t-검정(t-test)을 통해 K-PBQ 점수를 비교하였다. 우선 산후 우울(K-EPDS)의 경우 산후 우울군의 K-PBQ 점수가 산후 비 우울군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부부 적응(K-DAS)의 경우 부부 적응 점수가 높은 집단의 K-PBQ 점수가 부부 적응 점수가 낮은 집단보다 K-PBQ 점수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되어 K-PBQ의 집단 비교 타당도가 검증되었다. 이는 PBQ를 스페인어로 번역하고 산후우울(EPDS) 점수를 통해 산후 우울군과 산후 비 우울군을 분류하여 집단 비교 타당도를 검증한 결과, 산후 우울군의 PBQ 점수가 산후 비 우울군의 PBQ 점수 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온 선행연구결과와 유사하다[7]. 부부 적응(DAS)의 경우 집단 비교타당도를 검증한 선행연구가 존재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PBQ 연구[8]에서 외적 타당도(external validity) 검증 시 PBQ 점수가 부부 적응(DAS) 점수와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인 것과 유사한 결과라 사료된다.
K-PBQ의 전체 신뢰도 Cronbach’s ⍺ 값은 .95로 도구의 신뢰도가 검증되었다. 이는 다른 나라의 PBQ 번역 연구들의 Cronbach’s ⍺ 값 .76~.90과 유사한 수준이었다[4,7-10]. KPBQ의 2개 하위영역별 신뢰도 Cronbach’s ⍺ 값은 각각 .97, .90으로 스페인어로 번역된 PBQ [7]에서 4개 하위영역별 신뢰도 Cronbach’s ⍺ 값 .56~.85 및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PBQ [8]에서 3개 하위영역별 신뢰도 Cronbach’s ⍺ 값 .73~.87보다 높은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본 도구는 만 1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의 산후 유대감을 반영하고 일관된 응답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높은 신뢰도를 가진 적절한 도구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산후 유대감 장애(postpartum bonding disorder) 평가를 위해 산후 유대감 척도 평가와 더불어 임상 면담을 시행하지 않았다. 산후 부모-영아 유대감 장애 선별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 후속 연구에서는 진단적인 임상 면담을 통해 K-PBQ 척도의 절단점을 확인해 볼 것을 제언한다. 둘째, 온라인 설문조사의 시행으로 동일한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검증하지 못하였다. 측정도구의 안전성 확인을 위하여 추후 연구에서는 검사-재검사 신뢰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셋째, 본 연구의 대상자는 지역사회에서 표출되고 자료수집 과정이 이루어져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군 뿐 아니라 임상군을 대상으로 표본을 확대한 반복 연구를 제언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자기 보고식 설문 조사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실제 자신의 생각과 태도와 달리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용인되는 응답을 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설문조사뿐 아니라 포커스 그룹 및 개인 인터뷰 같은 질적연구방법을 함께 적용해 문항을 보완해 볼 것을 제언하는 바이다.
결 론
본 연구는 산후 유대감 측정도구인 PBQ를 만 1세(12개월) 미만의 영아인 자녀를 둔 국내 부모를 대상으로 타당도와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그 결과, K-PBQ는 타당도와 신뢰도가 검증되어 우리나라에서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의 산후 유대감 장애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써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임상 혹은 지역사회에서 간호사는 산후 유대감 장애 수준을 사정하거나 관련된 간호중재의 효과성 평가 시 본 도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또한, K-PBQ를 활용하여 부모-영아 유대감 형성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어머니 및 아버지를 위한 정신간호중재를 개발하여 모성 및 부성 정신 건강 증진 및 자녀의 신체 및 정신적 발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Notes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Han, HM & Kim, S-S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Han, HM
Funding acquisition: N/A
Investigation: Han, HM & Kim, S-S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Kim, S-S
Resources or/and Software: Han, HM
Validation: Han, HM & Kim, S-S
Visualization: Han, HM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Han, HM & Kim, 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