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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Psychiatr Ment Health Nurs > Volume 32(3); 2023 > Article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understand the experience of peer supporters for patients with schizophrenia and identify the meanings of their experiences.

Methods

Eleven participants were included in this study. Giorgi’s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ology was used. The data were collected between August, 2022 and January, 2023 through in-depth individual interviews.

Results

Four clusters of themes were identified. “Overcoming fear and managing one’s own life”, “A lot of mountains to overcome, but I'm going over them”, “A confident appearance in the world”, and “Being part of the treatment team”.

Conclusion

Individuals with schizophrenia and peer supporters should be integrated into the treatment team by implementing appropriate policies. Education programs should also be provided accordingly. In addition, it is very important to develop a program that can train peer supporters among schizophrenic patients and expand patient management services that can help them recover from the disorder. These efforts will help patients with schizophrenia achieve vocational and social rehabilitation.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기준 정신건강을 위해 사용되는 한 해 예산은 3천억 원 이상이며, 지역사회 정신건강 증진사업 등록자와 이용자도 9만 3천 명에 이른다[1]. 정신장애의 약 70%를 차지하는 조현병은 환각, 망상, 와해된 언어, 와해된 행동 및 긴장성 행동 그리고 음상 증상 등을 나타내며 대인관계, 자기관리, 일의 한 가지 이상의 영역에서 기능 수준이 현저히 저하된다[2]. 조현병의 경우 만성화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지속적 약물치료와 함께 신체적 ․ 정서적 기능 회복과 사회적응을 목표로 하는 정신 재활 치료의 병행이 강조되고 있다[3]. 조현병 환자의 경우 질병의 증상으로 인해 사회적응이 어렵고 삶의 질이 저하되며 사회적 독립, 경제적 독립에 실패함으로써 사회와 가족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4]. 조현병 환자가 독립적 생활이 가능할 때 사회적응과 삶의 질이 향상되므로[5] 가족과 사회가 안게 될 부담감이 줄어들게 된다.
조현병 및 만성정신질환자들의 재활에 있어 동료지원가의 역할이 부각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1년 조지아주를 시작으로 동료지원가 양성 과정이 만들어졌고[6], 한국에서도 2008년부터 동료지원 활동이 시작되었다. 한국 최초의 동료지원 서비스가 한울 지역정신건강센터에서 시작된 이래 정신재활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2019년에는 정신장애인 보조 시범사업에 포함되기 시작했다[7].
동료지원이란 자신이 처한 환경과 같은 사람들로 구성되며, 이들이 살아가며 경험하게 되는 공통적 경험을 나누는 지지적인 관계이다[8]. 또한 동료지원가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회원들의 회복의 여정에 동반자 역할을 해주고 가까운 친구와 같은 관계를 가지며 치료팀의 일원이자 치유자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간다[9]. 동료지원가는 특히 정신질환자나 장애인들에게 회복에 대한 희망을 주며 훌륭한 롤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9]. 직업으로 인정받는 채용 동료지원가가 25,000명에 이르는 미국의 경우, 동료지원가 업무는 일자리 측면에서도 정신질환자들에게 안정적 삶을 이룰 수 있는 근거가 되어주고 있으며[10], 동료지원가가 활성화되면서 비전문가 동료라는 한계점을 딛고,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사랑을 담아 전하는 노동이라는 강점 중심의 실질적인 지원자이자 도와주는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1]. 동료지원의 필요성은 이미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어내었고, 중독치료 영역까지[12] 효과를 입증하며 서비스의 영역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국내 정신건강 시스템은 크게 발전하고 있지만 만성정신질환자의 장기입원율 역시 높은 현실에서 동료지원가는 조현병 환자들에게 정신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강화시키며 지역사회 서비스를 연계하고 치료의 연속성을 강화할 수 있는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 가능하다[10]. 이러한 서비스는 조현병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효율적인 자기관리를 할 수 없어서 정신병원을 반복적으로 드나드는 회전문 현상을 줄이고, 회복을 촉진하는 전략이 되어줄 수 있다[11]. 왜냐하면 동료지원은 직장, 학교, 의료시설처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어느 곳에서나 제공될 수 있으며,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그들이 처한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서로에게 도움, 희망, 격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6-8].
조현병 환자에게 있어 자신의 증상을 잘 인지하고 약물치료에 순응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4], 조현병 환자가 건강하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자립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13]. 이들의 약물 복용상태와 심리 ․ 사회적 장애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보충하며 지지할 인적자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서비스 제공자로서 동료지원가의 역할은 조현병 환자에게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재활에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 재활 현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조현병 환자가 체험하는 동료지원가는 그들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있으며 그 경험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국내 연구의 경우 동료지원가 활동이 주는 유익함과 필요성에 대한 연구[7,9,12,14-17]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동료지원가의 정체성 연구[9], 동료지원가의 인턴경험[12], 동료지원가 활동에 대한 근거이론적 접근[14], 동료지원 서비스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15], 동료지원가의 희망경험[16], 동료지원가의 임파워먼트 경험[17], 동료지원가 교육과정 개발[18], 동료지원가 활동 사업의 활성화 방안[19], 동료지원 서비스의 확대 지원 필요성[20]까지 최근 다양한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대상자의 기술에 대한 심층 연구를 통해 개별적 체험의 구조와 체험의 본질을 파악하며, 살아있는 경험의 의미를 밝히는데 초점을 둔 Giorgi의 방법[21]에 의한 조현병 환자들이 경험한 동료지원가 체험의 본질과 근본을 묻는 논문이 부재한 상태이다.
본 연구는 조현병 환자들의 동료지원가 체험을 이해하기 위해 Giorgi의 질적연구방법을 사용했으며 그들의 경험의 본질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조현병 환자들이 동료지원가로 재활하는데, 그리고 동료지원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동료지원가라는 직업에 관련한 정책을 마련해 갈 때 이들이 경험하는 체험적 의미가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조현병 환자들의 동료지원가 체험의 의미와 본질을 밝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의 주 질문은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가?’이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조현병 환자들의 동료지원가 체험의 의미와 본질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Giorgi [22]의 심리학적 현상학적 체험연구방법을 이용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J시에 소재한 정신재활시설 A에서 조현병 동료지원가에 대한 체험이 충분한 사람으로 아래 기준에 부합하는 자를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 만 18세 이상의 성인으로 DSM-5 기준 조현병(Schizophrenia) 진단을 받은 자
• 지역사회 정신재활시설에서 1년 이상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 경험이 있거나, 경험 중인 자
• 현재 조현병을 앓고 있거나, 과거 조현병을 앓은 경력은 있지만 동료지원이 가능하도록 병의 상태가 호전되었거나 호전 중인 자
• 인터뷰 질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며 국문 해독이 가능한 자
이와 같은 기준에 부합되는 본 연구에 참여한 동료지원가는 총 11명이었다. 일반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성별 남성 7명, 여성 4명, 나이는 21~30세 2명, 31~40세 2명, 41~50세 5명, 51~60세 2명, 학력은 대졸 7명, 고졸 3명, 중졸 1명, 결혼여부 기혼 2명, 이혼 1명, 미혼 8명, 동료지원 경험 1년 5명, 2년 4명 3년 2명, 하루 중 동료지원으로 일을 한 시간이 3시간 이상 9명, 4시간 이상 2명이었다(Table 1).

3. 자료수집

본 연구의 자료수집기간은 2022년 8월 2일부터 2023년 1월 29일이었다. 연구대상자는 J지역 정신재활시설에 등록되어있는 회원들 중 동료지원가 활동을 하고 있는 전원에게 참여 의사를 묻기 전, 본 연구와 관련한 허락 사항을 공문을 통해 지역정신재활시설에 구했고,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기로 한 대상자들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면담은 연구자와 참여자가 1:1 면담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의 경험에 대한 진술을 최대한 이끌어내도록 첫 1회기는 연구 질문을 주지 않은 채 다과와 면담만을 진행하며 신뢰관계를 구축했다. 1회기는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개인적인 부분이 모두 비밀유지가 됨을 설명했으며 연구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후 면담을 시작했다. 면담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했으며 면담이 끝난 후 그날의 녹음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여 들으면서 참여자가 표현한 언어 그대로 필사했다. 면담시 표정이나 어조에도 주의를 기울였으며 면담 후 노트할 때 참여자의 비언어적 표현과 특징, 면담 내용과 떠오르는 생각이나 질문 사항을 모두 기록했다. 기존의 선입견 및 지식 등을 배제한 자료들 간의 괄호치기(bracketing)를 병행하며 자료의 내용과 함께 그 출처에 대해 항상 명확하게 기록해나갔다. 최종 면담 후 필사된 내용에 대해 요약해서 설명하고 면담 내용이 잘 정리되어 전달되었는지를 참여자에게 확인했다. 본 연구를 위한 주 질문은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가?’이며 이와 함께 사용된 보조 질문은 ‘동료지원가 체험은 어떠했나?’, ‘그 체험은 어떤 느낌을 주었나?’, ‘그 체험으로 변화한 부분은 무엇인가?’ 등이다.

4. 자료분석

면담 녹취자료는 Giorgi [22]가 제시한 분석절차에 따라 참여자의 녹취된 전사 자료를 반복하여 읽음으로써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에 대하여 전체적인 윤곽을 잡았다. 다음 전사된 면담자료에서 전체 내용을 의미 단위를 구분했다. 요약한 의미 단위를 토대로 참여자 간의 공통 의미 단위를 찾아내고, 그 의미 단위를 범주화했다. 각 의미 단위에는 고유번호를 붙이고 원자료와 나란히 배치하여 구성요소를 도출했다. 참여자가 진술한 의미 단위를 연구자의 언어로 변형했다. 그다음 연구참여자 공통의 의미 단위로 재통합하는 과정을 거쳤고, 새로운 의미 단위로 요약하고 연구자의 언어로 전환하였다. 최종적으로 전환된 의미 단위를 기초로 하여 경험의 구조를 통합하였다. 그 결과 참여자별로 공통되는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에 관한 본질과 구조를 4개의 구성요소와 10개의 하위 구성요소로 도출할 수 있었다.
자료의 분석과정에서 합리적이고 일관된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타당도를 높이고자 했다. 질적연구의 특성상 연구자 자신이 분석의 도구가 되기에 현상학 연구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 2인, 질적연구 전공 교수 1인의 연구 자문을 통해 자료분석과정에 확인 작업을 거쳤다. 또한 분석된 내용을 참여자들에게 보여주고 연구자가 기술한 내용과 분석한 결과 기술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였다.

5. 연구의 엄격성 확보

본 연구는 엄격성을 높이기 위해 Lincoln과 Guba [23]의 사실적 가치(true value), 감사가능성(consistency), 적용성(applicability), 중립성(neutrality)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 사실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참여자들이 진술한 표현을 있는 그대로 수집하였다. 면담 후 수 차례 도출된 자료를 다시 읽고 중요한 의미를 모아 이름을 지었으며, 원자료를 읽으며 그 주제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석한 자료를 참여자에게 보여주고 자신이 경험한 것을 연구자의 언어로 표현함에 있어 차이가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잘 표현했는지를 확인하였다.
• 감사가능성을 확립하기 위해 연구의 설계, 참여자 선정방법, 면담과정, 자료수집 및 자료분석 모든 과정을 공개하였고 참여자에게 연구분석 및 해석 결과에 대해 검증할 수 있도록 연구참여자의 말을 직접 인용하였다.
• 적용성 면에 있어서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에 대해 더는 새로운 자료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자료를 포화시켰다. 참여자들의 체험적 본질에 가까워졌다는 확신에 이르렀을 때, 참여자 이외의 동료지원가 2인에게 읽고 그 느낌을 표현하게 하였다.
• 중립성 면에 있어서 판단중지와 괄호치기를 사용하였다. 이는 연구자의 선경험, 선이해가 연구결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의 과정이다.

6. 연구자의 민감성 확보

본 연구는 소정의 양식을 갖춘 연구계획서를 J대학교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에서 연구목적, 방법론, 피험자 권리보장 및 설문지 구성 전반에 걸친 심의절차를 거쳐 승인을 받았다. 본 연구자는 10년 이상 질적연구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매해 1회 이상의 학술대회 및 연구모임에 참여중이며, 질적연구를 연 1회 이상 발표하고 있다.

7.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참여자를 보호하고 연구수행에 있어 윤리적 지침을 준수하고자 하였으며, J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 하에 시행되었다(IRB-200715-HR-2020-0720). 연구자는 면담 시작 전 참여자와 직접 만나 연구에 대해 설명을 했다. 연구자의 성명, 연락처, 직분, 연구제목, 연구목적, 연구방법과 절차에 관한 내용을 서면으로도 제시하였다. 참여자 자의에 의한 참여 의사를 확인한 후 참여자와 보호자에게 동의서를 받았으며 면담 내용 및 연구 내용의 모든 부분은 익명으로 처리됨을 안내했다. 면담 내용이 모두 녹음됨을 알리고 동의를 얻었다. 면담 내용은 연구 이외의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을 것과 연구가 종료된 후 모든 자료는 폐기됨을 설명하였다. 또한 참여자는 언제든 자신이 원할 때 면담을 중단하거나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참여 철회로 인한 불이익이 없음도 설명하였다.

연 구 결 과

1. 연구참여자의 상황적 구조 기술

11명의 조현병 환자이자 동료지원가인 참여자들을 심층 면담한 결과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이를 분석한 결과 4개의 범주와 10개의 하위범주가 도출되었다. 연구결과로 도출된 4개의 범주는 ‘두려움을 딛고 스스로의 삶을 운영해 감’,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넘어가는 중’, ‘세상에 당당하게 등장함’, ‘치료팀의 일원이 됨’이었다(Table 2).

범주 1. 두려움을 딛고 스스로의 삶을 운영해 감

하위범주 1. 두렵지만 미래로 나아갈 용기가 생김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 일을 하며 너무 두려웠다. 일에 대해 잘못된 평가를 받을까 봐 겁이 났다. 선뜻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못 견뎌서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할 때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게 되었다. 동료지원가를 지속해 나갈 수 있었음에는 담당 직원들의 세심한 관리와 격려 그리고 온정적 태도가 있어서였다. 참여자들은 차후 다른 직업을 가질 의지도 생겼고, 열심히 일하며 그 결과 행정기관에서 수상도 하고,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
좀 무서워요. 면담할 때 말이 막히고 까먹을 때도 있어요. 제가 버벅거리면 그 사람이 불안할 것 같아서 겁이 나요. 그리고 나중에 평가받을 때, 잘못 받을까 봐 겁이 나요.(참여자 4)
주변에 말하기도 처음엔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처음엔 혼자 다 견뎠던 것 같아요.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주변 동료, 친구들한테 얘기한 것도 아니고 혼자서 끙끙 앓았었으니까 조금 우울하더라고요.(참여자 11)
활동 후 한 달이 지났을 때 스트레스가 너무 밀려와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원장님과 상담을 했더니 한 달만 버텨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버텨보니까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참여자 9)
동료지원 일이랑 세상에 취업하는 일이랑 많이 다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1년 정도 일하고 이번엔 행정도우미 일에 도전했어요. 그래서 00 시장 표창도 받게 되었어요. 두 차례의 혼란이 저에게 있었어요. 이일이 나한테 안맞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00센터 선생님들이 격려해주고 잘한다 잘한다 해서 다시 하게 되었어요.(참여자 3)

하위범주 2. 증상과 약물을 관리함

참여자들은 자신들도 조현병을 이겨내고 있는 과정이거나 이겨낸 과거를 가지고 있기에 현재 자신이 가진 증상들을 잘 관리해나갔다. 자신이 가진 증상이 약물치료와 상담을 통해 많이 호전되는 것을 느꼈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약 복용을 잘해나가겠다고 했다.
1년 전쯤 새로 생긴 증상(정좌불능증)으로 차분히 앉아 있지 못하고 계속 일어났다 섰다를 반복하고 그래서 약을 추가 받았어요. 점심때까지 약을 먹어요. 일도 계속 해요.(참여자 8)
저는 조현병을 앓고 있잖아요. 저녁에 데파코트 한 알과 한 달에 한 번씩 아빌리파이 400 미리그램을 주사로 맞아요. 동료지원가로 근무하며 회복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제가 지금 하는 일은 사회봉사도 되잖아요. 이게 재활이잖아요.(참여자 1)
좀 더 잘살려면 필요한 모든 것을 채울 순 없지만 채워지는 것이 있다면 정말로 좋겠어요.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약 복용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참여자 6)
약물과 상담을 통해 치유가 많이 되었어요. 환청도 많이 줄었고 나보다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약물 공부를 하면서 약이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참여자 3)

하위범주 3.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받으며 변화함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로 일하며 사회적 자립을 위한 제반 기술들을 익힐 수 있었다. 행정업무를 위한 컴퓨터 작업도 배웠고 일상생활 기술도 연마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성격이 달라졌으며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이는 타인의 욕구를 살피는 수준까지 성장하게 되었으며 의식주를 위한 독립적 기능을 갖추며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갔다고 했다.
동료지원가로 근무하며 자립체험홈에서 일상생활기술과 자기보호기술, 금전관리기술 같은 걸 배웠어요. 내가 배운 걸로 동료지원 가서 가르쳐 줬어요. 내 수준에 맞는 것을 배우는 게 중요해요. 한글도 엑셀도 배웠어요.(참여자 8)
체험홈에서 일할 때 체험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자립교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요. 일일 상담과 일상생활 기술뿐 아니라 사무적인 일도 하고 있어요.(참여자 5)
음식조리가 부족한 분께 식단표를 짜고 장보기를 한 후 레시피를 검색해서 함께 음식을 만들어보고 있어요.(참여자 10)
내 성격이 밝아졌고 나의 주체성과 내면에 대해 알아가며 자아를 강하게 키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참여자 7)

범주 2.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넘어가는 중

하위범주 1. 내일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음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 체험 중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었다. 자신이 준비한 대로 상대방은 따라주지 않았고, 반응이 없을 땐 좌절하기도 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서 우왕좌왕하며 동료지원가 일을 경험하였다.
참여자가 관심이 아예 없는 거예요. 내가 말해도 대답도 안하고 어떻게 하면 되나요? 그런 회원에겐 가기 싫어요.(참여자 1)
사실 겁이 났어요. 어 이러면 내가 어떻게 하지? 이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그냥 그만둬? 이러면서요.(참여자 6)
동료지원을 처음하며 제가 느낀 기분은 내가 이 시간에 뭐하고 있는 거지? 혹시 시간 낭비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어요.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으면 벌써 붙었을텐데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하는 생각뿐이었어요.(참여자 7)

하위범주 2. 어려운 일들을 견디며 노력함

참여자들에겐 대중교통을 타는 일도 어렵고 힘든 경험이었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대상자를 만나러 가며 사회적 활동에 적응해 나갔다. 대상자와 약속된 미팅이 어긋날 땐 실망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상담을 하며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땐 다음에 더 잘하기 위해 준비하려 했고, 컴퓨터나 문서 작업을 열심히 하며 스스로를 단련해 나갔다.
제가 거기 가려면 버스를 타고 오래 가요. 멀어요. 교통이 불편해서 힘들어요.(참여자 2)
더운데 먼 거리의 상담을 나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올 때면 너무 허탈해요.(참여자 5)
상담을 하다보면 주제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부분이 있어요. 제 자신이 상담준비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반성하는 시간이었어요.(참여자 6)
이 일을 하려면 처음에는 두렵고 힘들지만 워드작업, 엑셀 프로그램 다루기, 파워포인트 문서작성, 보고서 작성, 발표 등을 끊임없이 해보면서 나는 단련이 되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8)

범주 3. 세상에 당당하게 등장함

하위범주 1. 경제력과 정보력을 갖춤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 체험을 통해 비로소 돈을 벌기 시작했다. 부모님이나 가족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생활비를 쓸 수 있으며 저축도 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센터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기 용이했으며 취업정보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독립적이고 자주적이라고 느꼈으며 세상에 나아감에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동료지원가를 하며 급여를 받아서 저축을 하고 있어요. 이제 용돈 안 받아요. 여기서 주는 것으로 살아요.(참여자 2)
나도 돈을 버니까 너무 좋아요. 사회생활 관계도 경험해보고 싶었고 돈이 필요할 때 가족들에게 맨날 부탁하기도 미안해서 제가 직접 벌어서 마음껏 쓰고 싶었어요. 근데 지금 그렇게 하니까요.(참여자 8)
막연히 돈을 벌어야 하는데 라고 생각했었는데 동료지원가가 취업성공패키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취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제공받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센터의 선생님들과 친해지면서 교육 같은 거에 정보를 많이 얻어요. 취업 정보도 많고요.(참여자 6)
나의 첫 직장이자 첫 사랑이에요. 아직 설명하기 어렵지만 좋은 감정, 떨림, 희망이 있어요.(참여자 5)

하위범주 2. 대인관계가 좋아짐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 체험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혼자만 지내던 생활 패턴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면서 대인관계도 향상되고 타인에게 낯을 안 가리게 되었다. 동료지원 서비스를 받는 분들과 상담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기도 하고 여러 차례의 상담을 해주는 과정에서 낮았던 자존감, 소극적 성격도 많이 극복되었다고 하였다.
의사소통이 되는 사람하고만 말을 하다보니 한사람하고만 말했어요. 일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낯을 안 가리게 된 것 같아요.(참여자 6)
나를 죽이려는 망상이 들어서 한 시설에만 있었어요. 히키코모리처럼 혼자 지냈어요. 이제는 마음이 넓어졌는지 제가 먼저 다가가요. 제가 상담을 해주다 보니까 더 잘해주고 싶고 그 사람이 빨리 낫길 바라며, 자꾸 말을 먼저 했어요. 이젠 사람들이랑 잘 지내요.(참여자 7)
처음 동료지원 상담을 시작할 때는 자존감도 낮고 소극적이었어요. 이 활동을 하며 교육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상담도 잘하고 사람들과 자주 대화하다 보니 제 스스로 대인관계가 많이 향상되었어요.(참여자 9)

하위범주 3. 돕는자라는 자부심이 생김

참여자들은 동료지원을 하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투약관리를 해주기도 하고, 먼저 회복을 경험했으니 도와주기 위해 계속 말을 걸며 상대방의 필요한 부분을 찾았다. 그분들을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했으며 자신도 같은 처지이기 때문에 위화감이 덜하리라 생각하기도 했다. 결국 우리는 같은 운명공동체라서 그들이 힘들 때 도와주는 질병 치료의 선배, 즉 멘토라고 생각을 하였다.
조현병 한 명, 우울증 한 명, 저는 동료지원을 했어요. 제게 동료지원을 받는 분들은 자신이 병이 있다는 걸 인정 안 해요. 생각해보니 저도 그랬어요. 이제는 제가 상담을 하니까, 그분들은 약도 잘 안 먹어요. 그래서 약도 내가 세어보고 그랬어요. 다음에 올 때는 빼먹지 말라고 ……(참여자 8)
정신요양시설에 갔던 기억이 나요. 거기는 좀 힘들었어요. 대상자분이 아무 말씀이 없으셨고 내가 말을 걸었을 때 단답형으로 “네, 아니오”만 대답하시고…… 그래도 내가 보탬이 되어야겠다 생각해서 계속 말을 했어요. 내가 먼저 회복을 경험했으니까 좀 도와주는 거니까.(참여자 7)
나 같은 사회적 약자를 내가 도와주는 거예요. 처음에는 내가 자격지심이 있고 사람들에게 숨었는데 이제는 나 같은 사람을 도울 수 있으니까 장애인과 비장애인도 한 끗차 이라고 느껴져요.(참여자 5)
우리는 한 배를 탄 사람이고 같은 병을 앓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힘들 때 도와주는 사람이다. 내가 먼저 나은 것 같으니까 내가 조현병 선배니까.(참여자 11)

범주 4. 치료팀의 일원이 됨

하위범주 1. 전문가가 되고픈 포부가 생김

참여자들은 동료지원가 체험을 통해 자신이 전문가가 되고 있다고 확신했다. 주변 사람들이 참여자들이 변한 모습을 인정해주기 시작하자 일에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능력을 갖추어야겠다고 생각하며 필요한 업무들을 익혀 나갔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모습, 병의 원인을 알고 대처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다.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심화된 공부를 통해 전문가로서의 미래를 그리게 되었다.
내가 그 체험이 쌓여가지고 나는 전문인이 될 거거든요.(참여자 8)
상담기술을 많이 배운 다음 가을부터 상담을 하였고 참여자들이 “00가 많이 변했구나.”하며 사람들이 인정해주기 시작했어요.(참여자 6)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아 컴퓨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부터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고 준비해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야 되잖아요.(참여자 2)
가장 큰 변화는 활발하게 바뀐 것이고 병 그리고 스트레스 원인에 대해 알아가고 어떻게 대처하나 깨달아 가는 모습이 보였어요. 조금씩 변하며 내가 성장하는 느낌 그런 거 알죠?(참여자 9)
00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클럽하우스를 하는데 필요한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00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실무 분과 위원으로 임명되어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참여자 11)

하위범주 2. 협력하는 기쁨을 느낌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업무가 결국엔 대상자들이 완쾌되도록 돕는 것이며 자신은 치료팀의 일원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함께 공부하며 힘든 고통을 나누고, 업무에서 오는 기쁨도 함께 나누는 동역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함께 일하며 동고동락하는 사이에 협력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하였다.
초반부터 많이 쫄았지만 000 선생님과 시설의 교육을 자꾸 받으니까 그리고 다른 동료지원가들이랑 고민을 서로 얘기해주고, 제가 한 일이 도움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기뻤어요. 제가 달라진 걸 알겠어요. 정말 다사다난했던 시간의 연속이었어요.(참여자 11)
이렇게 팀이 이렇게 바뀌면서 그 때 계셨던 선생님이랑 호흡이 잘 맞았죠.(참여자 1)
우리가 그 옵저버이기도 하니까, 그분들을 관찰해서 말씀해 드려야 되는 사람이기도 하니까.(참여자 4)
유튜브 및 동료들과 스터디를 활용해서 심리학 강의를 들으며 힘든 고통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서로 잘 되야 하니까 공부도 같이하고.(참여자 5)

2.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에 대한 일반적 구조 기술

본 연구에 참여한 조현병 환자인 동료지원가들은 자신들이 동료지원가 업무를 서툴게 한다고 느껴지거나 자신이 평가를 나쁘게 받을까봐 두려웠다. 면담도 힘들어서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너무 막막할 때 힘이 되어준 것은 담당 직원과 담당 관리자였다. 담당 직원의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되어주었다. 참여자들은 대상자들의 투약 관리나 투약 지도를 하며 조현병의 증상과 약물복용의 중요성을 교육해나갔다. 조현병 환자들을 사회적 약자라고 인식하고 있기에 도와주고픈 마음이 컸다. 자신들은 돕는자이며, 조현병을 경험한 선배이자 멘토라고 생각했다. 타인을 도우려면 자신들부터 증상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치료약 복용을 철저히 지켜나갔다. 해당 분야 전문가와 상담도 하고, 기관에서 준비한 교육에 참여하거나 자발적으로 컴퓨터 교육 등을 받으며 자신을 연마해나갔다. 그 결과 행정업무를 잘하게 되었고 일상생활 능력도 향상되었으며 타인의 요구 사항을 살필 줄도 알게 되었다.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기도 하며 변화해나갔다. 하지만 동료지원 업무는 참여자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중교통을 타는 것, 타인과 만나는 것, 상담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 자신이 한 일을 기록하고 기관에 보고하는 것 등 안 해보던 일을 해나가야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넘어야 할 산이라면 잘 넘어보자고 노력했다. 가족이나 주변인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던 상태에서 벗어나 월급을 받으며 경제적으로 자립해보았다. 그러한 경험은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주었고 취업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했다. 또한 기관이나 사회로부터 정보를 얻거나 정보를 찾아다니며 사회에 당당하게 나아갈 준비를 해나갈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고립된 생활을 하거나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지내던 생활에서 벗어나 대인관계를 하기 시작했다. 동료지원 체험이 지속될수록 대화가 많아졌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미리 질문지를 만들거나 대상자가 하면 좋은 일들을 정리해보는 등 준비작업도 해나갔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체험이 쌓이며 동료지원가가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그 확신은 의지이기도 했고 희망이기도 했다. 주변에서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주는 사람들이 늘자 자신감도 커졌다. 동료지원가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기관에서 일해보고픈 욕심도 갖게도되었다. 실제로 다른 업무 기관에서 임명되어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가 되고픈 포부가 생겼다. 동료지원가라는 체험은 다른 조현병 환자들이 완쾌하도록 돕는 치료팀의 일원인 것 같아 자부심을 갖게 했다. 서로 간에는 동료 의식이 생겼고 동고동락하는 기쁨을 나눌 수도 있었다. 일해나가며 갖게 되는 어려움은 서로가 상담하고 격려하며 이겨나갔고 다른 동료지원가가 잘 회복되어 다른 기관에서 조금 더 어려운 일을 해나갈 때 응원하는 마음과 희망을 갖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이 과정을 다사다난했던 시간의 연속이었지만 기뻤고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논 의

본 연구는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들이 체험한 삶의 경험과 그 체험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시도된 질적연구이다. 본 연구에서는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에서 4개의 범주와 10개의 하위범주가 도출되었다.
첫 번째 주제 범주인 ‘두려움을 딛고 스스로의 삶을 운영해 감’에서 참여자들은 처음 해보는 동료지원가 역할에 스트레스를 받고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조현병을 현재 앓고 있으며 이를 이겨나가고 있는 사람임을 인정했다. 그 결과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자 했고 치료약 복용도 더 열심히 했다. 동료지원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었다. 조현병 환자가 증상관리를 잘해나가는 것은 재활에 매우 중요하다[4]. 동료지원가들은 업무를 해나가며 두렵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증상이 혼자만의 경험이 아닌 것을 알게 되고 서로 위안을 얻는다[17]. 동료지원가들은 동료지원 활동을 시작할 때 자신들의 전문성 부족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14]. 이것은 본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동료지원가들은 자신들의 증상에 대해 힘겨운 투쟁을 벌여나갈 때 역할에 대한 불안도 높았다[16]. 따라서 동료지원가들에 대한 증상관리 교육과 동료지원가들의 적응과 전문성을 고취시킬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과 활동을 지원할 자격인증 기관 및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에게만 동료지원가 활동에 참여토록 할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19]. 조현병 환자의 경우 독립적인 생활, 직업적 활동과 같은 사회적 활동을 해나가는 데 있어 조현병의 정신병리적 증상보다 대인관계를 잘 유지하고 의사소통을 해나가는 등 편견과 맞서 나갈 수 있는 사회적 기능은 더욱 중요하다[4,13]. 그러므로 동료지원가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대인관계 향상을 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하다[13]. 하지만 이러한 교육적 지원에 앞서 동료지원가의 역할과 업무에 대한 기준과 체계를 먼저 갖추어야 한다[19]. 그리고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며 질병으로부터 재활하고 사회재활을 이루려는 이들에게 집중적 지원을 하기 위한 사전단계의 작업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체계화된 업무 기준과 교육들은 동료지원가들이 자신들이 하는 역할에서 안정감[18]을 유지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주제 범주인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넘어가는 중’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이 준비한 대로 서비스 수혜자들이 따라주지 않거나 의외의 상황들을 접할 때 당황했다. 동료지원가 서비스 수혜자들의 반응이 없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일에도 좌절했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이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려 했다. 동료지원가 일도 사회생활이라는 생각에 다음에 더 잘하기 위해 공부도 하며 준비를 해나갔다. 동료지원가들은 그들이 경험하는 중심현상 중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14]. 이는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에 대한 부담으로 보여진다. 자신이 의료진이 아니라 동료지원가라는 사실에서 부담이 덜어지기도 하지만[17], 부담감은 동료지원가로서의 책임의식을 향상시키기도 한다[18]. 동료지원가 역할 부담감에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업무 수행에 있어 많은 부담감을 경험하게 되면 이는 증상 악화로 이어지기도 한다[20]. 이들이 겪는 역할 부담에 대해 정책적으로 개입해줄 필요가 있다. 동료지원가에게 너무 큰 책임감을 부여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들이 겪는 부담감을 완화하기 위해 자기주장과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것도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23]. 조현병 환자들의 일상의 회복, 취업, 주거, 인간관계 경험은 그들의 자립에 도움이 되고 있으며[24], 자신들의 질병 극복 경험이 같은 질환을 앓는 대상자들에게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18]. 참여자들은 대중교통도 익숙하지 않고 원거리에 일하러 나갈 때 부담을 많이 느꼈다. 건강 및 웰빙코치나 회복 코치를 정신건강 서비스 수혜자의 집을 방문하지 않고 지역사회 의료팀의 일원으로 일해보게 하거나[25], 기관에 정신건강 서비스 수혜자와 제공자가 함께 방문하여 서비스를 받게 해보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 그리고 동료지원가들이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과 자신의 잠재력 사이에서 좌절할 때 동료지원가 양성과정을 책임 있는 기관에서 관리하고 동료지원가들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교육과정을 개선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세 번째 주제 범주인 ‘세상에 당당하게 등장함’에서 참여자들은 스스로 돈을 벌고 교육정보, 취업정보를 찾아다니며 자립했다고 느꼈고 동료지원 체험을 통해 대인관계가 좋아졌으며, 조현병 환자들에게 멘토가 되어주었기에 세상에 당당하게 등장했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돈을 벌 수 있음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활동을 하려는 의지까지 보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동료지원가라는 직업을 가지며 규칙적 생활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감을 얻었다[14,16,17]는 연구 결과와 일상이 회복되었다[18]는 연구와도 같다. 정신장애인들이 인간적 유대관계가 강화되며 자신의 병으로 인한 괴로움을 이겨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동료와 연결된 사람들의 힘으로 접할 때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게 된다[16]. 정신장애인이 동료지원가 활동이 안정적 고용 아래서 실현될 때 대인관계적 임파워먼트를 발견할 수 있다[10]는 주장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경우 동료지원가가 봉사활동과 같은 무급이거나 적은 급여를 받게 되는 경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10]고 보고 있기에 회복기 조현병 환자들에게 단발적 동료지원가 업무를 부여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지양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동료지원가 체험의 의미를 통해 그들의 역할에 대해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동료지원가 서비스를 준비하는 지자체나 시설에서는 동료지원가를 직업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동료지원가 활동의 성패는 이들의 직업재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 주제 범주인 ‘치료팀의 일원이 됨’에서 참여자들은 동료지원 체험을 통해 자신이 전문가가 되어 가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였고 대상자의 치료에 동참하는 협력의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동료지원가라는 역할은 정신건강 서비스의 수혜자에서 정신건강 서비스의 제공자로 역할을 전환하며 조현병 환자의 재활에 희망적이다[14]. 동료지원 서비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 동료지원 수혜자 및 제공자들의 정신의료시설 이용률 감소이다[15]. 선행연구처럼 동료지원 서비스가 응급실 이용의 감소와 비용 절감 효과가 있기에 동료지원 서비스를 회복기 조현병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정신질환 치료와 재발 방지에 매우 희망적이다. 재발방지를 위해 증상에 대한 대처교육, 약물복용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3]. 동료지원가들은 자신들의 업무 속에서 ‘되어감’의 건강 과정을 경험하며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재활하게 된다[16]. 따라서 정신장애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는 조현병의 경우[2] 조현병을 경험한 사람이 동료지원 서비스의 주체가 되도록 동료지원가 인력풀을 구성할 필요가 있겠고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가 양성 과정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조현병 환자들이 동료지원가를 체험해 나감에 있어 긍정적 변화와 아울러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조현병 환자이며 동료지원가인 참여자들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확인한 것은 본 연구의 성과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일 지역의 센터 소속 동료지원가만을 참여시켰다는 점이다. 추후 연구 지역을 다각화시킨 연구와 다양한 환경에서의 동료지원가 활동 경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 론

본 연구는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체험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의 동료지원가 체험이 주는 의미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참여자들은 조현병 환자들의 멘토가 되어주었다. 증상에 대처할 힘을 얻고 약물복용에 힘쓰는 한편 여러 가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조현병 및 정신장애자들이 정신건강 서비스 수혜자에서 제공자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음과 동료지원가를 직업으로 채택해서 조현병 및 정신장애자들의 사회재활을 도울 필요가 있음을 밝혀낸 것은 간호학적으로 의의가 있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조현병 환자의 동료지원가 활동의 요구도 파악을 위한 양적연구가 필요하다. 조현병 환자들의 동료지원가 체험의 속성들을 바탕으로 동료지원 프로그램의 내용 개발과 그 효과를 검증하는 후속 연구를 제언한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Notes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Jo, HK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Jo, HK
Investigation: Jo, HK & Ryu, SN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Jo, HK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Jo, HK

Table 1.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Case Sex Age (year) Education Religion Marital status Peer-supported period (year) Working hours per day (hour)
1 Male 35 High school Christianity Not married 2 More than 3 hours
2 Male 45 College None Divorce 1 More than 3 hours
3 Female 57 Middle school Catholicism Not married 3 More than 4 hours
4 Male 48 College Christianity Not married 2 More than 3 hours
5 Male 47 College Christianity Not married 1 More than 3 hours
6 Female 27 College Buddhism Not married 1 More than 3 hours
7 Female 57 High school None Married 2 More than 3 hours
8 Female 27 College Christianity Not married 2 More than 3 hours
9 Male 46 College Christianity Not married 1 More than 3 hours
10 Male 50 High school Christianity Married 1 More than 3 hours
11 Male 34 College Christianity Not married 3 More than 4 hours
Table 2.
Experience of Peer Provider in Patient with Schizophrenia
Clusters Sub-clusters
Overcoming fear and managing one's own life · I'm afraid, but I have the courage to move forward
· Managing symptoms and medications
· Transformation with necessary skills and training
A lot of mountains to overcome, but I'm going over it · I'm not sure it's my job
· Enduring hardships and working hard
A confident appearance in the world · Preparation for economic power and information power
· Improvement in interpersonal relationships
· Proud to be a helper
Being part of the treatment team · Aspiration to become a professional
· Feeling the joy of cooper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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