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과 폐쇄병동 근무 정신간호사의 경험
Experiences of Psychiatric Nurses Working in a Closed Psychiatric Unit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understand the experiences of psychiatric nurses providing care for inpatients with mental illnes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Methods
Data were collected from 18 April to 10 July 2023. Eleven psychiatric nurses in closed psychiatric units were recruited using purposive and snowball sampling. In-depth individual interviews were conducted for data collection, and reflexive thematic analysis was used for data analysis and the development of themes.
Results
The five resulting themes were as follows: ‘prioritizing infection control over psychiatric nursing duties’, ‘increased burden of nursing care due to the complexities of mental illness’, ‘challenges in closed wards due to staffing shortages and susceptibility to infection’, ‘providing optimal psychiatric nursing care with limited resources’, and ‘change and growth of psychiatric nurses through the pandemic crisis’.
Conclusion
Training in infection control and crisis response should be provided to psychiatric nurses in preparation for future pandemic crises. Facility and personnel support, guidelines, and patient education strategies that account for psychiatric characteristics should be provided. In addition, stress management and burnout prevention programs for psychiatric nurses are needed.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코로나19는 2019년 말 중국 후베이성에서 처음 발병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여 인류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막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하였다. 국내의 첫 코로나19 확산은 2020년 2월에 정신질환자들이 입원 중인 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 발병으로 시작되어 해당 병동의 입원 환자 대부분인 120명이 감염되었고 이 중 7명이 사망하여 국내 평균보다 약 7배 정도 높은 사망률을 보였는데, 이후에도 몇 개의 정신과 전문병원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 발생이 이어졌다[1,2]. 코로나19 감염 초기에는 응급 및 행정 입원이 가능했던 국립정신병원과 국공립 종합병원이 감염된 정신질환자를 위한 감염 전담병원의 기능을 수행하였으나[3], 감염병의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원내 확진자 발생이 확산한 일부 정신의료기관의 정신과 병동은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기도 하였다. 정신병원에서의 높은 코로나19 발병과 관련하여 다인실 구조, 공용 화장실과 욕실 사용, 공용 공간에서의 식사와 집단활동, 자해나 자살 예방조치의 일환인 밀폐된 창문으로 인한 환기 부족, 격리 병실의 미운영 등과 같은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 문제로 대두되었다[4-6]. 이와 관련하여 보건복지부는 입원실 면적 기준을 환자 1인당 4.3 m2 (1.3평)에서 6.3 m2 (2평)로 강화하고, 입원실의 병상 수도 최대 10병상에서 6~8병상 이하로 제한하고 병상 간 이격 거리를 1.5 m 이상으로 조정, 손 씻기 시설의 의무 설치 등을 포함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대책을 마련하였다[2,7].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높은 감염 위험과 고강도 업무 등으로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문제를 겪게 되는데[8,9], 특히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는 간호사들의 경우 그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10]. 선행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평상시 간호업무 외에 코로나19와 관련된 감염관리 업무가 추가되면서 보호장구 착용의 부담, 생소한 감염병 상황에서의 불확실성, 감염에 대한 두려움, 지지적인 업무 환경의 결여, 신체 건강의 위협, 개인 및 가정생활의 제약 등의 과중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11-13].
정신질환자는 정신 기능 저하, 자가간호의 어려움, 지식 부족 등으로 인해 감염예방 행위를 잘 이행하지 못하고, 정신질환과 항정신성 약물의 부작용과 관련된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으로 인해 코로나19 발병에 취약할 수 있다[6]. 간호사를 포함한 정신건강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대상자의 70.2%가 업무의 다양성과 복잡성에 따른 업무 과중을 경험하였고, 48.9%는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어렵다고 하였으며, 59.5%는 건강상의 문제를 경험했다고 하였다[6]. 코로나19 감염병에 대응하는 정신간호사의 주요 스트레스로는 보호장구 착용에 따른 업무의 효율성 저하, 피로감과 체력 고갈, 심리적 부담이 보고되었다[14,15]. 또한 정신간호사는 간호사 자신을 치료적 도구로 활용해서 정신질환이 있는 대상자와의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기술에 기반을 둔 정신간호중재를 제공해야 하는 업무의 특수성이 있다[14]. 따라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신간호사는 일반간호사와 비교해 볼 때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간호를 제공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간호사의 경험을 탐색한 연구들은 주로 코로나19 환자를 간호한 일반 간호사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다[12,13,16-18]. 정신질환의 특성, 정신과 병동의 특수성, 정신간호사의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정신간호사의 경험은 일반간호사의 경험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신간호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선행 연구는 국외에서 혼합연구방법으로 코로나19가 정신간호사와 정신간호에 미친 영향을 확인한 연구[15,19], 서면 진술문을 활용한 설문조사로 정신과 병동 간호사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탐색한 연구[14]를 포함한 소수에 불과하였고 일대일 대면 면담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정신간호사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본 연구는 정신과 폐쇄병동에 근무하면서 입원한 정신질환자를 간호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대응한 정신간호사의 경험을 심도 있게 탐색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적합한 성찰적 주제분석(reflexive thematic analysis) 방법[20]을 적용하여 이들의 경험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내 정신과 폐쇄병동에 근무하면서 정신질환자를 간호한 정신간호사의 경험을 탐색하는 것이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과 폐쇄병동에 근무하면서 입원한 정신질환자를 간호한 정신간호사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Braun과 Clarke [20]의 성찰적 주제분석을 적용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전라북도에 소재하는 2개의 대학병원과 2개의 정신 전문병원의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근무하는 정신간호사이었다. 구체적인 선정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초부터 폐쇄병동에 입원한 정신질환자를 1년 이상 직접 돌본 경험이 있는 자, 연구목적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연구참여에 대해 서면으로 동의한 자로 하였다. 제외기준은 직접적으로 환자 간호를 제공하지 않은 간호관리자로 정하였다. 참여자 선정은 목적적 표집 방법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일 지역의 대학병원과 정신 전문병원의 정신과 폐쇄병동에 근무하면서 정신질환자를 간호한 경험이 있는 정신간호사를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한 결과 2명의 참여자가 연구참여 의사를 표명하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이후에는 먼저 참여한 참여자로부터 다른 참여자를 소개받은 눈덩이 표집 방법으로 참여자를 선정하여 최종적으로 총 11명의 정신간호사가 참여하였다. 이는 참여자 개인별로 진행된 심층 면담에서 새로운 내용이 발견되지 않고, 자료분석과정에서도 새로운 주제가 도출되지 않아 자료가 포화하였다고 판단된 시점의 참여자 수이다.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으로 여성은 5명, 남성은 6명이었고, 정신과 근무 경력은 평균 5년, 간호사 총 경력은 평균 7.7년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평균 2주 이상 코호트 격리 조치에 들어간 병동에서 근무한 참여자는 총 7명이었다(Table 1).
3. 연구자 준비
본 연구자들은 현재 간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간호대학원에서 ‘질적간호연구’ 과목을 강의하고 있으며, 현상학, 근거이론, 질적 내용분석, 혼합연구방법 등 다양한 질적연구방법을 적용하여 다수의 질적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외 학회지에 발표한 경험이 있다. 또한 질적연구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고 최신 연구동향과 지식을 습득하고자 질적연구 분야 학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세미나, 워크숍 및 학술대회에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NVivio를 활용한 질적 자료분석 워크숍 2회(총 8시간), 질적자료분석방법 워크숍(총 6시간)에 참여하여 질적자료분석에 관한 훈련을 받았고, 연구 수행 기간에는 월 2회 이상의 정기적인 연구모임을 갖고 본 연구에 적용한 성찰적 주제분석[20] 교재를 함께 탐독하면서 방법론을 정확하게 숙지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주저자는 정신건강간호사로 정신과 폐쇄병동 근무 경력과 재난간호사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강사로 활동한 경험을 계기로 정신간호사의 병원 재난 대비와 대응 역량에 관한 관심을 두고 있었다.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정신의료기관에서 시작되어 사망자 발생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폐쇄병동에 근무하는 정신간호사의 경험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본 연구자들은 정신간호사는 감염병 위기 대응에 취약할 것이며 감염병 예방에 정신질환자의 특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과 선입견을 인식하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참여자 면담과 자료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4.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JBNU 2023-02-015-002)의 승인을 받은 후 연구를 수행하였다. 참여자들은 본 연구자들의 소속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근무자로 생명윤리위원회 규정에서 제시하는 취약한 연구대상자에 해당되지 않았다. 참여자들에게 연구목적, 방법, 면담 과정 등이 기술된 연구 설명서를 제공하고, 구두로 설명한 후에 연구참여에 대한 서면동의를 받은 후에 진행하였다. 특히 면담 내용을 녹음하고 필사하는 과정,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자료 보관 방법 등에 관하여 상세하게 설명한 후에 서면동의서를 받았다. 수집된 면담 내용은 연구목적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과 비밀 유지, 익명성 보장을 설명하고, 참여자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불이익 없이 연구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도 설명하였다. 수집된 자료 파일과 필사 자료는 암호가 설정된 파일형태로 연구책임자의 개인 컴퓨터에 저장하여 연구자 이외에는 접근할 수 없도록 관리하였다. 수집된 모든 자료는 생명윤리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연구종료 후 최소 3년간 보관한 후에 폐기할 예정임을 참여자에게 설명하였다. 참여자에게는 연구참여에 대한 보상으로 면담 시마다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였다.
5. 자료수집
본 연구의 자료수집기간은 2023년 4월 18일부터 7월 10일까지였고, 참여자 모집은 전라북도 지역의 정신건강간호사 수련 교육에 참여하는 정신간호사와 정신간호사 모임 밴드를 통해 연구 안내문을 공지하여 모집하였다. 자료수집은 연구자 1인이 참여자를 만나 일대일 심층 면담을 통해 실시하였다. 면담을 위한 시간과 장소는 참여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정하였고, 주로 참여자의 집 근처에 소재하고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카페나 참여자가 교육받는 기관의 강의실에서 진행하였다. 참여자 별 면담 횟수는 1~2회, 1회 면담 시 약 60~90분 정도 실시하였고, 평균 70분 정도 소요되었다. 모든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디지털 녹음기를 이용하여 녹음하였다.
면담 초기에는 참여자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서로를 소개하고 최근 완화된 코로나19 감염예방 조치와 관련되어 변화된 업무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의 정신과 근무 경력을 포함한 일반적 특성을 조사한 후에 반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하여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 질문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병동 상황과 환자를 간호한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라는 개방적 질문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경험에 대해 참여자가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하였다. 면담이 진행되면서 “근무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정신간호사로서 변화된 점은 무엇입니까?” 등 참여자의 진술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질문으로 면담을 시행하였다. 연구자는 참여자의 경험을 심층적이고 다각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참여자의 말을 주의깊게 경청하고 비언어적 행동이나 반응을 면담 노트에 기록하였다. 1회 면담 이후에는 이전 면담에서 분석된 내용 중에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면담을 시행하였다.
6. 자료분석
녹음된 심층 면담자료는 음성변환 애플리케이션인 클로버노트(ver 1.9.9)를 활용하여 참여자의 표현을 그대로 필사하였고, 자료분석은 연구자 2인이 Braun과 Clarke [20]의 성찰적 주제분석의 6단계에 따라 진행하였다. 성찰적 주제분석은 연구 수행 전 과정에서 연구자의 성찰적 태도와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며, 특히 자료분석 과정에서 연구자의 해석적 분석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20]. 1단계는 면담자료에 몰입하고 익숙해지는 단계로, 녹음된 자료와 함께 필사된 내용을 읽으면서 참여자의 관점에서 진술된 내용의 전체적인 의미와 맥락을 파악하고 분석적 아이디어를 메모 형식으로 기술하였다. 2단계는 연구 질문과 관련해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단어나 문장을 코드로 생성하는 단계로, 본 연구는 컴퓨터 기반 질적 자료분석 프로그램인 NVivo 14ⓒ를 사용하여 원자료에서 도출된 코드들을 정련화하기 위해 반복해서 분석하였다. 이 단계에서 연구자들은 77개의 초기 코드를 생성하였다. 3단계는 초기 주제분석을 수행하는 단계로, 도출된 77개의 초기 코드에서 의미들이 유사하거나 연결된 의미의 코드를 모아 16개의 초기 주제로 도출하였다. 4단계는 3단계에서 생성된 초기 주제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충분한지를 원자료에서 재검토하는 과정으로, 연구 질문과 관련되어 설득력 있는 참여자의 이야기를 대표하는 주제로 통합, 분리, 또는 폐기하는 분석 과정을 수행하여 최종적으로 14개의 하위주제로 분석되었다. 초기 코드와 초기 주제, 하위주제 및 주제 도출 과정의 예시를 Figure 1에 제시하였다. 5단계에서는 4단계에서 도출된 각 주제의 중심의미, 주제가 포함하는 범위, 특성 등에 대해 정의하고 주제에 적합한 이름을 최종적으로 부여하며 5개의 주제로 정련하였다. 6단계에서는 각 주제를 가장 생생하게 나타내는 대표적인 인용문을 선정하고, 주제의 의미와 맥락에 대한 글쓰기를 하였다. 이상의 분석 과정은 이전 단계의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 단계가 수행되는 순차적인 과정 안에서 전후의 단계들을 이동하는 순환적 분석 주기에 따라 진행하였다.
7. 연구의 엄격성 확보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21]가 제시한 신빙성(credibility), 전이성(transferability), 의존성(dependability), 확증성(confirmability)의 기준에 따라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신빙성 확보를 위하여 면담 내용은 모두 녹음하였고, 음성 변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참여자의 진술 내용을 그대로 필사한 후에 컴퓨터 기반 질적 자료분석 프로그램인 NVivo 14ⓒ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자 간에 일관성 있는 분석을 위하여 Creswell과 Poth [22]가 제시한 자료분석자 간의 합의 절차를 따라 분석하였다. 연구자 2인은 필사된 자료를 독립적으로 읽고, 의미 있는 원자료에 밑줄을 긋고 코드를 부여하는 예비 코드 목록을 작성하였다. 이후 각자 코드화한 텍스트를 검토하면서 예비 코드의 의미와 특성을 합의하여 초기 코드북을 개발하였고, 추가되는 참여자의 필사본에 적용하였다. 연구자 간 코딩을 비교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초기 코드북을 주요 코드북으로 완결하였고, 이를 토대로 코딩을 일관성 있게 하였다. 연구자들은 주기적인 연구 회의 시간을 갖고 면담과 분석에 미칠 수 있는 연구자의 관점이나 편견을 성찰하였고, 연구에 참여하지 않는 질적연구가에게 연구자의 해석이나 관점을 검토받는 동료 디브리핑을 수행하였다. 또한 참여자 3명에게 연구자의 분석 결과가 참여자들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참여자 확인 과정을 수행하였다. 전이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참여자의 특성, 맥락, 연구가 진행된 환경을 포함하여 연구결과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심층적으로 기술함으로써 본 연구결과를 다른 유사한 상황이나 맥락에서 적용할 때 충분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의존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에서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다른 질적연구자 1인에게 연구자의 해석과 연구결과 기술이 자료에 근거하여 타당성이 있는지를 평가받는 외부 감사 과정을 수행하였다. 확증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연구자의 선입견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 참여자의 관점에서 그들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또한 참여자의 자료수집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였고, Braun과 Clarke [20]의 성찰적 주제분석방법에서 제시하는 각 단계를 충실하게 거치면서 분석이 실제 자료에 근거하여 부합되는지를 검토하였다.
연 구 결 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정신질환자를 간호한 정신간호사의 경험은 ‘감염관리 뒤로 밀린 본연의 정신간호 업무’, ‘정신질환 특성으로 가중된 간호 부담’, ‘인력 부족과 감염에 취약한 폐쇄병동에서의 고군분투’, ‘제한된 여건에서 최선의 정신간호 제공’, ‘감염병 위기를 통한 정신간호사로서의 변화와 성장’ 등의 5개 주제와 15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Table 2).
1. 감염관리 뒤로 밀린 본연의 정신간호 업무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모든 간호 활동이 감염관리에 집중되면서 평소 익숙하지 않은 감염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부담을 느꼈고, 정신상태 관찰 및 면담, 환자와 치료적 관계 형성과 소통 등 질적인 정신간호 업무수행이 제한되면서 본연의 정신간호 업무가 감염관리 뒤로 밀리는 경험을 하였다고 토로하였다.
1) 최우선이 된 감염관리의 부담
참여자들은 폐쇄병동에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실제로 발생하면서 병원 방침에 따라 모든 간호 활동을 감염예방과 관리를 우선으로 수행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정신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감염병 관리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모든 감염관리 활동이 익숙하지 않았던 참여자들은 코호트 격리 조치가 시행되어 방호복, 고글, 안면 가리개를 착용한 상태로 일하게 되었을 때 극심한 피로감과 심리적인 부담감을 경험하였다고 말하였다. 감염 의심 환자에게 수액 처치를 해야 하거나 수시로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격리실을 출입할 때마다 개인보호장구 착용이나 감염관리 수칙을 잘 지키지 못해 ‘감염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하였다.
저희가 아무래도 과가 정신과다 보니까 감염 환자들이 많이 오지는 않잖아요. 평소에 접촉주의라든지 그런 환자들도 없기 때문에 (감염관리 업무) 어려워요.(참여자 3)
코로나19 하면은 방호복 디 레벨 입어야 하는 것 때문에 너무 힘들어가지고 그거밖에는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중략) 입는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한 50%가 이미 시작하더라고요.(참여자 9)
사실 그때는 정신과 간호가 우선이라기보다는 신체적 간호가 1순위로 바뀌었었던 것 같아요. (중략) 환자가 정신과적 증상을 표현해도 그 증상보다는 조금 (신체 간호)액팅하는 시간이 많았어요.(참여자 10)
2) 질적인 정신간호 수행이 제한됨
참여자들은 폐쇄된 병동 안에서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고, 더욱이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환자를 간호해야 하는 상황에서 면담을 원하거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환자의 요구를 충분히 들어줄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환자의 정신상태를 관찰하고 중재하는 정신간호 수행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호소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정신과적 문제행동으로 격리나 강박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감염 의심 환자가 안정실을 사용할 때는 단독병실이 없어서 중재를 적절하게 수행할 수 없었고, 상시 착용하는 마스크와 방호복으로 참여자의 표정이나 목소리가 환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환자와의 소통에 방해가 되었다고 하였다. 의심이 많거나 감정이 불안정한 환자는 참여자의 불명확한 목소리를 화난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고, 환자 얼굴이 마스크로 가려져 있어 환청으로 혼잣말하는 행동이나 개인위생 상태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하였다.
정신간호를 제공하는 게 거의 어려웠어요. (중략) 딱 마스크로 (얼굴을) 다 가리니까 이 사람이 어떤 의미에서 말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힘들고 서로 그러면서 조금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그랬어요.(참여자 3)
이분이 양치를 하셨나 안 하셨나 이런 것도 디디(구별)가 안 되고 두 번째로는 이분이 셀프 토킹을 하는지 안 하는지 그것도 잘 못 봐요. 마스크를 끼니까 정말 모르겠어요. (중략) 언어 같은 게 뭉개져서 들리니까 의사소통도 조금 떨어지고.(참여자 6)
2. 정신질환 특성으로 가중된 간호 부담
참여자들은 폐쇄병동 환자들의 정신증적 증상이나 특성으로 인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감염관리를 수행하거나 감염증상을 사정 또는 신체간호를 제공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하였으며, 강화된 격리조치로 보호자의 요구와 응대 업무가 많아지면서 간호 부담이 가중되었다고 하였다.
1) 정신증적 증상으로 인한 감염관리의 어려움
참여자들은 폐쇄병동 환자들의 정신증적 증상으로 감염관리 부담이 가중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환자 대부분이 감염예방 수칙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잊어버리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을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지키도록 관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하였다. 망상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외출이나 면회 금지와 같은 제한 조치를 자신의 망상과 연관을 지어 감염관리를 위한 환자의 협조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다. 일부 환자는 마스크의 철심이나 끈을 이용해서 자해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서 마스크의 철심을 일일이 제거하거나 환자가 사용한 마스크의 개수도 확인하고 관리해야 하는 등 일반 병원에서는 불필요한 추가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담을 호소하였다.
개인위생 강조하거나 마스크 착용 격려하거나 손씻기 이런 거 잘 하셔야 된다고 늘상 설명 드려도 저희 말 안 듣거든요.(참여자 4)
(예방수칙) 잘 안 지키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 가지고 그거 설명하는 것도 반복해야 해요. 그리고 마스크 철심 같은 거. 자해를 하고 이래가지고.(참여자 2)
환자들은 잘 이해를 이걸 정확히 못 하잖아요. (중략) 오히려 ‘우리를 왜 가둬 두냐? 너희들도 국정원 한 패냐’ 막 이러고.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있어요.(참여자 7)
2) 감염증상의 사정과 신체 간호의 어려움
참여자들은 자신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먼저 표현하거나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정신과 환자의 특성 때문에 감염으로 인한 신체 증상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고 하였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초기에 신속하게 증상을 파악해서 담당의나 간호 부서에 보고하고 격리나 수액 요법 등의 적절한 처치를 수행해야 하는데 간호 사정 시마다 달라지는 환자의 증상 호소가 답답하였고, 불안정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환자가 감염 의심으로 격리되어 있어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한 채로 정신과적 응급 처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웠다고 호소하였다.
(환자에게) 물어봐도 아픈 데가 계속 바뀌어요. 여기가 아프다고 했다가 여기 아프다고 했다가 진짜 그게 또 문제에요. 그래서 좀 뭔가 간호 사정이 어려워요.(참여자 8)
만약에 환자 분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보호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들어가서 주사를 놓거나 그렇게 간호를 했을 때 어려운 점이 있어요.(참여자 3)
제일 힘들었던 거는 그래도 먼저 와서 먼저 증상을 표현하거나 이러면 저희가 좀 더 수월한 면이 있거든요. 근데 표현이 안 되니까 이게 저희가 더 알아차려야 되고 이런 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7).
3) 격리조치로 가중된 보호자 요구와 응대 부담
참여자들은 감염예방 조치로 면회, 외출, 외박이 전면 금지되면서 환자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보호자들의 전화와 요구에 응대하는 일이 업무에 부담이 되었다고 호소하였다. 참여자들은 외부와 차단된 폐쇄병동에 있는 환자가 감염된 이유는 감염된 직원 때문이라며 관리 소홀을 탓하는 보호자들의 비난을 받았던 경험을 표현하였다. 또한 코호트 격리 기간에는 보호자들에게 환자의 감염 여부와 조치 등을 문자와 전화로 설명하는 행정업무가 가중되어 마치 콜센터 직원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 환자의 정신증적 상태와 감염을 걱정하는 보호자에게 상세한 설명과 상담을 하는 일이 힘에 부쳤다고 하였다.
컨디션 안 좋은 환자들이 (계시면) 보호자들이 연락이 너무 많이 와요. (중략) 직원도 없는데 전화가 많이 와 가지고 ‘어떠냐 저쩌냐’ 다 물어보고, 궁금하신 분들은 계속 전화와요.(참여자 1)
보호자한테 설명할 게 너무 많아요(입원 절차, 코로나 19 검사 비용). 입원하면 코로나 때문에 격리를 하고 결과 나와서 확인한다고 설명하고 그런 것들도 힘들고.(참여자 5)
이게 ‘어떻게 된 거냐. 병원에만 있었는데 왜 코로나에 걸렸냐’ 이러면서. 그런 거 응대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참여자 10)
3. 인력 부족과 감염에 취약한 폐쇄병동에서의 고군분투
참여자들은 인력과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중한 업무로 지쳐갔고 감염관리에 취약한 폐쇄병동 내에서 감염예방을 위해 애쓰는 가운데 폐쇄병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감염관리 지침으로 인해 혼란스러웠다고 하였다. 이와 더불어 참여자들은 엄격한 거리두기로 일상활동이 제한되면서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소진되었다고 토로하였다.
1) 인력과 지원 부족에 따른 과중한 업무로 지침
참여자들은 병동 직원이 감염되어 격리에 들어가면 근무표가 수시로 변경되었고, 계속되는 초과 근무와 휴일 없이 근무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쌓여갔다고 호소하였다. 정신과라는 특수성으로 외부 인력지원도 원활하지 못했고, 감염된 직원이 급격히 늘어나서 결국 몇 주 동안은 정해진 근무 시간을 훨씬 더 초과해서 근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종일 무겁고 답답한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일하고 녹초가 된 상태로 퇴근해서 겨우 잠만 자고 다시 출근하는 날들이 지속되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고 표현하였다.
직원이 코로나에 걸려 가지고 격리를 해야 되는 상황에서는 인력을 주질 않으니까 그냥 저희들끼리 돌아가야 되는 그런 것들이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2)
직원이 감염되어 일 처리도 제대로 못하고. 병동에서 최대한 하는 걸로 하니까. 결국에는 2교대를 할 수밖에는 없더라고요. 2교대 하는데 12시간씩 방호복을 입고 근무했어요.(참여자 9)
(코로나19 증상이 심한 환자) 상태가 안 좋으면 트랜스퍼를 보내던가 아니면 좀 더 인력을 주시던가 해야 되는데 그게 아니고. 코로나 걸린 직원도 제외를 하니까 남아 있는 인력으로만 계속 돌아가다 보니까.(중략) 출근하기조차도 싫고 그냥 집에 가면 너무 소진이 되니까 가만히 누워만 있는 거예요.(참여자 10)
2) 감염관리에 취약한 폐쇄병동에서 애씀
참여자들이 근무하는 병동은 대부분이 다인실인 밀집 시설로 감염 환자를 위한 별도의 격리 병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였다. 안전 문제로 병실 안에 화장실, 세면시설, 샤워실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정신과 폐쇄병동의 환경은 감염 전파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지만, 참여자들은 안정실을 격리 병실로 사용하도록 준비하고 밀접 접촉 환자를 구분해서 급하게 병실을 재배치하고 다른 병동으로 이동시키는 등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환자별로 화장실과 샤워실 사용 순서와 동선을 정해서 소독 후에 감염 환자가 사용하도록 하는 등 감염예방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하였다.
저희가 일단은 다인실은 안 되니까 2인실을 격리 병실로 만들어 가지고 사용을 하게 하고 샤워실은 어쩔 수 없이 다른 환자들 다 사용하고 난 후에 쓰도록 하고.(참여자 2)
코로나19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격리 병실부터 조정을 해야 되는데, 기본이 저희는 안정실을 제외하고는 다인실이기 때문에 그 준비하는 과정이 어려웠어요.(참여자 3)
(코로나) 안 걸리신 분들을 분리해야 되잖아요. 병실을 다 옮기고 이러느라 좀 힘들었죠. (중략) 코호트 중이니까 외부 인력이 들어올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제 있는 직원들이 소독을 해 가지고 일일이 다 닦고 해서.(참여자 10)
3) 엄격한 거리두기로 누적된 스트레스와 소진
참여자들은 감염에 취약한 정신과 폐쇄병동 환경의 특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초기부터 일반인보다 더 철저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켰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환자와의 관계나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했던 개인 모임이나 외식, 여행, 취미생활 등이 철저하게 차단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심리적 소진으로 이어졌다고 호소하였고, 이렇게 해결되지 못한 스트레스가 환자를 간호할 때 영향을 미쳤다고 하였다.
다른 데에서 감염이 될까봐 외부 활동을 정말 안 했거든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까 여행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뭔가 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을 못 하니까 저희도 이제 같이 번아웃이 되는 게 있었거든요.(참여자 3)
다른 데서 친구들을 만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그런 쪽으로 환기가 안 되니까 제가 무드가 좀 침체되어 있어 가지고(환자에게) 좀 밝게 먼저 인사하거나 그러지 않고 조금 더 사무적으로 에너지를 비축하듯이 그렇게 일했던 것 같아요.(참여자 6)
4) 폐쇄병동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침으로 인한 혼란
참여자들은 신종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부족하고 정신간호사로서 처음 겪는 감염병 팬데믹 상황에서 관리부서나 책임자로부터 명확하고 일관된 지침을 전달받지 못해 답답하고 혼란스러웠다고 하였다. 특히 정신과 병동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반 병동에 적용되는 지침이라서 정신과 환자의 격리조치를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더욱 컸고, 감염 초기에는 감염예방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일반 병실에 격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조처해야 하는지 정확한 지침이 없어서 혼란을 겪었다고 하였다.
처음에 당황했었던 게 일단은 정확하게 매뉴얼이 없어가지고, 이제 연락을 하면은 모든 선생님들한테 동일한 답변이 들려야 하는데 전화할 때마다 기다려 달라거나 선생님들마다 의견이 다른 거예요.(참여자 6)
혼란스러웠던 건 이거를 보고는 했는데 (감염관리 부서에서) 명확한 답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그래서 병실 문을 잠가야 되나? 홀에는 또 나오라고 해야 되나 나오지 말라고 해야 되나? 이게 좀 헷갈렸던 것 같아요.(참여자 7)
4. 제한된 여건에서 최선의 정신간호 제공
참여자들은 폐쇄병동의 제한적인 여건 속에서도 환자와의 소통과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환자의 안위를 위해 융통성 있게 돌보면서 최선의 정신간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하였다.
1) 환자와의 소통과 안전을 위한 최선의 노력
참여자들은 감염예방 조치로 환자와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야 했고, 마스크와 보호장구로 인해 환자와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목소리 톤이나 음량을 올리거나 부드럽게 말하면서 환자와 최대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병실의 모든 환자는 아니더라도 자살 사고가 있거나 망상, 환청 등의 증상이 심한 환자는 더 자주 순회하면서 상태를 자세히 살폈다고 하였다.
환자들이 저희의 얼굴 표정이나 이런 거를 생각보다 많이 봤었구나. (중략) 최대한 목소리라도 조금 더 부드럽게 표현을 한다거나 아니면 조금 더 단어로 풀어서 설명을 한다거나 좀 더 그러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참여자 3)
환자분들은 (자신의 증상) 얘기를 못하는 분들이 많아서 저희가 봐야 돼요. 그래서 더 자주 돌아야 했고. (중략) 라운딩도 더 자주 돌아서 저희가 (환자 상태) 파악을 했어요.(참여자 7)
2) 폐쇄병동 환자의 안위를 위해 융통성 있게 돌봄
참여자들은 감염예방을 위해 병동 내 프로그램 운영이나 활동이 제한된 상황이었지만 철저한 소독과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과 같은 예방조치를 하면서 환자들이 최대한 상호작용하거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하였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휴대전화 소지를 제한해야 하는 환자이지만 격리되어 있을 때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융통성 있게 허용하고 휴대전화로 면담을 하는 등 격리조치로 환자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였다고 표현하였다.
음악 치료 시간에는 마스크를 끼고 마이크 커버 구매해서 한 사람씩 다 나눠주고 그거를 씌운 상태에서 노래를 할 수 있게끔 했어요.(참여자 3)
만약에 이제 증상이 있는 경우가 문제인데. 핸드폰 주고 병동으로 전화해서 면담하거나 호출을 누르면 인터폰으로 면담하고, (중략) 폐쇄병동을 사용하는 환자는 저희가 충전해주는 것도 참 문제가 되긴 하는데 어쨌든 휴대전화 줘서 그렇게 사용할 수 있게 했어요.(참여자 11)
5. 감염병 위기를 통한 정신간호사로서의 변화와 성장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신체 간호를 포함한 통합적 간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고 감염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감염병 대응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되면서 정신간호사로서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였다고 하였다.
1) 신체 간호를 포함한 통합적 간호의 중요성 인식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활력징후의 변화나 신체적 증상 관찰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감염예방을 위해 발열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감염 환자의 신체 증상 관리를 우선으로 수행하면서 환자의 정신증적 증상이나 심리적인 간호뿐만 아니라 그 동안 상대적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신체 증상 호소와 간호도 통합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고 하였다.
(정신질환자들은) 표현을 잘 못하잖아요. 내가 좀 내과적으로도 잘 봐야겠다, 공부해야겠다, 이런 생각도 들어요. 이게 너무 (신체 간호) 모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7)
정신간호사로서 이게 그동안은 저희가 정신 쪽에만 조금 집중을 했다면 지금은 진짜 정신 쪽이 아니라 (신체 간호를) 통합적으로 조금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어요.(참여자 10)
2) 감염관리에 대한 인식 증가
참여자들은 일반 병동과는 달리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응급 상황이 흔하지 않은 정신과 병동이지만 감염병의 파급성과 위험에서 안전하지 못하다는 점을 체감하였고, 개인위생 수칙과 감염예방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환자에게도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주기적인 환기 등과 같은 감염예방 수칙을 지키도록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관리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정신과라고 해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구나’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환자가) 마스크 안 썼으면 ‘마스크 이렇게 똑바로 쓰세요.’라고 말하고. 제가 주도적으로 감염관리 측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요.(참여자 4)
이제는 그 이상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환자들 이런 상황에서 대처하니까 그런 감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관심 갖고 해야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이 더 생겼어요.(참여자 11)
3) 감염병 대응에 대한 자신감 향상
참여자들은 정신과 간호사로서 경험할 수 없었던 코호트 격리와 감염 환자 간호를 수행하면서 좌충우돌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집단감염 상황에서 감염병 환자를 간호하는 과정에서 감염관리에 대한 실제적인 지식과 기술을 익히게 되면서 감염병 대응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였다.
격리 환자를 겪거나 뭔가 실제로 코로나 걸린 환자를 간호하면서 이제 익숙해지는 경험을 취득하면서 (중략) 두려움이 많이 일차적으로 없어진 것 같고.(참여자 3)
순간순간 대응하는 능력이 조금 많이 늘었어요. 상황이 발생하면 빨리 판단해서 최대한 실수를 적게 하게 되었고요.(참여자 8)
논 의
본 연구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과 폐쇄병동에 근무하며 정신질환자를 간호한 정신간호사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한 결과 ‘감염관리 뒤로 밀린 본연의 정신간호 업무’, ‘정신질환 특성으로 가중된 간호 부담’, ‘인력 부족과 감염에 취약한 폐쇄병동에서의 고군분투’, ‘제한된 여건에서 최선의 정신간호 제공’, ‘감염병 위기를 통한 정신간호사로서의 변화와 성장’의 5가지 주제와 15가지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관리 뒤로 밀린 본연의 정신간호 업무’를 수행하면서 평소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익숙하지 않은 감염관리 업무에 부담을 경험하였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정신간호사, 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등 대부분의 정신건강 전문가가 업무 과중을 경험하였지만[6], 특히 정신간호사는 다른 정신건강 전문가에 비해 업무 가중을 가장 많이 겪었다[10]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유사하다. 이는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되어 발열 모니터링, 선별검사와 백신 접종 등의 추가적인 감염관리 업무를 주로 정신간호사가 수행했기 때문이었다[10]. 국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일 지역의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 환자의 집단 감염으로 시작되었고, 감염된 정신질환자의 사망률이 국내 일반인구의 사망률보다 높았던 상황으로[2,5] 밀집시설 내 집단 감염 예방조치가 최우선이었다는 점에서 정신간호사의 업무는 집단감염 예방과 관리 업무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감염병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원내 확진자 발생이 급증하면서 일부 정신과 폐쇄병동은 코호트 격리 조치에 들어갔고[4], 본 연구의 참여자들도 대학병원 근무자를 제외한 7명이 코호트 격리 상황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특히 이 기간에는 근무시간 내내 착용하는 보호장구로 인해 체력적 소모까지 겪으면서 업무 부담은 더욱 가중되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정신간호사뿐만 아니라 일반간호사도 주요 스트레스가 보호장구 착용과 관련된 업무의 효율성 저하, 피로감과 체력 고갈, 심리적 부담이라고 보고한 다수의 연구결과[11,15,23]와 공통된 점이다. 정신간호사가 감염 환자 관리 경험이 부족하여 감염관리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업무수행 부담이 가중되었다는 결과[14]를 고려할 때 정신간호사의 감염예방 및 관리에 대한 업무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감염병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시뮬레이션 기반의 실제적인 교육과 훈련을 제공될 필요가 있다.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감염관리를 위한 신체 간호에 주력하고 보호장구 착용과 대면 접촉의 최소화로 인해 환자의 정신증적 증상과 행동 사정 및 중재 제공, 소통과 치료적 관계 형성과 같은 질적인 정신간호 수행이 제한됨을 경험하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간호사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보호장구 착용이 환자와 의사소통이나 관계 형성에 장애가 되었다고 보고한 국외 선행연구[14]의 결과와 유사하다. 선행연구들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환자와 치료적 관계 형성이 어렵고 양질의 정신간호를 수행하지 못할 때 정신간호사는 도덕적 고뇌(moral distress)를 겪는다고 보고되었다[10,24,25]. 이상의 결과는 감염병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간호사가 자신의 고유하고 특수한 역할과 관련되어 경험할 수 있는 갈등과 도덕적 고뇌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로나19와 같이 대면 접촉이 제한되는 감염병 상황에서 활용이 가능한 비대면 간호 시스템 개발과 적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여자들은 일반 신체 질환자와는 다른 정신질환자라는 ‘환자 특성으로 가중된 감염관리 부담’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이 간호하는 폐쇄병동 환자들의 정신증적 증상으로 인해 감염예방과 감염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다. 이는 싱가포르 정신간호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선행연구[14]에서 반복적인 교육에도 감염예방 수칙을 지키지 않는 정신질환자의 특성으로 인해 감염관리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고,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결과와 유사하다. 만성 정신질환자는 감염병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개인 위생관리가 저하되어 있고[2], 특히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한 기능 수준이 낮고 음성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마스크 착용을 잘하지 않기 때문에[26], 일반 환자 보다 감염 관리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마스크의 철심을 이용해서 자해하는 환자에게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수행해야 했는데, 이는 정신간호사가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감염 관리를 할 때 자해나 자살, 공격행동 등과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이 제시되어야 함[15]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은 또한 신체 증상을 자발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정신질환자의 특성으로 인해 감염증상을 사정하고 신체 간호를 제공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정신질환자는 음성증상, 인지 기능과 통증에 대한 민감성이 저하되어 자신의 신체 증상을 인지하기 어렵고, 증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도 저하되어 있는데[27], 이는 감염병의 조기진단을 저해하고 이후 집단감염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5]. 이는 정신과 병동 내 집단감염관리를 위해서는 정신질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감염예방 교육전략이 필요하고 감염증상의 조기 사정에 필요한 예방적 간호수행 지침을 마련하는 등 정신과 특수성을 고려한 감염관리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격리조치로 인해 면회, 외출, 외박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환자 상태에 대한 안내 문자 발송, 보호자 요구와 응대 업무가 증가하면서 참여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임시 폐쇄된 종합병원 간호사가 방문 제한으로 요구가 더 많아진 보호자를 응대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28]와 음압병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불안과 두려움을 간호사에게 투사하는 보호자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선행연구[11]의 결과와 유사하였다. 일반 병원과는 달리 정신과 병동에서는 보호자 면회와 외박 등은 사회복귀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이며, 치료적 중재방법으로 시행된다는 특성이 있다[4,25]. 따라서 본 연구의 정신간호사는 단순히 환자의 상태를 알리거나 간호 외적인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감염예방 조치로 제한된 가족의 치료 참여가 최대한 가능하도록 가족과 치료진, 환자와의 의사소통 통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는 보호자 응대가 정신간호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안내 문자 발송, 전화 응대 등의 업무수행을 위한 행정 인력 확보로 정신간호사의 추가적인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환자와 가족의 불안을 줄여주고 치료진과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는 비대면 간호 전략이 마련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은 ‘인력 부족과 감염에 취약한 폐쇄병동에서 고군분투’하며 감염예방을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고, 과중한 업무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소진을 경험하였다. 정신병원에서의 높은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하여 폐쇄병동의 낙후된 시설과 많은 환자가 밀집되어 치료받는 감염에 취약한 병원 환경[5,6]의 문제점이 제기되어 국내에서도 정신과 병동의 이격 거리 조정, 병상 수 제한과 같은 조치가 시행되었다[7]. 하지만 정신과 병동에서는 환자가 병동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환자의 감염 예방 수칙 준수의 어려움 등으로 집단감염의 위험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2], 감염병 예방과 확산에 대비하는 정신과 병동의 구조와 시설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국내 선행연구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강도 높은 업무와 간호 인력 부족으로 인한 간호사의 소진이 보고되었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원활한 간호 인력 지원을 위한 시스템 정비가 제기되었다[11,12,28]. 다만 정신질환자는 일반 신체 질환자보다 감염관리를 위한 노력과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는 점과 정신증적 증상으로 인한 행동 문제를 동시에 간호해야 하는 정신간호업무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감염병 위기 대응에 필요한 인력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근무하는 참여자들은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기회가 없어 일상의 균형 상실과 소진을 경험하였다. 이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임시 폐쇄된 종합병원 간호사들이 타인이나 간호하는 환자들의 감염을 걱정해서 철저한 자가 격리를 수행하였고, 이로 인한 사회적 고립으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는 선행연구[28]와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간호한 간호사들이 서로의 안전을 위해 일상의 사회적 활동을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고립감과 우울감을 느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16]의 결과와 유사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었지만, 신종감염병에 대한 대응책의 한가지로 감염병 위기 대응 상황에서 정신간호사의 스트레스와 소진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참여자들은 일관성 없고 폐쇄병동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감염병 대응 및 관리지침으로 인해 혼란을 겪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응과 관련해서 음압병실 간호사, 응급실 간호사, 종합병원 간호사 대상으로 수행된 선행연구에서도 일관성 없이 수시로 변경되는 감염병 관리지침으로 업무의 혼란을 겪었다고 보고된 점[11,12,28]과 유사하다. 이는 효율적인 감염병 대응과 업무 부담 감소를 위해서는 정부와 정신의료기관 차원에서 표준화된 감염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고 전달하는 감염병 대비 체계가 구축되어야 함을 시사한다[3.27]. 특히 일반 병원 환경에서의 감염 관리지침들을 정신과 병동에 수정 없이 적용하는 것은 감염병 고위험군인 정신과 환자와 병동의 특성으로 인해 효과적인 감염예방 및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과 병동의 특정 상황과 환자의 요구를 고려한 적용이 가능한 매뉴얼과 지침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27,29].
참여자들은 감염예방을 위한 조치로 환자와 대면 상호작용이 ‘제한되는 여건에서 최선의 정신간호 제공’하기 위해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 허용범위에서 융통성을 발휘하여 돌봄을 제공하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임시폐쇄된 종합병원과 거점 전담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과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신체 간호를 제공하고 격리된 환자에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등의 전인 간호를 제공하였다는 결과[23,28]와 유사한 맥락이다. 정신간호사가 양질의 간호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인식할 때 전문직 정체성 혼돈과 갈등이 초래되고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10,24], 감염병 위기와 같이 대면 접촉이 제한되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정신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정신건강 기반의 비대면 면담 시스템의 개발과 도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감염병 위기를 통한 정신간호사로서의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정신간호사로서 신체 간호를 포함한 통합적 간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감염관리에 대한 인식 증가 및 감염병 대응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되는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였다. 이는 선행연구에서도 간호사들은 감염병 위기를 겪으면서 국가 재난 상황에서 간호 전문직의 책무를 완수했다는 자부심을 경험하였고, 전인 간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결과[16,23,28,30]와 유사하다. 이를 토대로 정신간호사에게 재난 상황 모의훈련, 정신질환자의 신체 간호 요구가 복합적으로 적용된 다양한 사례 중심의 시뮬레이션 기반 실무 교육이 제공된다면 정신간호사의 감염병 대응 능력과 전인 간호 제공에 필요한 간호역량을 효과적으로 증진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정신간호 실무 및 교육, 연구 및 정책 개발 영역에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정신간호사의 신종감염병 위기 대비와 대응 능력 강화, 신체 간호역량 증진을 위한 시뮬레이션 교육 모듈을 개발하고 정기적인 훈련을 통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신질환자의 특성이 반영된 감염예방 교육과 관리를 위한 표준화된 매뉴얼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정신의료기관의 감염관리 활동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대면 접촉이 제한되는 감염병 상황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디지털 기술에 기반을 둔 새로운 유형의 정신간호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와 정신의료기관과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 시설의 정신간호사를 대상으로 감염병 인식, 감염관리 능력 등재난간호 역량에 관한 조사연구를 제언한다. 셋째, 정신질환과 정신간호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한 감염병 위기 대응에 필요한 인력 확보, 감염관리 지침과 매뉴얼 개발, 집단 감염예방과 환자 안전을 위한 정신과 폐쇄병동 시설 설비 지원 등 감염병 위기 대비를 위한 국가 및 기관 차원의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정신과 폐쇄병동에 근무하면서 정신질환자를 간호했던 국내 정신간호사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질적연구의 전이성 측면에서 정신간호사가 근무하는 기관의 특성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경험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를 다른 맥락이나 상황에 적용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결 론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 중인 정신질환자를 간호한 정신간호사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시행되었다. 정신간호사는 평소 익숙하지 않고 준비되지 않았던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일반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와는 다른 어려움과 업무 부담을 경험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에 정신의료기관의 감염관리 활동을 강화하고 정신질환과 정신과 병동 운영의 특수성을 반영한 감염병 대비를 위한 전략 구축과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비대면 상황에서 정신간호사가 경험한 질적인 정신간호의 제한과 환자, 보호자와의 소통 문제 등은 신종감염병과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화상이나 전화 통화, 디지털 매체 활용 등 더 다양한 방식의 정신간호중재 개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신체질환 중의 하나인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정신간호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신규 정신간호사 교육이나 보수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또한 정신간호사가 일선 현장에서 정신간호사로서 확고한 전문직 정체성을 갖고 소진되지 않고 환자 간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인력 지원을 포함한 정신의료 환경 구축을 위한 국가의 행정적, 재정적 뒷받침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Notes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or/and Methodology: Kim, JY & Kim, HK
Data curation or/and Analysis: Kim, JY & Kim, HK
Funding acquisition:Kim, JY & Kim, HK
Investigation: Kim, JY & Kim, HK
Project administration or/and Supervision: Kim, JY & Kim, HK
Resources or/and Software: Kim, JY & Kim, HK
Validation: Kim, JY & Kim, HK
Visualization: Kim, JY & Kim, HK
Writing: original draft or/and review & editing: Kim, JY & Kim, HK